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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내가 바라는 세상

by 정유표
지속가능한 공동체의 길


사회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를 이룰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는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 양육의 영역에는 어떤 기득의 논리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가진 것이 많다고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 평등주의 논리에 따라 소질이 다른 아이들에게 똑같은 교육을 시키는 것, 이 모두 우리 아이들을 바르게 성장시키지 못하는 장애물입니다.


아이의 부모가 돈이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먹고 살길 조차 막막한 사람들이라면 아이의 양육 까지도 책임지고 맡아주는 시스템도 필요할 것입니다. 하고 싶은 혹은 할 수 있는 직업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궁핍하여 인생을 망치지 않도록 최소한의 생계 지원 대책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각 아이들이 무엇을 공부하고 전공하는지는, 오로지 그 아이들이 가진 관심사와 재능으로만 결정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들의 배경과 욕심으로 아이의 진로가 결정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제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경제 제도 변화와 사람들의 의식 확장도 필요합니다. 나의 자녀가 성공해야만 나의 노후가 안정되는 것이 아니라, 옆 집의 자녀가 성공해도 나의 노후가 안정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아이가 미술에 소질이 있고, 옆집의 아이가 의술에 소질이 있다 했을 때, 마음 놓고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각자 몰입할 수 있도록 격려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었을 때 아이들이 각자가 좋아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여 사회의 크고 작은 모든 곳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시작은 제도가 갖추어지는 것이고, 사람들이 제도를 신뢰할 수 있는 정부가 만들어지고, 제도가 사회 문화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의식을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사실 북유럽 삼국의 사회민주주의 사상과 제도는 이런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공산주의라 하면 단순하게 빨갱이라고 취급하는 수준의 인식이 아니라 더 깊고 넓은 사회적 합의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말하는 사회는 허황된 꿈이 아니라 지구 상에 어딘가에는 실존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우리 전체의 경제력도 그것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되어 있습니다. 마치 그렇지 않게 보이려는 기득세력과 언론의 왜곡에 휘둘리고 있을 뿐입니다. 북유럽식 복지를 하면 당장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들의 뉴스 기사는 전형적인 침소봉대와 통계 속이기의 전략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의 무상 급식을 하려면 지방 재정이 위태하고 파탄 날 것이라고 말하면서, 주먹구구식 해외 자원투자 사업으로 수십 조원을 허공에 날렸습니다. 아무도 그것에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언론들도 그것을 감추기에만 급급합니다. 무상 급식 몇 백억은 나라를 망하게 한다면서, 자원 외교 수십 조는 괜찮아서 그러는 걸까요?


만약 제가 바라는 사회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들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두려움도 사라질 것이며,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성장의 단물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억지로 공부할 필요도 없고, 억지로 상사의 비위를 맞추어가면서 살지 않는 사회, 우리 마음속에 생겨날 여유는 한민족 특유의 공동체 의식을 발판 삼아 찬란한 문화를 이룩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구 선생님께서 생전에 그토록 원하신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김구, 문화강국론 (백범일지 중)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은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는 우리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본 글은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서』를 집필하기 전,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사회적 제언을 써본 내용의 글입니다. 시기상으로 1년 전 즈음에 작성된 글이므로 감안하시고 보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매일 혹은 이틀에 한 편씩 기 작성된 글을 게시할 예정이며, 약 30여 편 분량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의 글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본 글보다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서』(바로가기 링크)의 글도 구독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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