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종수 May 02. 2024

5월 1일

노동절 아침에...

“글을 쓰면서 노동을 노동이라 하지 않고 만일 근로라는 단어를 쓰면 모든 글의 내용이 글로 끝날 우려가 있다. 노동을 노동이라 하지 않는다면 그건 거시기한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돌이켜보고 노동의 신성함을 되새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노동이란 원래 재화를 창출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적 자원과 그에 따른 인간의 활동을 뜻한다고 정의한다. 그래서 흔히 자본과 토지, 그리고 노동을 생산의 3대 요소라고 한다.  

   

그러나 기업가는 자본을 무기로 노동력을 장악하려 하고 노동자는 적정한 보수를 구하기 위해 투쟁도 불사하는 경향이 있다. 그건 노동이 대개의 경우 보수를 대가로 한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일일지 모른다.  

  

찰리 채플린이 1936년에 만든 영화 모던 타임스(Modern Times)는 코미디 영화이다. 이 영화는 당시 미국의 경제공황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사회부조리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산업화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데 채플린은 이 영화로 인해 후에 공산주의자로 몰려 미국에서 쫓겨나 유럽으로 건너가게 된다.     

그가 영화에서 전달하려 한 메시지는 언제나 일상에서의 노동을 바탕으로 한 사회 부조리였다. 마치 코미디 같은 노동현장의 모습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묘사한다. 결국 채플린 역시 ‘Arbeit macht frei’(노동이 그대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구호에 희생되는 인간상을 그리고 있다.     


Arbeit macht frei.(노동이 그대를 자유케 하리라.) 이 말은 19세기부터 독일에 전해오는 말로 노동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로렌츠 디펜바흐(Lorenz Diefenbach)는 1873년 ‘Arbeit macht frei’라는 소설을 쓴다. 그 후 이 문구는 스위스, 프랑스 등을 포함해 거의 전 유럽에 퍼져나갔으며 특히 1920년대의 바이마르 공화국에 이르러 대중 동원을 위한 선전문구로 사용되기에 이른다.     


그 후 1937년 히틀러가 집권하자 SS친위대는 유태인을 학살하고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한 슬로건으로 또다시 ‘Arbeit macht frei’라는 문구를 내걸게 된다. 수 없이 많은 유태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문구 ‘Arbeit macht frei’ 한데 정말 순수한(?) 노동은 없는가?     


노동은 언제나 대가를 필요로 하는가? 스스로 땀을 흘리는 행위는 노동이 아닌가?

과연 우리의 노동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 작은 글을 쓰는 행위 역시 노동이 아닌가?

노동절이든 근로자의 날이든 모든 ‘노동’은 신성한 일임을 다시금 깨달아야 할 일이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고 가르쳐 왔다. 아니, 실제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그래서 중세부터 가톨릭 단체에서는 기도하는 행위와 일하는 행위(Ora et labora)를 신성시해 왔다. 기도와 일은 언제나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묶음처럼 동일시하고 신성시해 왔다는 말이다. 

(* 관련된 내용은 https://brunch.co.kr/@nplusu/212 참조할 것.)     


신명 나는 춤을 함께 출 수 있는 그날까지...

노동절 아침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