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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정할 정 Nov 05. 2020

단정: 미니멀 라이프, 카카오톡 친구 목록

20대 미니멀 라이프

제11장 카카오톡 친구 목록



정리하기 전 카카오톡 친구의 수는 800명이 넘게 저장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 그동안 해왔던 알바 단톡 방에 있던 사람들, 같은 학원에 다녔던 사람들, 프로젝트를 맡아 기획을 했을 때 참여자로 오셨던 분들까지.. 한 번의 만남과, 정말 짧은 순간 가볍게 스쳐 지나간 인연까지 놓치지 않고 카카오톡 친구 추가를 했다.



카카오톡 친구의 수를 보며 근본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을 보상하듯 내 인생에는 이렇게 많은 인간관계가 있다고 착각했고. 그 숫자가 늘어갈 때마다 기분 좋아했다.

모두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간관계라고 생각하며.



카카오톡 친구는 많았지만 정작 그 사람들 중 내가 정말 편하게 연락해서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정말 적었다.

백분의 일의 확률로 8명 정도 되었을까?



카톡 친구들의 프로필은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들어가 확인할 때마다 프로필이 새로 업데이트되었다는 알람이 떠 있었다.

 업데이트를 알리는 빨간 동그라미는 프로필 사진을 눌러보기 전까지 떠있었고

알람이 떠있는 것이 싫어서 새로 업데이트한 카톡 친구들의 프로필을 눌러보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부러운 소식들을  알게 되었고. 현재 나와 비교되어 괴로워했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의 축하할 소식, 좋지 않은 소식 들을 알게 되면 연락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데도 많은 에너지가 들었다.  더 이상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인간관계를 위해 내 시간을 사용하고 싶지 않아 졌다.



카카오톡 프로필을 확인하며 다른 사람의 근황을 확인하던 것을 멈추고 내가 그동안 방치해 두었던 친구 목록을 살펴보며 매일 시간 날 때마다 지워나갔다.

막상 정리를 시작하며 살펴본 카카오톡 친구들은 프로필 사진과 이름을 보아도 정확히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기억에 없는 사람들도 많았다.



카카오톡에서 사람을 지우기 위해서는 여러 번에 클릭이 필요하다.

절차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한번 누른다고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서 그 과정이 귀찮게 느껴졌다.

숨김 버튼을 누르고

숨김 목록에 들어가

관리 버튼을 눌러 삭제 버튼을 눌러야 완전 삭제가 되는 것이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해 지워나가며 앞으로 친구 추가는 신중하게 하겠다 다짐했다.



시간을 들여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정리하자,

많은 사람들의 프로필을 확인하느라 놓쳤던 정말 소중한 사람들의 소식을 빠르게 알 수 있었고, 그 소식에 관해 나눌 수 있었다.

카카오톡 정리를 통해 내게 정말 중요한 사람들을 챙길  있게 되었다.



이제 나에게 남은 친구 목록에 사람은 22명이다.

가끔 연락을 해야 한다거나 일적인 것 때문에 카톡 친구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숨김으로 바꿔 놓아 메인 카카오톡 목록에 뜨지 않게 해 두었다.



800명이 넘는 친구가 있었을  보다,

22명이 남은 지금의 인간관계가  만족스럽다.

 

© olegmagni,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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