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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수 Oct 10. 2017

덴마크의 수호신, 홀거 단스케

신화를 찾아가는 인문학 여행 / 덴마크  5


1.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의 무대가 된 곳, 크론보르 성. 이 성의 망루에서 햄릿은 부왕의 유령을 만난다. 그리고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한다. 크론보르 성은 볼수록 햄릿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만큼 햄릿과의 연계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햄릿을 통해 이 성을 바라보게 되면 크론보르 성의 진면목을 놓치기 쉽다. 크론보르 성에 오면 햄릿은 잊어라!     


덴마크 코펜하겐 북쪽에 위치한 크론보르 성, 이 성은 1420년에 세워졌는데 1429년부터 본격적으로 크론보르 성 앞의 외레순(Øresund)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게 통행세를 징수하기 시작한다. 더구나 이 성에서 4Km 떨어진 외레순 해협 건너편에는 스웨덴의 헬싱보리(Helsingør)가 자리하고 있어 스웨덴과의 심리적 경쟁이 치열했다.     


지나가는 배들이 통과세를 제대로 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크론보르 성은 최첨단 무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수세기 동안 가장 강력한 적은 스웨덴이었다. 따라서 덴마크는 강력한 요새를 필요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덴마크의 프레데릭 2세 왕은 크론보르 성(Kronborg)으로 아예 거주지를 옮기기까지 한다. 그의 이런 태도는 크론보르 성이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레데릭(Frederick) 2세는 덴마크를 르네상스 문화를 전파하는 전달자 같은 역할을 충실히 한 군주이다. 프레데릭 2세 스스로 사냥을 즐기고 궁중에서 연회를 즐기고 포도주를 애용하며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장려하던 인물이었다. 인간으로서 프레드릭 왕은 종종 뜨거운 가슴을 지닌 용감하고 야심적인 인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프레데릭 2세가 집권한 후 국가의 재정상태가 호전되자 1574년부터 1585년 까지 엘시노레(Elsinore: Helsingør 의 영어식 단어)에 있는 크론보르(Kronborg) 성을 재건한다.


크론보르(Kronborg) 성



2.     


어느 날 할아버지는  그의 손자에게 덴마크의 역사, 특히 전설적인 바이킹에 관한 이야기와 덴마크의 지난했던 역사와 험난하고 밝은 미래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었다.

     

겨울에도 이곳에는 배들이 항해를 한다. 하지만 한겨울 협곡 전체는 스웨덴 해안까지 얼음으로 덮이기도 한다. 이 협곡이 있는 외레순 해협은 스웨덴과 덴마크가 불과 4Km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해안가 초소에 걸려있는 두 나라의 깃발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도 자세히 볼 수가 있을 정도이다.      


덴마크와 스웨덴 사이에 위치한 외레순 해협을 가로질러 배들이 매일 항해를 하고 있는데 덴마크 쪽 해안초소에는 크론보르(Kronborg)라는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성이 있다. 이 성의 지하에는 덴마크를 지켜주는 아주 용맹스러운 홀거 단스케라는 전설적인 바이킹 영웅이 잠자고 있다.     


홀거 단스케는 실제 지난날 노르망디를 지배하던 바이킹 수장이었는데 덴마크와 영국과의 전쟁이 벌어지자 덴마크로 돌아와 전투를 승리로 이끈 덴마크의 영웅이다. 그는 철로 만든 갑옷을 입고 머리를 조금 숙인 채 강인해 보이는 두 팔뚝을 모으고 고요히 앉아 있다. 그의 수염은 대리석 테이블 위에 닿을 정도로 길게 늘어져 있으며, 그의 곁에는 오랫동안 그를 지켜준 멋진 방패가 함께 놓여 있다.      


그는 분명 잠들어 있지만 꿈을 꾸는 듯한 모습이 아주 평화로워 보인다. 그러나 꿈속에서 그는 덴마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보고 있다. 심지어 크리스마스이브에 천사가 와서 그가 꿈에서 본 것들이 모두 사실이며 덴마크가 아직 위험에 처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화롭게 계속해서 잠을 자도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언제든 위험이 발생하면 홀거 단스케(Holger Danske)는 두 눈을 부릅뜨고 몸을 일으켜 세우고 테이블 아래로 늘어진 수염을 휘날리며 자리를 박차고 분연히 일어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다음 홀거 단스케는 온 힘을 다해 위협을 가한 나라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고 덴마크를 구할 것이다.     


* 1907년 헬싱괴르(Helsingør)에 있는 호텔 마리엥리스트(Hotel Marienlyst) 앞에 처음으로 홀거 단스케(Holger Danske) 청동상을 설치한다. 이 동상은 2013년 스케른(Skjern)으로 옮겨 간다.



할아버지는 홀거 단스케에 관한 이야기를 그의 어린 손자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크론보르 성에서 정말 홀거 단스케가 잠자고 있다고 말해 주었다.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마치자 홀거 단스케를 상징하는 나무로 조각품을 배의 용머리에 고정시켰다. 할아버지는 그동안 배의 용머리를 조각하는 일을 해왔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지금 홀거 단스케를 조각해 수호천사처럼 그의 선박 용머리에 붙여 세운 것이다.

     

할아버지가 만든 조각품은 홀거 단스케가 턱수염을 늘어뜨리고 한 손으로는 넓은 전투용 도끼를 들고 다른 한 손은 방패를 들고 다른 덴마크 병사들과 서로 기대고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할아버지는 어린 손자에게 자신이 옛날에 위험에 처했을 때 자신을 구해준 덴마크 사람들의 용맹스러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마치 홀거 단스케도 그런 일을 알고 있고 그도 분명 그렇게 '우리 덴마크'를 위기에서 구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다가 어린 손자는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조용하다. 그런데도, 할아버지는 여전히 홀거 단스케에 대해 연신 흥을 돋우며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마치 할아버지 자신의 턱수염이 탁자 아래로 길게 느러져 있는듯한 착각에 빠진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아이가 잠든 후에도 계속해서 나무를 깎는 작업을 하면서 지난날 덴마크를 지켜낸 홀거 단스케의 장렬했던 모습을 떠올리는 듯했다.

(이하 생략)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어린 손자에게 할아버지는 계속해서 덴마크의 초기 역사, 특히 덴마크 건국의 시조왕에 관한 이야기와 바이킹 전사들의 이야기, 그리고 덴마크의 운명적인 발전 과정 등을 지난 역사를 통해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을 통해 덴마크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이야기는 어쩌면 아이들에게만 들려주는 동화라기보다 어른들이 읽어야 할 어른을 위한 역사이야기라고 이해하는 게 나을 듯싶다. 어찌 되었건 덴마크의 건국과 역사발전과정을 어린아이가 이해하기 쉽도록 들려주고 있기에 안데르센이 말한 대로 "어린아이만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읽을수록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 이 글은 안데르센이 1845년도에 쓴 ‘홀거 단스케’(Holger Danske)라는 동화의 일부이다. 이 동화를 쓴 다음 해 안데르센은 덴마크 정부가 주는 ‘단네브로’ 훈장을 받는다. ‘덴마크의 힘’이란 뜻을 지닌 단네브로 훈장은 덴마크 최고의 훈장이다.


* 크론보르 성의 여러 모습들




3.     


홀거 단스케(Holger Danske), 또는 오지에르(Ogier)라고 부르는 그는 덴마크 바이킹 시대의 전설적 영웅이다. 9세기 초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가 공격해 왔을 때 용감히 싸워 이름을 날리는데 이후 덴마크에서 기사도의 상징이 된다.     


홀거 단스케(Holger Danske)의 역사는 실제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을 알기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관한 대부분의 정보는 전설과 신화에 근거할 뿐이다. 잠자는 영웅 홀거 단스케에 관한 것은 샤를마뉴(Charlemagne) 통치 기간 동안 전개된 론세부(Roncevaux) 전투를 기반으로 한 서사시 샹송 드 롤랜드(Chanson de Roland: 롤랜드의 노래)에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은 프랑스 문학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12세기에서 14세기에 이르는 사이에 거대하고 지속적인 인기를 보인 다양한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다.     


프랑스와 스칸디나비아 신화에 따르면, 홀거 단스케(Holger Danske)는 고프리(Geoffrey)의 아들로서 8세기에 덴마크의 첫 번째 기독교도 왕이 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위대한 전사가 되도록 훈련받는다. 그는 매우 키가 컸는데 약 213센티미터에 이르렀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요정 모르가나(Morgana)가 그에게 준 마법의 검을 들고 있다고도 했다. 그가 지닌 마법의 칼은 그를 무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엄청난 무기이다. 무슬림이 덴마크의 영토를 침범했을 때, 홀거 단스케는 프랭크의 왕자 샤를 마르텔(Charles Martel (688–22. Oct. 741)과 힘을 합쳐 승리를 이끈다.     

 

샤를 마르텔과 함께 그는 이미 서기 732년 푸아티에(Poitiers)에서 이슬람교도들과 싸우기도 했다. 한때 홀거 단스케는 샤를마뉴(Charlemagne)의 인질이 되기도 했는데 그는 당시 샤를마뉴(Charlemagne)의 가신이 되어 엄청난 명성을 얻는다.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의 동화 '홀거 단스케'는 덴마크 사람들에게 '홀거 단스케'는 단순히 전설 속 인물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덴마크의 수호천사라는 점을 강하게 부각하고 있다. “홀거가 결코 죽지 않았다”는 그의 말은 비록 동화 속 한 구절로 삽입 되어 있지만 여전히 많은 호응을 얻고 있고 또 다른 영감을 주고 있다.


더구나 홀거 단스케가 미래에 덴마크가 위기에 처할 경우 덴마크를 구원하기 위해 크론보르 성(Kronborg Castle) 지하에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을 하기까지 한다. 강철로 만든 전신 갑옷을 입고 잠자고 있는 영웅 홀거 단스케, 그는 의자에 앉아 머리를 팔에 기댄 채 덴마크의 꿈과 미래를 주시하고 있다고 했으니 덴마크인들의 수호천사로 이보다 훌륭하고 멋진 기사가 또 어디에 있을까?


홀거 단스케, 헬싱괴르에서 덴마크 서쪽끝 마을 스케른(Skjern)으로 옮겨온 덴마크의 상징

크론보르 성 지하 통로를 지나다 보면 만나는 홀거 단스케 동상

크론보르성 지하에서 꿈꾸듯 잠자고 있는 홀거 단스케

    



4.     


스케른(Skjern)의 기업가들과 주민들은 2013년 홀거 단스케 동상을 그들이 사는 마을에 세울 것을 결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더구나 새로운 홀거 단스케 동상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호텔 마리엥리스트(Hotel Marienlyst) 앞에 설치한 청동상을 사 오는 계획이기에 쉬운 일이 아니다.      


드디어 2013년 4월 마리엥리스트 호텔 앞에 있던 홀거 단스케 동상을 스케른(Skjern)의 사업가가 320만 크로네에 구입한다. 그리고 이 조각상을 스케른 도시 광장으로 옮겨와 설치하고 스케른의 수호신으로서, 그리고 덴마크의 수호신으로서 홀거 단스케를 모시기 시작한다. 홀거 단스케의 진짜 안식처를 마련해준 셈이다.(* SØG PÅ PHOTOSTORY.DK)     


홀거 단스케 동상은 원래 1907년 헬싱괴르(Helsingør)에 있는 호텔 마리엥리스트(Hotel Marienlyst)에서 처음으로 홀거 단스케(Holger Danske) 청동상을 주문 제작했다. 당시 한스 페데르센 단(Hans Pedersen-Dan)이라는 조각가가 청동상을 제작했는데, 그는 홀거 단스케를 제작하기 위해 석고로 기본 주물을 만들어 청동상 제작을 했다. 청동상 제작이 끝나자 이 석고상은 그 후 크론보르 성 지하실로 옮겨 설치한다. 그러나 1985년 석고상이 습기가 심해 파손되자 원래의 석고상은 버리고 콘크리트로 다시 제작해 대체한다.     


수세기 동안 홀거 단스케는 덴마크 사람들에게 중요한 국가적 상징으로 역할을 해왔다. 홀거 단스케 신화는, 국가가 외부의 적들로부터 위협을 받을 때 그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안데르센의 동화 속에서)을 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원래 덴마크어로 된 작품이 아니라 프랑스 중세 문학 작품 The Song of Roland‘에서 유래했는데, 'Ogier le Danois'라는 이름으로 홀거 단스케(Holger Danske)가 샤를(Charles)의 위대한 전사 중 한 명으로 묘사되어 있다.(* 샤를 대왕(Charles the Great)은 프랑크 왕국을 768년부터 814년까지 통치한 인물이다.)

      

홀거 단스케에 관한 전설적 인물로 묘사한 작품은 처음 스칸디나비아에서 1510년경에 등장하는데 그후 1534년 이 이야기는 덴마크어로 쓰여져 'Kong Olger Danskes Krønike'로 명명된다. 저자 크리스티에른 페더슨(Christiern Pedersen)은 당시 헬싱괴르(Helsingør)에 살았는데 어쩌면 그런 이유로 홀거 단스케가 그때부터 크론보르(Kronborg) 성과 관련을 갖게 된 것인지도 모른겠다는 생각이 든다.     


* Helsingør에서 10여분 거리에 Skævinge라는 마을에 있는 교회에 홀거 단스케 벽화가 그려져 있다.



아무튼, 영웅적 인물에 대한 신화는 예술분야에서, 특히 문학과 음악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예를 들어 시인 잉게만(B. S. Ingemann)은 홀거 단스케에 대한 시를 1837년 발표한다. 또한 안데르센(Andersen) 역시 1845년 ‘Holger Danske'라는 제목의 동화를 쓴다. 이런 유형의 작품들은 서서히 사실처럼 신화보다 전설에 가까운 이야기로 구전되기 시작하면서 민담처럼 역사성을 지니게 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유럽 전역에서 홀거 단스케와 유사한 영웅들 동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적을 상대로 자신들의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제작한 것들이다. 폴란드에서는 타트라산(Tatra Mountains)에 그들의 수호신 'The White Prince'라는 이름의 영웅을 설치해 놓았다. 또한 독일에도 프레데릭 바바로사('Fredewrik Barbarossa)가 하르첸(Harzen) 남쪽 키프호이저 산(Kyffhäuser Mountains)에서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유형들을 볼 때 신화는 역시 소설이나 시, 또는 동화에서 자주 주요한 주제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이러한 현상들은 특히 유럽 문학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홀거 단스케의 이야기는 분명 덴마크인들에게 시대를 초월해 국가적 자부심을 지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각인시키는 계기를 제공한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덴마크를 점령하고 있던 기간 동안 덴마크 저항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그룹 중 하나가 바로 ‘홀거 단스케’(Holger Danske/ 이 단체는 레지스탕스 그룹이었다.)였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고 하겠다.     


여하튼, 이제 또다시 홀거 단스케가 덴마크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스케른(Skjern)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참고 자료


- Wikipedia / Holger Danske

- Wikipedia / Kronborg Castle

- “Legend Of Sleeping Hero Holger Danske: Viking Warrior Who Never Died” in www.ancientpages.com

- SØG PÅ PHOTOSTORY.DK          


크론보르성 망루에서 내려다 본 헬싱괴르 마을 전경

* 외레순 해협을 지키고 있는 크론보르 성의 대포들

크론보르성 망루에서 외레순 해협 건너편에 있는 스웨덴의 헬싱보리 도시가 아주 잘 보인다.


 



○ “To be, or not to be. That is a question!"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아버지가 죽자 그의 숙부가 자기 어머니와 결혼을 하고 왕이 되는데, 어느 날 아버지의 유령이 나타나 아버지가 독살되었음을 알려주자 햄릿이 복수를 하게 된다.     


아버지를 독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 숙부에게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 구조는 이미 중세부터 존재하던 이야기이다. 12세기 덴마크의 역사학자 삭소 그라마티쿠스(Saxo Grammaticus)는 이 중세 구전설화를 ‘덴마크 왕자 암렛’(Amleth, Prince of Denmark)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저서 ‘덴마크의 역사(Historiae Danicae)’에 포함시킨다.      


삭소 그라마티쿠스의 ‘암렛 왕자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그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다만 암렛 왕자 이야기는 결말로 암렛의 성공을 다루었고, 햄릿 왕자 이야기는 마지막에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더구나 삭소의 암렛 왕자 이야기를 ‘햄릿’에 나오는 인물들 이름으로 바꿔 읽으면 그대로 ‘햄릿’ 이야기가 된다.(* 뿐만 아니라 암렛(Amleth) 철자의 맨 뒤 H를 맨 앞으로 가져오면 햄릿(Hamlet)이 된다.)     


이런 (표절)비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햄릿의 이야기가 비극적 삶에 대한 대표적 작품으로 치부되는 것은 분명 셰익스피어의 힘이자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뿐만 아니라 괴테도 그랬고 안데르센도 그랬고 대부분의 유명세를 떨치는 작가들의 특징 중 하나는 그들의 대표작이 대부분 기존의 작품을 각색하거나 신화나 전설을 특유의 화법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 있다. 햄릿 역시 셰익스피어가 현존하던 이야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탄생시켜 멋진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 참고 자료

- Philip Edwards(Ed.). "Shakespeare, Hamlet, Prince of Denmark", Updated Edition. Cambridge : Cambridge Univ. Press, 2003.

- 아트인사이트, [Opinion] “햄릿”은 표절작? 셰익스피어 "햄릿"의 원작은? ( http://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18134)                    


* 외레순 해협을 감시하는 크론보르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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