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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Sep 22. 2021

강사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명 강사노랑잠수함의 강사 생존 전략

3. 강사로 살아남기

 강사를 직업으로 선택했다는 건 앞으로의 삶을 지탱하는 데에 필요한 수입을 강의에 의존한다는 말이다.

 다른 직업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강사라는 직업은 정말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


 앞서도 언급을 했고 앞으로도 수업이 같은 말을 하겠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이 강의 아이템이 언제까지나 나를 먹고살게 해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금 당장은 수강생이 많이 모여서 바쁘게 시간을 쪼개서 강의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게 내일도 같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특정 교육기관에 몸담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교육 기관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즉 강의만 잘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게 절대 아니라는 이야기다.


 내가 할 수 있는 강의 주제를 지속적으로 찾아야 하고 그렇게 발견한 아이템을 강의안으로 발전시켜야 하며 적절하게 강의 내용을 정리하고 실제 강의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어려운데 이렇게 만든 강좌를 올릴 수 있는 무대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수입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서 강의를 개설했다고 해도 문제가 남아 있다.

 수강생을 모으는 일이 그것이다.


 적절한 교육기관과 연결이 될 경우, 강좌 홍보 및 수강생 모집을 해주고 강의실도 배정을 해주어서 강사는 약속된 시간에 맞춰 강의만 전담하면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게 생각처럼 되지 않았을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힘들게 만든 강좌를 포기하고 또 다른 강좌를 개발할 것인가? 역시 그 과정에서 비용은 발생하겠지만 수입은 없는데?


 흔히 사회생활을 정글에 비교한다.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일 텐데, 적어도 강사 생활은 정글과 충분히 비교할 수 있다.


 혼자 활동하는 강사는 현장에서 다른 강사를 만날 일이 거의 없다. 강의실을 오가며 잠깐 스쳐 가는 수준이니 서로 이름은 고사하고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내 경우에는 서울의 교육 기관 두 군데에서 몇 년째 강의하고 있는데 다른 강좌를 담당하는 강사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거의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곳에 몇 명의 강사가 있는지도 모르고 심지어 내가 강의하는 강의실 바로 옆 방에서 어떤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만일 비슷한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라면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알게 모르게 내 강의를 위협하는 경쟁자가 되기 십상이다.


 강의하는 동안 수강생들과 쌓은 친분은 종강한 뒤 며칠만 지나면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을 딱 그 정도의 친분일 뿐이다.


 간단히 말해서 강사라는 직업은 외롭다. 동료도 없고 상사나 아래 직원도 없다.


 프리랜서로 강의를 한다는 건 이 모든 걸 스스로 감내한다는 이야기다. 활발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유시간에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모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도 있겠지만, 그다지 활달한 성격이 아닌 나는 강의 외에는 대부분 집에서 보낸다.


 취미 삼아 붓글씨도 쓰고 전각도 하고 책도 읽는다.

 몇 년 전부터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틈틈이 영상도 찍고 편집해서 올린다.


 강사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심지어 내가 강의를 잘하는 건지 다른 강사와 비교할 방법도 없다.


 모든 걸 이겨낼 각오로 전업 강사가 되겠다고 뛰어든 이상, 잘 버티고 이겨내기 바란다.


 어차피 이 바닥은 다 그렇다.

https://youtu.be/asBbh4Caw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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