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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수 Jul 27. 2018

진짜와 가짜


우리 주변에 엄청나게 많은 진짜와 가짜가 있습니다.

흔히 명품이라는 진짜 대신에 짝퉁이라는 가짜가 판을 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짜라는 위인들은 묵묵히 자기 수행을 통해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합니다.

반면, 가짜인 허풍쟁이들은 이기적인 행위만을 합니다.

요즈음 벌어지는 한국사회 정치판이 아주 좋은 예라고 하겠지요.     

이런 진짜와 가짜는 자연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산수국이라는 꽃은 아주 화려한 가짜 꽃을 진짜 꽃과 함께 피우고 있습니다.

수분을 도와주는 곤충들 눈에 잘 띄게 할 목적으로 태생적으로 두 종류의 꽃을 피우고 있는 겁니다.     

산수국의 주변 흰꽃들이 ‘가짜 꽃’입니다.

가운데 올망졸망 모여있는 깨알 같은 꽃들이 ‘진짜 꽃’이지요.

곤충들이 화려한 산수국의 가짜 꽃에 매료되어 모여들면,

결국에는 진짜 꽃에 매달려 수분을 하게 되지요.

산수국의 작전이 성공하는 순간입니다.     


↑왼쪽 흰꽃으로 찾아온 벌, 가짜에 속은 거지요.

←메뚜기와 벌이 곧 가운데 진짜 꽃으로 갔네요.



이렇듯 인간세상과 자연 모두 진짜와 가짜라는 두 가지가 존재합니다.

한데 자연이 인간세상과 다른 점은 악의가 없다는 점일 겁니다.

가짜라는 현상이 곤충이나 식물에게는 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 

결국에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게 된다는 거지요.

그러나 인간세상에서 가짜와 진짜 논쟁은, 

결국 어느 한편에게 피해를 입힐 목적이 이미 은밀하게 정해져 있다는 거지요.

그리하여 진짜와 가짜라는 논쟁이 벌어지게 되면, 

거의 틀림없이 어느 한편은 희생되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가 성립하고 맙니다.     

어쩌면 조만간, 우리 사회에서 논쟁의 초점이 되고 있는 계엄령 관련 문건과 양승태 사법 농단 관련 패악질의 진짜와 가짜 논쟁이 마무리될 듯합니다.

가짜와 진짜 논쟁에서 관전 포인트는 언제나처럼, 

눈에 보이는 대로(가짜) 믿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진짜)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거지요.     

과연 자연으로부터 인간이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산수국의 진짜 꽃과 가짜 꽃처럼 멋진 궁합을 이루며 인간세상에서의 진짜와 가짜가 함께 공존할 수는 없는 걸 테지요?

고혹적인 산수국이 만개한 한여름밤 숲 속의 향연을 즐겨보도록 하자구요.       


* 흰색의 가짜가 가운데 진짜보다 멋져 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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