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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정할 정 Nov 12. 2020

단정: 미니멀 라이프, 생일

20대 미니멀 라이프


제12장 생일


© anniespratt, 출처 Unsplash


나는 생일이 싫었다.

그 하루는 나에게만 특별한 날이었기에.





생일날은 감정이 예민해졌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일도 생일이라는 이유로 예민하게 굴게 되었고,

마음에 면역력도 약해져 상처도 쉽게 받았다.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축하해 주지 않고 지나치면 서운했고

그 이유를 나를 싫어하기 때문이라 추측하며 친구를 미워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받고 싶었고, 축하해준 사람의 수를 세어보며 인간관계를 확인했다.





모두에게 축하받고 사랑받고 싶었던 나는

상처 받는 생일이 싫었다.





좁지만 깊어진 미니멀한 인간관계를 통해

정말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기 전까진.






올해 생일은 좀 더 특별하게 기억된다.





카카오톡을 정리하고 남은 22명의 사람들, 그 모두가 빠짐없이 기억하고 챙겨주었던 올해 생일.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를 똑같이 대해준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했고,

인생을 잘 살고 있는 듯해 감사하고 행복했다.





축하해주는 사람의 수에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긴 온전한 생일은 참 좋았다.






나의 생일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특별하게 기억된다는 사실은

그동안 싫었던 생일을 좋아하게 만들었다.





미니멀을 실천하는 것을 알고 있는 애인은

매년 생일마다 필요한 물건을 물어보고 센스 있는 선물을 해준다.

필요한 물건을 선물로 받았을 때 선물이 가져다주는 기쁨은 배가 되었다.

사용할 때마다 선물해준 사람이 떠올라 행복해진다.






미니멀을 시작하고 알 수 있었던,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의 생일이 다가오면 미리 연락하려고 한다.

편한 시간에 약속을 잡기도 하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현재 필요한 물건이 있는지 물어보며 선물을 고른다.




갖고 싶은 물건이 있는 친구에게는 원하는 선물을,

이야기를 하다 친구에게 필요한 것이 생각난다면 취향을 고려해 선물하고.

선물할 때는 간단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기프티콘을 애용한다.

생일이 비슷한 친구들과는 생일 선물을 따로 주고받지 않고 생일 전 후로 만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서로의 생일을 축하해준다.






나에게 기쁜 날을 잊지 않고 챙겨주는 사람들을 나도 잊지 않고 챙기려고 노력한다.






생일날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받은 음식들과 음료 교환권들은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을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화장품 같은 물건을 선물 받을 때도 있는데 나의 취향을 잘 아는 사람이 선물해준 제품이라서 그런지

지금 사용하는 제품보다 더 잘 맞는 제품을 선물 받아 다음번 구입 시기 때 참고하기도 한다.






생일 주인공이 되어 대접받겠다는 오만한 마음을 내려놓았을 때,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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