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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용 Feb 04. 2021

디스크 병인 척! 전문가도 속는다

허리 디스크병으로 오인되기 쉬운 질환 - Miscellaneous -

척추질환은 태생적으로 통증을 일으키는 병소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우며, 진단 감별이 중요하다. 증상도 디스크병 증상이고 MRI까지 찍어서 전문의로부터 디스크병이라고 진단받고 치료까지 받았는데도 전혀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치료보다도 진단이 잘못되지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천장관절 증후군

척추에서 골반뼈로 이행하는 부위에 일자로 관절이 존재하는데 이 부분의 관절염이 생기는 경우 엉덩이 또는 골반이 아파 디스크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CT 검사로 확인이 잘되며 촉진에 의한 통증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이경우는 척추 디스크 자체를 치료하기보다는 천장관절에 주사요법이나 관절염약을 복용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2. 이상근 증후군

하부 요추 신경근들이 모여서 좌골 신경을 이루는 데, 이 좌골 신경이 엉덩이 근육 사이로 내려가는데, 이상근이라고 불리는 이 근육이 두꺼워져 있거나 염증이 있는 경우, 마치 디스크병이나 협착증에 의한 좌골신경통을 일으킬 수 있다. 척추 MRI 나 CT 검사와 맞지 않는 좌골신경통 증상이 있을 경우, 이 질환을 의심해야 하고 촉진에 의해서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경우 이상근 주사요법 등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3. 고관절 질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

필자도 몇 번 실수한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한쪽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통증이 심한 것은 마치 디스크 파열의 증상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단지 허리 MRI 찍었더니 디스크 돌출이 있었을 뿐 그것이 범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경우 허리 수술을 해도 증상은 좋아지지 않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고관절의 질환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감별 진단에 포함시켜야 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환자를 쪼그려 않게 해 보는 것이다. 쪼그려 앉았을 때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나아지면 디스크 병일 가능성이 높고, 쪼그려 앉을 때 더 아파하거나 아예 쪼그려 앉지 못하는 경우는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디스크병을 흉내 내는 병이 굉장히 많다.


4. 섬유근통 증후군 (Fibromyalgia syndrome, FMS)

만성 전신통증이 특징이다. 광범위한 부위에 통증이 있으면서 여러 부위의 압통점, 피로 및 수명장애, 두통 및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여자에게 호발 하며 나이 들수록 증가한다. 

진단기준: 다음 두 가지의 증상이 있을 때

           1.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전신의 광범위한 근골격계 통증

           2. 18개의 특정부위 중 11군데의 이상의 압통점

전신에 통증이 퍼져 있고, 여러 군데의 압통점이 있을 때 섬유근통 증후군의 의심하자.


5.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CRPS)

팔다리 손상이 뇌에 통증 정보를 전달하고, 이 정보가 과하게 변하여 교감신경 이상을 유발하고, 결국 통증과 조직 부종을 일으키고, 이것이 다시 손상 정보를 증폭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질환으로 매우 괴롭다. 

진단기준: 

           1. 외상, 감염, 수술 등의 유해한 사건 발생

           2. 자극을 유발하는 사건과 어울리지 않는 통증이 지속되고, 이질통이나 감각 과민이 동반

           3. 통증 부위의 부종, 피부 혈관의 변화나 비정상적인 발한 활동

           4.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대안의 부재

CRPS 1형 (반사 교감신경 이상증, reflex sympathetic dystrophy, RSD) 은 신경부위 없이 나타날 수 있는 반면, 2형 (작열통, causalgia) 은 알려진 신경부위가 존재한다.

손상 또는 수술 후 설명이 불가능한 극심통이 있을 때 의심하자. 


6. 내장 질환에 의한 연관통

등이나 옆구리가 심하게 아픈 증상이 동반될 때 반드시 내장질환에 의한 연관통을 의심해야 한다. 연관통은 방사통과 다른 의미로서, 신경절을 따르지 않고 질환 부위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전달되는 통증을 말한다. 실제로 중년 남자 환자의 디스크병을 수술했는데 증상은 부분적으로만 좋아지고 등과 옆구리 통증을 심하게 호소해서 복부 CT를 찍어보니 췌장암이 진단된 경우도 있었다. 역시 필자에게는 괴로운 기억이다.

신장염, 요로결석, 담석증, 췌장 또는 내장 질환, 대동맥 질환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다.


한 줄 요약: 전문가조차 속이는, 디스크병 인 척하는 병들이 많이 있다. 신중한 진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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