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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연 Feb 06. 2023

버티는 사람에게


버틴다는 말이 한 사람을 괴롭게 하는 것만 같아서 한동안 잘 쓰지 않았었다.

나에게 찾아온 고통을 감내하고 자연히 사라지기를 바라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게만 느껴지기도 했다. 특별한 대안도, 대처 방법도 없으면서.


어느 날, 버티는 것은 미련하고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했던 누군가에게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견뎌내기 위해 쏟아낸 마음과 노력이 얼마나 큰 일인지 말해주고 싶었다. 


그럼에도 한편에는 

당신이 바라는 '좋은 일'이 온다고 내 멋대로 장담할 수도 없었고,

'잘 될 거야'라면서도 너무 무책임한 희망만을 떠넘기는 것 같아서 불편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너에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 속을 해치고 있을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파란 하늘과 따스한 햇빛이 내가 바라지 않아도 무상제공 되는 것처럼

나의 마음을 가득 담은 온기를 전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믿지 못할 때 내가 아닌 누군가가 너를 믿고 있다는 것'

눈에 보이지 않아 더없이 의심스러운 그 말을 꼭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을 네 멋대로 가져다 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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