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미니멀 라이프
제23장 고마웠어 잘 가
2017년 6/15일에 처음 만나
2021 1/15일에 보내준 신발,
헌 옷 수거함에
잘 보내주고 왔다.
고마웠던 마음을 담아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헌 옷 수거함 속에 들어간 애정 하는 내 신발,
수거함 속이 비어있어
탕, 탕 울리는 두 번의 소리와 함께 우리는 이별했다.
1310일 동안 거의 매일 함께한 신발을 보내준 뒤,
처음 신발을 구입했던 날이 떠올랐다.
남자 친구와 만나 처음 찾아온 기념일에
구입하게 된 커플 신발,
처음 신을 신었을 때 혹여 밟힐까 더러운 것이 묻을까 무척 조심조심 신었던 기억이 난다.
하얗고 빛났던 운동화는 조금씩 먼지도 묻고 밑창도다 닳았다.
운동화가 닳은 만큼 나는 걸었고,
신발과 함께한 추억도 공간도 쌓여갔다.
내가 가진 모든 옷과 잘 어울리고 신고 벗기 편한 너를 만나 참 고마웠어, 너와 함께한 추억들이 참 많네, 감사한 마음으로
이제는 보내줄게 안녕.
당신은
물건을 처음 만나는 날
그 물건과의 이별을 생각할 수 있는가?
혹은
물건과 이별할 때
물건을 처음 만나는 날을 떠올릴 수 있는가?
물건을 비울 때
물건이 내게 준 이로움과 감사함을
떠올리며 잘 보내 주는 것은
소소한 일상에 감사함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또한 물건을 들일 때
물건의 수명이 다하는 때를 생각할 수 있다면
물건을 조금 더 소중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정말 꼭 필요한 물건을 신중하게 들일 수 있다.
물건을 들이기 전,
물건을 비우는 순간
잠시 물건과의 만남과 이별의 순간을 떠올려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