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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수 Jan 17. 2017

크뢸러 뮐러 박물관의 후기인상파 작품들

신화를 찾아가는 인문학 여행 / 네덜란드  13


1.


크뢸러 뮐러 박물관에는 여러 화풍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를 통해 헬레네 크뢸러 뮐러가 초기에 미술품 수집을 하면서 어떤 생각과 고민을 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 중에는 반 고흐와 네덜란드 초창기 플랑드르 화가들의 작품들을 제외하고 유럽 현대 화가들의 작품들도 적지 않게 전시되어 있다.

 

헬레네가 그림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고려했던 것은 우선적으로 네덜란드 화가들, 예를 들면 몬드리안이나 바르트 반 데어 렉크 같은 화가들을 집중 후원하려 했던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 외에도 비슷한 시기 파리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젊고 유능한 화가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이들의 작품도 적지 않게 구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결과물이 바로 크뢸러 뮐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이기에 그것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그녀의 구입 기준과 의중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작품 선정 기준은 첫째, 네덜란드 화가들의 작품을 가능한 모두 수집하기를 원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으로 신진 작가들 중 유망하고 개성 있는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었다. 그 예로 점묘화 작가들의 작품들이 해당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그 외에도 큐비즘을 추구하는 작가들, 예를 들면 피카소나 브라크, 그리스 같은 화가들도 해당되었던 듯하다.


특히 쉬라와 시그냑 등 몇몇 화가들의 작품은 파리 화단의 새로운 분위기를 제공하고 있었기에 헬레네는 이들의 작품이 분명 기존의 작품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당연히 쉬라와 시그냑 등 몇몇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을 수집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 다음은 Bart van Der Leck(1876-1958)의 작품들이다.

 The cat, 1914                                                                                   The tempest, 1916

                                                        Composition 1916 no.4, 1916

       Composition 1917 no.3, 1917                                      Composition with grey line, 1956-1958



2.


크뢸러 뮐러 박물관에 전시 중인 작품 중에 1917년에 시작한 네덜란드 예술 양식의 하나인 더 스테일(De Stijl)의 작가들 작품을 대부분 만날 수 있다.(* 디 스테일에 대한 것은 “고흐를 사랑한 여인”을 참조할 것.) ‘더 스테일’에 참여한 예술가들 중 특히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 피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과 바르트 반 데어 렉크(Bart van der Leck)의 작품들은 대부분 헬레네가 사들였다.(* 이들 중 몬드리안 작품에 대한 소개는 다음번 글에서 다루도록 한다.)


이와 함께 점묘법(Pointillism)을 사용한 화가들의 작품들, 특히 쇠라와 시그냑의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점묘법이란 그야말로 점을 찍어서 그림을 그리는 화법이다. 이 화법은 프랑스의 화가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 1859~1891)가 개발한 독특한 화법인데 이런 방법을 이용해 그린 그림을 점묘화라고 한다. 이건 어쩌면 최근의 디지털 시대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용어, 즉 픽셀이라는 개념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1884년 시그냑은 심사위원이 없는 미술 전시회인 독립미술가전(살롱 드 앙데팡당)의 창립자 중 하나로 참여한다. 여기에는 쇠라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의 “아스니에르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시그냑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작품에는 아직은 점묘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쇠라는 이미 분할주의(Divisionism)를 시도하여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러한 쇠라의 회화적 표현 방법은 시그냑을 강렬하게 매료시켰다.(* 쇠라는 가로 폭 3m나 되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하나의 그림을 여러 화면으로 나누어 완벽한 구성과 안정감을 얻을 때까지 수없이 많은 습작을 했다.)


* 다음은 Georges Seurat(1859-1891)의 작품들이다.

아스니에르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 1884

  Le Chahut, 1889-1890,                                                           Sunday at Port-en-Bessin, 1888     



시그냑은 쇠라의 동료였지만 이제 그의 제자가 되어 서로의 작품에 대해 조언도 주고받는 사제지간으로 자리를 잡는다. 1886년이 되면 두 화가 모두 후기 인상주의의 독특한 회화적 표현방법인 점묘법(Pointillism)을 사용하기에 이른다. 쇠라는 광학적으로 빛을 분석하여 원색을 점으로 찍음으로써 정확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쇠라는 32살의 혈기왕성한 나이에 먼저 저 세상으로 간다. 그는 20여 점의 작품만을 남기고 떠났다.


폴 시그냑(Paul Signac,1863~1935), 그는 쇠라의 친구이자 제자로 쇠라와 함께 점묘 화법 개발을 해 왔다. 두 사람은 일일이 점을 찍어 그림을 완성해 나가면서 과연 이 점들이 어떤 효과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의문점을 가지기도 했다. 사실 가장 큰 특징이자 문제는 다른 화법에 비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든다는 점이다.


다행히 쇠라가 시도한 표현기법은 신인상주의 회화에서 점묘화란 새로운 화파를 만들고 그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새로운 화풍으로 계속 발전하는 발판이 되었다. 점차 점을 찍어 그려나가던 점묘화는 이제 초기의 점묘 기법보다 더욱 선 굵은 형태로 발전하면서 두터워진 느낌을 지니게 되었다. 아무튼 이들의 점묘 화법 역시 초기 신인상주의 화풍을 잇는 화풍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반 고흐의 그림들 역시 이들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다음은 Paul Signac(1863-1935)의 작품들이다.

Port-en-Bessin, La Valleuse, 1884                             Collioure, the belltower, Opus 164, 1887  

The dining room, Opus 152, 1886-1887                          Harbour of Marseille, 1898

(왼편) Roterdam, the mill, the canal(Coolsingel), the morning, 1906

(오른편) The lighthouse of Portrieux, Opus 183, 1888


Henry van de Velde(1863-1957),  Lane of trees, Kalmthout, 1890-1891

*Henry van de Velde가 크뢸러 뮐러 박물관을 설계했다. 그는 화가이자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이다.



* 다음은 Leo Gestel(1881-1941)의 작품들이다.

Nude against the light, 1909                                                  Flowering olive-grove, 1914

1) Still life with flowers and fruits, 1911,   2) Still life with fruits, 1911,     3) Flowers, 1913



* 다음은 Theo van Rysselberghe(1862-1926)의 작품들이다.

In July-before noon or the orchard, 1890,                                   The Lady with the blue hat, 1900

Bouloge-sur-Mer, 1899                                                       ‘Per-Kiridy’ at high tide, 1889



* 다음은 Maurice Denis(1870-1943)의 작품들이다.

April(picture for a girl’s room), 1892

Roman catholic mystery, 1891                      Evening parayer in the hospital, 1890



*  Composition, c.1912 and Flowers in a vase 1912 by Jan Sluijters(1881-1957)


*  Equestrienne 1924 and Young woman with a guitar 1924 by Jean Metzinger(1883-1956)



* 다음은 Charley Toorop(1891-1955)의 작품들이다.

1)Still life with skull, 1929,      2)Self Portrait, 1943-1944,       3)Self Portrait in front of a palette, 1934

1)Old apple tree blossoming, 1949,   2)Self Portrait, 1953-1954,   3)Group portrait, 1936-38



1) Violin 1911-12 by P. Picasso,   2) Still life in diamond shape 1917 by Georges Braque,   

3) Still life with playing cards 1919



* 다음은 Juan Gris(1887-1927)의 작품들이다.

Playing cards and siphon 1916,                                                         Water bottle and lemon 1916,  

Guitar on a table 1915,                                                                              The fruit bowl 1914                             

Claude Monet(1840-1926), Monet's studio boat, 1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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