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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용 Jan 17. 2021

척추치료의 역사

-척추병의 완전정복을 향하여... -Miscellaneous-

척추 치료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대부분의 치료법의 발전은 20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루어졌다. 즉, 척추 치료의 역사는 20세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최초의 척추 치료는 기원전 2600년경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에서부터 시작한다. 초기 이집트 왕조의 파피루스에서 처음으로 척추 치료의 근거가 발견되었다. 목을 삔 환자의 목을 고기로 묶고 매일 꿀을 발라서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다. 불행하게도 치료 효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많은 세월이 흘러 기원전 400년경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기원전 460-370)가 처음으로 척수 신경의 중요성을 기술하였다. 처음으로 “척추의 골수”라는 표현을 썼고 척추를 다친 환자에게 겉으로 부목을 대서 잡아 늘리거나 줄이는 치료를 시도하였다. 그렇지만 그 결과 역시 썩 효과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척추 질환에 대한 연구 중심적 접근은 2세기경 갈렌이 최초이다. 그는 척추의 해부와 질환에 대한 놀라운 기록을 남겼으며 전만, 후만, 측만, 진탕 청진을 기술하였고 요통에 대해 기술한 최초의 의사이다. 아라비아 시대 이전의 척추 질환의 치료는 대부분 갈렌의 저술을 번역한 것이었다. 아라비아 의학은 많은 의학적 발전의 기초가 되었고 이 전통은 르네상스 시대까지 이어졌다.

서기 1000년경부터 외과의사들이 간단한 척추 질환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초기 중세시대 콘스탄티누스 황제 시대에 들어서 은둔한 수도승들이 고대 히포크라테스 등의 기록을 재검토하고 연구하였고 르네상스 이전 시대부터 외과의사들이 척추 질환을 외과적인 수술로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다.

서기 1500년경,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 다빈치, 브루넬레스키, 보렐리 그리고 갈릴레오 등의 학자들에 의해서 인체에 대한 연구가 꽃피우기 시작했다. 척추의 메카닉스가 발전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부터이다. 다빈치는 척추의 해부학에 대한 자세한 기술을 남겼으며 척추의 안정성에 근육과 인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밝혀 내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척추 생체 역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보렐리는 1680년에 최초의 척추 생체 역학의 교과서를 썼다. 이 시기에 척추골절을 현가장치로 치료한 기록이 있고 이후 포트는 척추 결핵을 수술하였다.


현재 척추 수술의 가장 기본적인 수기 중의 하나로 인식되는 척추 후궁 절제술은 19세기 때부터 시행되기 시작되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면서 척추 치료법은 눈부시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오랜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서 제대로 척추 질환이 규명되고 치료되기 시작한 것은 비로소 20세기 들어서부터 이다.


현재의 척추 수술 기법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미세 현미경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1950년대까지, 대부분의 척추 질환이 규명되었으며 체계화되었으며, 1937년 러브 (Love)라는 의사가 처음으로 후방 디스크 감압술을 시행한 후 40년이 지난 1977년에 카스파 (Caspar)와 야살길(Yasargil) 이 디스크 수술에 현미경을 도입하여 미세 현미경 수술의 장을 열었다. 미세한 신경과 척추관을 현미경을 통해서 정밀하게 수술함으로써 척추 수술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이 방법으로 말미암아 수술 성적이 현저하게 향상되었고 실질적인 치료 방법으로 인정받아 현재까지도 척추 수술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미세 현미경의 도입과 더불어서 척추 진단의 획기적인 진보를 가져온 계기가 바로 MRI의 개발이다. 

1895년 뢴트겐이 X-ray 장치를 발명하고 20세기 들어서면서 추간반 조영술 및 CT 검사가 발전하였다. 1970년대에 들어서 MRI가 개발되었고 비로소 정밀한 척추질환의 진단이 영상 검사로 정확하게 이루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미세 현미경과 MRI 가 척추 치료의 현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라고 하면, 미래의 척추 치료는 척추 내시경과 재생치료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내시경 기술의 발달로 척추 내시경 시술이 태동되었다. 또한 이때부터 미세침습 척추 수술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정상조직은 그대로 보호하고 최소한의 절개로서 환부에 직접 접근하여 병이 있는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수술하는 기술이다. 척추 내시경과 미세침습 척추수술의 발달로 수술 후의 후유증이 적고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빨라지는 효과가 뚜렷함으로써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미세 현미경과 척추 내시경이 혼용되고 표준 수술법과 미세침습 척추치료법이 공존하는 시대가 되었다. 

미래의 척추 치료는 로봇과 내비게이션 기술을 이용한 수술, 줄기세포를 이용한 생물학적 재생 치료, 인공 디스크 치환술 등의 기술이 각광받을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는 로봇이 인간의 척추를 치료하고 손상된 신경을 정상적으로 재생하는 영화 같은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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