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미니멀 라이프
제13장 SNS 비우기.
나의 sns 시작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반박자씩 느렸던 것 같다.
혹시 버디버디를 기억하시는가?
핸드폰이 없어 친구들과 연락하지 못하던 초등학교 시절 버디버디는 친구들과 연락하는 용도로 사용되곤 했다.
친구들이 연락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며 버디버디 가입을 권유했기에 다른 친구들에 비해 늦은 시기에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대부분의 친구들이 핸드폰을 가지게 되었을 때부터는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이와 같은 용도로 사용되던 네이트온과 그 당시 유행하던 싸이월드도 2~3년 늦게 유행을 따라 시작하였지만 잘 활용하지 않았다.
그 이후 만나게 된 페이스북
내 의지로 가입하진 않았지만 중독에 가깝게 사용한 페이스북의 시작도 생일 축하 영상을 태그 하려고 하니 가입해달라는 친구의 요청으로 뒤늦게 가입하게 되었다. 이때 시작한 페이스북은 내가 성인이 되어서 까지 습관적으로 들어가 시간을 보내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들의 게시글과 소식들을 보는 것은 흥미로웠다.
그 공간에서 접하는 소식들은 파괴적이지만 자극적이었다. 타인의 삶을 구경하는 것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 깊이 고민할 기회를 날려버렸고 타인의 삶에 관심을 돌리게 만들었다.
또한 궁금하지 않은 사건들과, 너무나도 잔인한 이야기들에도 자꾸 노출되었다.
페이스북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온라인 광고들은 나의 쇼핑 검색을 바탕으로 추천되었기에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려 결정을 미뤄둔 물건과, 사지 않겠다 다짐한 물건들을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이러한 광고들은 충동구매를 부추겼다.
페이스북 사용이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난 뒤 사용빈도를 줄이기 위해 바로 접속 가능한 페이스북 어플을 삭제했다.
효과는 없었다.
심심할 때 네이버 검색창을 이용해 접속했고, 이후에도 계정을 완전 로그아웃 하는 방법도 시도해 보았지만 로그인 과정이 점점 익숙해지니 효과가 사라졌다. 이런 시도들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확실하게 이 굴래를 벗어나고자 탈퇴를 결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탈퇴하려고 마음을 먹고 실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카카오톡을 친한 친구만 남기고 정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혹시 나중에 연락해야 하는 친구들이 생긴다면 페이스북 메시지를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걱정과
그동안 조금씩 올렸던 추억들도 사라지게 되는 상황이 아쉬웠기에 자꾸 탈퇴를 미루게 되었다.
그렇게 반년 넘는 시간 동안 미루며 갈팡질팡하다 탈퇴에 성공했다.
페이스북 탈퇴는 나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그동안 여유시간에 하던 페이스북이 사라지자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불쾌한 소식을 보는 빈도가 줄어들자 나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기운도 줄어들게 되어 조금 더 평온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고민했던 혹시나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부질없는 고민이었다.
페이스북에 올렸던 추억들도 나에게 그렇게 의미가 있는 추억들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의미 있는 추억들은 나의 일부에 남아있고 다이어리와 사진이라는 기록의 형태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sns가 무조건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주는,
내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sns는 탈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