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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용 Jun 27. 2021

척추 내시경, 수술의 대안!

미세침습 척추수술의총아 내시경 시술 - 제다이로 살기 -

필자는 척추 내시경 전문가이다. 

1996년도에 신경외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 25년여간을 여러 가지 타이틀을 가지고 살아왔다. 신경외과 전문의, 신경외과 교수, 척추 외과의, 척추 내시경 전문가, 각종 국제학술지 편집위원, 척추 내시경 관련 논문 인용수 세계 top 10 및 국내 1위, 척추 내시경 관련 주저자 논문수 세계 top 3 및 국내 1위, 등등......

필자는 모든 것을 한마디로 표현 내지 정의하는 것을 좋아한다. 역시 본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라고 하면, 한마디로 척추 내시경 치료 전문가이다. 지금도 몸담고 있는 대학병원에서 매일 척추 내시경 관련 논문을 쓰고 있고, 매달 10 내지 20여 건의 척추 내시경 시술을 하고, 매년 새로운 기술을 학회 발표 또는 교과서 등으로 발표하고 있다. 어찌 보면 무미건조하고 지겨울 법도 한데, 이상하게 이일을 할 때는 즐겁다. 사실 의학 학문을 발전시키고 인류를 질병에서 구하겠다는 소명의식 같은 건 없다. 본인이 매우 세속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 매일 영어로 논문 쓰고, 학회 발표자료 만들고, 수술하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이 얼마나 지겹겠는가? 근데도 이상하게 척추 내시경 관련 일은 할 때마다 새롭고 가슴이 설렌다. 이건 좀 미스터리 하다.  

 

척추 내시경에 열광하게 된 계기

그렇다면 왜 이 분야에 20여 년간 집중하게 되었을까? 순전히 재미 때문이었다. 사실 군의관 복무 후 팰로우로 모교에서 근무하게 되었을 때, 소아 신경외과 교수님이 뇌실내 내시경 수술을 많이 하셨는데, 그때마다 팰로우인 필자가 조수를 서게 되었다. 당시 내시경으로 보이던 뇌실내의 광경은 황홀 그 자체였다. 여려 해부학적인 구조물들이 마치 아름다운 산과 강, 그리고 나무와 숲이 펼쳐진 장관처럼 황홀하게 다가왔다. 그 이후로 척추 쪽으로 분과를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척추 내시경 분야에 심취하게 되었고 깊이 공부하게 되었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이행하는 그 시기에는 척추분야에 많은 기술 발전이 있었고, 미세침습 척추수술이라는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시기였다. 사실 레지던트와 팰로우 생활을 거치면서 선배 교수님들의 척추수술을 보면 환부를 크게 절개하던 관계로 정상조직의 손상이 많았고 그로 인한 합병증도 상당했던 상황을 목격했다. 그러던 것이 미세침습 척추수술 기법들이 개발되면서 척추수술 관련 합병증들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그 이후 비로소 척추수술을 받을 만한 수술이 되었다. 


척추 내시경 시술의 효과 및 차별성

척추 내시경 시술은 1990년대에 개발되어서 2000년도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한 분야이다. 부부 마취 비절개로 환부로 접근하여 내시경 시야 하에서 탈출된 디스크를 감압하고 신경 감압을 이루는 시술이다. 일반적인 척추수술을 생각해 보자. 전신마취를 하고 척추 가운데를 피부 절개를 해서 양쪽으로 근육을 억지로 벌린 다음에 뼈를 노출시키고 드릴을 이용해서 뻐를 제거하고 내부에 있는 인대와 디스크를 제거한 후 필요에 따라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술이다. 소요 시간은 빨라야 2시간, 길면 6시간 이상이 걸리고, 흔히 수혈을 필요로 하는 험한 과정이다. 병은 나을 수 있어도 수술 자체의 조직 손상에 대한 후유증을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작은 신경구멍을 통해서 환부로 직접 접근하고 정상조직은 대부분 보존한 채로 30분에서 1시간 남짓한 시간이면 신경 감압이 완성된다고 생각해 보자. 그것도 부분마취로... 얼마나 환상적인가. 근데 이것이 현실이 된 것이다. 겉모양은 경피적 시술의 포장을 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수술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경피적 시술의 형태를 지닌 척추치료 중 수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이 척추 내시경 시술이 유일하다 (아니 그 자체로 수술이다). 그 과학적인 근거 또한 많은 무작위 임상 시험 및 체계적 고찰 등의 논문들로 이미 증명되었다. 신경성형술 또는 풍선 성형술 등의 경피적 시술과는 차원이 다른 치료법인 것이다. 


척추 내시경 시술의 치명적 단점

그렇지만, 모든 기술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이 시술법에도 어두운 면이 있으니, 다름 아닌 배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극히 소수의 스페셜리스트들만이 일정한 결과를 보장할 수 있고, 어려운 수련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이를 긴 '학습곡선'이라고 하는데, 많은 척추 전문의들이 쉽게 생각하고 이 분야에 접근했다가 실패를 보고 낭패스러운 일을 겪는 것이다. 사실, 모든 배움에도 때가 있듯이, 학생 시절 또는 전공의 시절에 이 기술을 배우기 시작하고 체계적인 단계를 밟지 않으면 임계점을 돌파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미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기존 의사들에게는 권하지 않는 시술법이다. 현재 척추 내시경을 전공한 교수가 있는 대학병원의 수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필자가 알고 있기로는 가천대 길병원, 강남 세브란스병원, 경희대병원, 서울 성모병원, 조선대병원 (가나다 순) 등이 해당한다. 그리고 전문병원으로는 W 병원 및 계열 병원, N 병원 등이 있다. 점점 학생들과 전공의 수준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어 그 수는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인 조언

척추 내시경 시술은 효과적이다. 그리고 안전하다.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오픈 수술 또는 관혈적 수술에 비해 압도적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디스크병이나 협착증이 있는 환자들에게 만일 수술적 치료가 고려되는 상황이라면, 우선 척추 내시경 시술이 가능한지 스페셜리스트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많은 부분 내시경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치면 좋을 것이다. 

1. MRI 및 CT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병을 정확히 진단한다. 

2. 적어도 세명의 전문가와 상담을 요한다. 내 병의 정체와 진행 상황 등을 파악한다.

3. 치료법에 대해 신중하게 듣고 판단한다. (약, 주사, 경피적 시술, 내시경 시술, 수술)

4. 치료 효과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을 두고 판단해야 하며, 꾸준한 재활치료 및 관리가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척추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부분마취 비절개 수술인 척추 내시경 시술이 치료의 메인 스트림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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