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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Sep 03. 2021

코로나19가 바꾼 풍경, 비대면 시대의 강의

무명 강사노랑잠수함의 살아남기 위한 고민

 5) 비대면 시대의 강의


 코로나 19가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리고 우리는 평소 듣지 못했던 표현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대표적인 표현이 “비대면” 아닐까?

 언택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니 코로나 시대를 대표하는 용어로 선정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19로 온 세상이 멈춘 것 같은 충격을 받은 건 작년, 그러니까 2020년 2월 중순쯤이었다. 멀쩡하게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긴급하게 모든 강의가 중단됐다.

 무척 신기했다.


 50년을 넘게 살면서 단지 전염병을 이유로 사회생활이 중단된다고? 이게 말이 돼?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오래갔다. 두어 달 뒤 조심스레 강의가 시작됐지만 8월 중순에 또다시 기약 없이 강의가 중단됐다.


 해가 바뀌어도 딱히 달라지는 건 없었다. 마치 숨죽이듯 조심스레 강의를 다시 할 수 있었지만 수강 인원은 절반 아래로 뚝 떨어졌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2021년 7월 현재,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훌쩍 넘기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다시 4단계로 격상됐고 다음 주부터 다시 강의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더 오래 계속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사회적 거리 두기가 거침없이 자리를 잡으면서 한자리에 모일 수 없게 된 우리는 역시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많은 강사들이 줌과 같은 화상회의 서비스를 이용해서 강의하고 있고, 사전에 제작한 영상을 올리는 방식으로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나는 아직 화상 강의는 몇 번 해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두어 번 진행을 했었는데, 강의장까지의 이동에 따른 시간 낭비가 없다는 점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내 방, 가장 친숙한 공간에서 강의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다만 내 방의 지저분한 모습을 노출하고 싶지 않아서 커다란 롤 블라인드를 방 천장에 설치하고 그걸 내려서 가리고 진행했다.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나름대로는 꼼꼼하게 준비를 하고 강의를 열심히 진행했지만 끝나고 나니 영 아쉬움이 남았다.


 그 외에 일주일에 한 번씩 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강의도 있었는데, 그건 지난 6월까지 거의 1년 가까이 진행을 했다.


 이 달 들어서며 강의 진행 기준이 완화되고 그렇게 대면방식으로 강의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영상 업로드 강의는 중단을 했다.

 그랬는데 딱 한 번 진행을 한 뒤 2주째 휴강 중이다.


 평소 알고 지내는 강사 중에는 이번 코로나 사태 때문에 결국 강의를 포기한 분이 있다. 무슨 일을 하는지 묻지 않았다.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또 다른 강사 한 분은 SNS에 우울감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셨다. 당시 글 내용이 꽤 심각해서 공감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 뒤로 다시 강의가 열리면서 좀 나아진 것 같았는데 요즘은 어떠실지 궁금하고 걱정도 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지방 강의를 위해 차를 몰고 가면서 “강사료는 길에서 다 태우네.”라고 농담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그 시절이 무척 그립다. ‘일상’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소중하리라고 어느 누가 알았겠는가?


 코로나 19를 깔끔하게 무찌르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최선은 적절한 치료제와 예방약이 나오고 바이러스의 독성이 약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마치 감기와 같은 그런 존재가 되어 함께 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한다는 말이고, 그 방법을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강의를 하며 먹고사는 직업을 가진 강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강의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일단 지금까지 가장 많이 보는 방식은 화상 강의 형식이다.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한 공교육 현장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니 가장 빨리 자리를 잡을 것 같다.


 앞서 언급했듯 나 역시 몇 번 경험해보지 않아서 많이 어색하고 서툴다. 하지만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면 빨리 배우고 익혀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야 할 테다.


 또한 유튜브 등의 동영상 사이트에 강의 영상을 업로드하는 방식도 있겠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적절하지 않은 분야에서 발생한다.


 직접 보고 만지거나 맛을 보는 등의 과정이 필요한 실습 강의가 그럴 것이다. 요리를 가르친다면 이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제과제빵과 같은 분야도 그렇고, 세밀한 손기술이 필요한 분야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분야를 위해서라도 통신 기술은 물론이고 가상현실, 증강현실과 같은 분야도 훨씬 더 정교하게 발전하고 대중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지만 어쨌든 지금으로써는 딱히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일단 지금 우리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의 강의라도 열심히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강의 중에는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강의 주제가 있다.


 강사가 말로 풀어낼 수 있는 분야라면 앞서 말한 화상 강의, 영상 업로드 방식으로도 큰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동영상 업로드 방식이라면 영상 제작을 위한 장비,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고 해당 기술도 필요하고 제작에 시간도 많이 들겠지만 완성도 높은 강의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유료로 판매되는 영상 강의 콘텐츠가 많다.


 최근 내가 진지하게 강의 개설을 준비했던 사이트의 경우, 확실히 코로나 19 이후 수강생이 많이 몰리고 강의 콘텐츠 역시 무척 다양해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사이트의 강의 콘텐츠에는 컴퓨터 활용, 쇼핑몰 운영과 같은 분야부터 그림 그리기나 악기 연주를 가르치는 클래스가 개설되어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강의를 이런 형식으로 운영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지 알아봐야 한다.


 만일 이런 방식으로는 도저히 지금까지 하던 강의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한다면? 강의 내용을 수정하고 변형해서라도 활용하도록 하거나, 가장 적절한 강의 아이템을 발굴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우리는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고도 문제없이 굴러가는 사회에서 그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야 할 테니 말이다.

https://youtu.be/-maNXU2P9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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