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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학령기 발달과 자녀 교육 : 중학교

by 정유표
사춘기와 자아의 완성


중학교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사춘기와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춘기는 추상적 사고 능력이 성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로 인하여 학생에게 주어지는 학습 과업과 학생의 정서적 태도가 크게 변화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고등학생이 되기 전 과도기적 단계로써 공부 방법 변화를 조언해 주어야 하며, 정서적 불안함을 포용해줄 수 있는 멘토의 존재가 절실한 시기입니다.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 구조에서는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수행해주는 역할이 전무합니다. 부모들은 그저 학생이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며,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오면 공부를 잘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추락한 공교육의 탓에 교사는 지식을 알려주고 평가하는 사람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학생들의 의문과 불안함은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만 해소되고, 아직 생각이 덜 여문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는 정서적으로 만족될지언정 현실적으로는 빈곤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성적에 따라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는 아이들이 더 큰 상처를 입기 십상입니다. 자기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는 시기에 “성적이 안 좋은 학생 = 나쁜 사람 = 부족한 사람 = … “ 로 이어지는 자기 부정의 덫에 갇혀, 평생을 부정적인 가치관을 갖고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교육 구조 아래에서 낙오된 아이들 중 일부는 자기 존재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대안 행동을 시도합니다.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또래 집단에서 우월해 보일만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강해 보이고 싶다.’, 예뻐 보이고 싶다.’라는 생각에 어른들이 하는 술, 담배, 연애, 폭력 등을 따라 하게 되는데, 어른들은 이를 일탈 행동으로 치부하고 더욱 아이들을 곤궁에 처하게 만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참고로 일탈 행동이 가장 극렬하게 나타나는 것도 이 시기인데, 사회 법규와 처벌, 도덕적 잣대가 덜 성장한 채로 자신 조차 제어되지 않은 행동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현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은 학생들이 숨 쉴 곳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다시 말하면 바른 멘토가 되어주거나 찾아주는 것, 학생들과 충분한 대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그들의 생각을 재단하지 않고, 넓은 마음으로 수용하며 사람 대 사람으로 대화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부모들도 그들의 부모로부터 배운 바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아직 사회 담론은 여기까지 성장하지도 못하였기에 주변의 몇몇 사람들에게만 관심 있는 주제일 뿐입니다. 게다가 점점 더 먹고살기 바쁜 시대가 되면서 바른 부모 역할을 배울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본 글은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서』를 집필하기 전,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사회적 제언을 써본 내용의 글입니다. 시기상으로 1년 전 즈음에 작성된 글이므로 감안하시고 보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매일 혹은 이틀에 한 편씩 기 작성된 글을 게시할 예정이며, 약 30여 편 분량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의 글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본 글보다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서』(바로가기 링크)의 글도 구독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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