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성공할게 아니라 성공할 수술만 한다 - 수술 대 시술
주변에서 흔히 듣는 소리 중의 하나가 '척추는 수술하면 안 된다' 일 것이다. 외래에서 환자나 보호자들 100명 중 100명에 듣는 소리이다. 그만큼 척추수술 후에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뜻 이리라. 이렇게 척추수술 후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심각한 신경학적 결손에 시달린다면 “척추수술 실패증후군 (failed back surgery syndrome 또는 post-surgical spinal syndrome)”이라고 할 만하다. 그 원인은 다양한데,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수술 전 요인, 수술 요인, 그리고 수술 후 요인들이다.
첫째, 수술 전 요인이다. 환자 자체의 문제들, 즉 비만, 흡연, 정신과적 문제, 소송 및 보상과 관련된 문제 등이다. 또한, 수술 전 환자 선택 및 수술 계획 단계에서의 오류도 중요한 수술 전 요인이 될 수 있다. 대개 디스크병보다 신경공 협착증의 경우가 더 위험도가 높고, 재수술인 경우도 실패 확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둘째, 수술 자체의 문제이다. 신경손상, 불완전한 감압, 반대로 지나친 감압에 의한 불안정증, 또는 잘못된 레벨 선택 등이다.
셋째, 수술 후 요인들이다. 디스크병의 재발, 감염증, 새로운 협착증, 인접분절 병변, 척추 균형의 문제, 척추관절 병변, 근육의 약화, 근육 경련 및 기타 신경 압박 증후군 등 다양하다.
그렇지만, 디스크병이나 협착증 등의 척추 질환에서 비수술 치료법으로만 치료할 수 없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 척추수술을 어떻게 겪어내야 할까?
환자 측에서 볼 때, 가장 좋은 자세는 신중하게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에게 수술적 치료를 상의하는 것이다. 아무리 유명하고 유능한 척추외과의사라 하더라도 모든 수술을 다 잘하기는 어렵다. 자기가 잘하는 분야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문제 해결의 키가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물어볼 것은 수술을 잘해줄 수 있는가 보다는 어떤 의사가 내문제를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가를 물어보고 상의해야 하는 것이다.
의사 측에서 볼 때에도 환자의 경우를 여러 각도로 진단하고 수술해야 한다면 이 분야의 수술은 자기가 잘할 수 있는지 아니면 누가 가장 잘할 수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고 환자에게 어드바이스 해야 한다. 자기가 잘하는 분야이면 단호하게 환자에게 수술을 권해야 하고, 내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라면 과감하게 정통한 전문가에게 의뢰할 수 있는 용기 (?)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돈, 명예, 자존심, 시간 등의 여려가지 요인들을 제거하여 고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순수하게 환자의 상황과 미래를 위한 고려가 필요하다.
척추 시술을 포함하는 광의의 수술은 실패하면 안 된다. 성공률 100% 를 추구하고 수술을 해도 언제나 일정 비율로 합병증이 생기는 것이 현실이다. 척추수술 실패증후군이 생기는 경우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는 자기가 감당하지 못할 수술을 하는 경우이다. 의사의 경험 부족, 지식의 부족, 수술 수기의 미숙 등으로 인한 총체적인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척추수술은 실패하면 안 된다. 그러나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수술 후 감염 등의 불가항력적인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의사는 이에 대해 수술 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합병증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준비를 한 상태로 수술에 임해야 한다.
한 줄 요약: 척추 수술을 해야 한다면, 환자는 감언이설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에게 신중하게 수술을 받기를 권하고, 의사는 철저하게 성공할 수술만을 해야 한다. 애매한 수술은 하면 안 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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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ebaaly A, Lahoud MJ, Rizkallah M, Kreichati G, Kharrat K (2018) Etiology, Evaluation, and Treatment of Failed Back Surgery Syndrome. Asian Spine J 12:574-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