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콰지모도의 고백
나는 흉측한 꼽추, 콰지모도.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얼굴을 덮고 있는 커다란 사마귀
애꾸눈에 귀머거리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저주받은 목숨
누가 나를 돌아볼까
야유와 조롱은 나의 일상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사진, 이하 모두>
당신을 납치하려 했다는 무고로 잡혀
쇠사슬에 묶인 내게,
채찍질과 조롱과 돌멩이로 찢긴 내게,
갈증으로 울부짖으며
물 한 모금을 애원하는 내게
조용히 다가온 당신...
아름다운 춤추는 집시, 에스메랄다
내가 두렵지 않나요?
손발 묶인 나에게 당신이 먹여준
물 한 모금
내 흉측한 입술에 닿은
달보드레한 생명수 한 모금
누가 알까
이 벅찬 감동
난생처음 받아보는
이 친절, 이 사랑
아, 사랑 -
그 순간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말았어요.
감히, 감히, 당신을 사랑하게 된
나는, 나는, 괴물입니다.
남은 내 삶 전부는 당신을 위해...
저주받은 내 삶에 생긴
처음이자 마지막 다짐
당신이 먹여준 물 한 모금
내 흉측한 입술에 닿은
달보드레한 생명수 한 모금
난생처음 느껴보는
달고 부드러운 이 느낌
* '달보드레'는 음식의 맛이 입에 달고 부드럽다는 의미의 예쁜 우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