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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수 Dec 14. 2017

스톡홀름에서 만나는 바이킹

신화를 찾아가는 인문학 여행 / 스웨덴  3



1. 새로 문을 연 바이킹 박물관


2017년 4월 29일 스톡홀름에 새로운 박물관이 또 하나 문을 열었다. 다름 아닌 <바이킹 박물관>이다. 그동안 북유럽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바이킹 역사를 복원하며 관광사업의 핵심으로 다루고 있는 바이킹 흔적들인 만큼 기독교 국가인 스웨덴이라고 바이킹의 흔적들을 지우는 바보짓은 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새로운 박물관의 규모나 시설이 기대한 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10여 분간 궤도 열차를 타고 지나가며 바이킹에 관한 영상을 보고 설치된 모형물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인데, 단순히 바이킹을 주제로 한 바이킹 놀이공원 정도로 밖에 다가오지 않는다.


아무튼 관심 있는 사람들은 스톡홀름의 박물관들이 몰려있는 유르가르덴 섬을 가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르가르덴 섬을 들어서면 처음에 보이는 박물관이 ‘바사 박물관’이고 조금만 더 가면 바로 ‘바이킹 박물관’이 나온다. 그리고 근처에는 린드그렌 박물관도 만날 수 있다. 아무튼 분산되어 있는 바이킹 관련 자료들을 이곳에 한데 모아 역사적인 특징을 좀 더 부각하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는다.


○ 참고: 바이킹 박물관 사이트 http://www.vikingaliv.se/ 

이 사이트에 바이킹 관련 자료를 링크해 놓은 페이지가 있다. 거의 전 세계 주요 바이킹 사이트들을 링크해 놓았다. 이 자료들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http://www.vikingaliv.se/en/discover-viking-age/links/


* 새로 문을 연 바이킹 박물관('Vikingalive') 입구와 전시된 바이킹 유물들 

* 궤도 열차를 타고 가다 보게 되는 바이킹들의 지난 모습들

* 왼쪽: '스톡홀름 중세 박물관'에 전시 중인 바이킹 난파선,  오른쪽: 관광객을 위한 바이킹 함선 모형의 유람선




2. 스웨덴 역사박물관의 바이킹 유물들


8세기 말에서 11세기 말까지는 흔히 바이킹 시대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그들이 살았던 농촌 공동체가 생활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바이킹 시대에 이르게 되면 그들 생활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들이 살았던 당시 사회 전체가 바깥세상과 접촉을 하게 되면서 변화를 거듭해 나간다.


특히 외부세계와의 무역거래는 스톡홀름 외곽에서 발견된 바이킹 흔적들처럼 보다 많은 보물 찾기를 하려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변화해 나간다. 소위 ‘바이킹’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북유럽 사람들의 해외원정은 알려진 것처럼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그리고 아메리카까지 진출을 한다. 그뿐 아니라 스웨덴 바이킹들은 러시아, 특히 지금의 키예프로 알려진 곳까지 진출을 한다. 따라서 러시아와 모슬렘 제국 칼리파트(Kaliphate)의 보석상에 관한 정보까지도 접하게 된다.


여하튼 스웨덴 바이킹들의 아지트는 여러 군데에 설치가 된다. 그중에서도 지금의 스톡홀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은 준 도시 공동체인 바이킹 마을 비르카(Birka)와 말라렌(Mälaren) 호수의 브왜르코(Björkö) 섬, 그리고 룬드(Lund) 외곽의 우포크라(Uppåkra)등이 막강한 세력을 발휘한다.


비르카(Birka)의 바이킹 마을은 대략 서기 800년경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바이킹 정착촌 모형물은 스웨덴 TV가 다큐멘터리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정착촌은 대략 40여 채의 가옥이 마련되어 있고 비르카 지역의 중앙로를 지나면 곧장 바다로 나가는 항구로 이어진다. 해안가에는 30여 척의 배가 대기하고 있고 언제든 바다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것 처럼 보인다.


1) 바이킹 정착촌 지도,  2) 바이킹 정착촌 비르카의 모형도

* 스톡홀름 인근의 비르카와 몇몇 바이킹 정착지에서 발굴된 유물들

* 바이킹 시대의 여성용 유물들



한편, 바이킹 시대의 귀족들은 당시 바이킹 시대의 최상층 계급을 구성하고 있었는데 왕(king)과 알(jarls, 또는 earls)이 바로 최상층을 차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박물관에 전시된 공예품들은 대부분 이들 부유한 계급들의 남성과 여성의 무덤에서 발굴된 것들이다. 또한 박물관에 전시된 물품 중 많은 것들이 비르카(Birka), 말라렌(Mälaren) 호수가 있는 브요르코(Björkö) 섬과 그 주변의 묘지에서 발견된 것들이다. 따라서 비르카 발굴품들은 박물관 전시품의 중요한 부분을 구성한다.


귀족은 남성과 여성 모두 금속조각과 유리로 만든 잔, 그리고 크리스털 구슬이나 주석으로 장식한 포도주잔과 주전자, 보석과 동전 같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무역의 결과이거나 때로는 호전적인 전투의 전리품으로 동양과 유럽 여러 나라에서 가져온 것들일 것이다. 따라서 이들 전시품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실크로드를 통해 유럽 인접지역까지 도달한 물품들이 바이킹 네트워크를 통해 북유럽 지역까지 도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앞으로 바이킹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특징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한편, 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전시품들 중에서 한 가지 특별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인간의 운명을 보여주는 진귀한 것이다. 즉 비르카(Birka)의 어린 소녀가 5~6 살 밖에 안되었을 때 죽었는데 그 여자아이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특히 여자아이가 가지고 놀았을 작은 종과 유리구슬 같은 것들을 포함하고 있어 유심히 보면 특별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를 통해 천 년 전 당시 사회의 놀이 도구나 의복 등을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바이킹 시대의 투구와 금붙이들, 2) 녹슨 토르의 망치 장신구들이 목걸이에 걸려있다. 3) 비르카 소녀: 오스카 닐슨(Oscar Nilsson)이 비르카에서 발굴한 소녀의 모습을 재구성한 것.

바이킹 시대의 방패를 비롯한 각종 무기들



또한 전시품 중 인상적인 품목으로 ‘바이킹 전사의 투구’가 있다. 이 투구는 최근에 새로 제작한 것이 아닌 그야말로 바이킹 시대에 바이킹 전사가 실제 사용한 것이다. 녹은 비록 슬었지만 원형 그대로 발견되어 바이킹 투구의 원형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 만큼 귀중한 자료로 대접받고 있다. 


철은 기원전 6세기부터 점점 더 중요한 금속으로 대접을 받게 되었다. 그 이유는 스웨덴뿐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들 역시 철의 쓰임새가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바이킹 시대의 도구들은 물론 각종 무기 제조에 철을 사용해 무기 혁명을 일으킨다. 그래서 스웨덴 북서쪽에 위치한 달라르나(Dalarna) 지방에서 발굴된 바이킹 무덤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그 무덤에서 유럽의 남쪽과 북쪽을 이어주는 철제 무역의 중요한 단서들이 출토되었기 ‘대문이다.


북유럽의 북쪽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모피가 주요 상품이었는데 겨울철에 가죽은 특히 남쪽에서 필요한 물품으로 중요한 수출 상품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바이킹 시대의 유물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바이킹들의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박물관은 한 나라의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스칸디나비아에서 발견된 루네스톤은 주로 스웨덴에서 발견되었는데 스칸디나비아의 루네스톤은 모두 3000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2500여 개의 루네스톤이 스웨덴에서 발견되었다. 특히 스웨덴 남쪽 스톡홀름이 있는 우플란드(Uppland) 지방에서 청동기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비문이 새겨진 루네스톤이 발견되었다. 스웨덴에서 발견된 루네스톤들은 대부분 바이킹 시대, 또는 11 세기가 끝날 무렵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스톡홀름 역사박물관에 전시된 것들은 그중 극히 일부만을 전시하고 있다. 


* 다리 8개가 달린 말을 탄 오딘과 바이킹 술잔을 들고 있는 여인(발키리)이 보인다. 또한 바이킹 함선을 타고 있는 전사들도 보인다. 북유럽 신화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그림 비석들이다. 

1) 우나(Mother Unna)가 그녀의 죽은 아들을 기념하려고 루네스톤 제작을 한 내용이 비문에 적혀 있다.(Uppland에서 출토) 2) 요틀랜드(Gotland)에서 발굴한 루네스톤, 3) 바이킹 전사들이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을 그린 루네스톤과 그림 비석들(* 이런 유형의 돌들은 대개 부유한 사람들이 의뢰해 제작한 것들이다.)  

* 전형적인 북유럽 신화를 그림으로 표현한 비석이다. 그림 속 바이킹 전사들은 마치 가족처럼 지내고,  죽은 후 발키리의 안내로 발할라에 간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 그림 비석과 루네스톤은 스웨덴 남부 요틀랜드 지방에서 많이 발견 된다. 오른쪽 루네스톤은 오딘과 토르, 프레이야의 모습을 담고 있다. 

* 바이킹 시대가 끝나는 시점부터 점차 루네스톤과 그림 비석은 기독교 신을 담기 시작한다. 1) 왼쪽 루네스톤은 11세기 초대 기독교 왕의 전설을 그렸다.  2) 십자가를 들고 서있는 사람이 죽은 후 하늘나라에 들어갔다는 내용을 그린 것이다. 3) 바이킹 시대에 바이킹 술잔에 술을 담아 마시는 사람들을 그린 것이다. 


○ 참고: 스웨덴 역사박물관 사이트 http://historiska.se/home/


스톡홀름 역사박물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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