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달리는가?

달리기를 통해 얻은 가장 큰 힘

by TLACD

아마도 그때였다.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삼게 된 순간은, 와이프와 금요일 밤마다 즐겨보던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가 마라톤을 완주하던 장면을 봤을 때였다.결승선을 통과하는 그의 얼굴을 보며, 그때의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희열과 울컥함, 그리고 알 수 없는 뿌듯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마치 내가 마라톤을 완주한 듯 가슴이 뛰었다.


그전까지 나는 피곤할 때나 몸이 찌뿌둥할 때 동네를 3~5km 조깅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 장면을 본 후, ‘언젠가 나도 마라톤 완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10km 대회에 등록했고, 짧지만 나름의 훈련 끝에 55분 38초로 첫 10km 레이스를 마쳤다.그때부터 지금까지 1년 넘게 달려왔다.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나는 여전히 달리는 걸까?’
‘건강해지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육아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서일까?’

달리기를 시작한 후 건강검진 수치가 좋아졌고, 일상 속에서도 숨이 덜 차고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덕분에 아내와 아이와의 관계도 더 긍정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내가 달리는 진짜 이유는 단순하다.
달릴 때마다 살아있음을 느끼고, 달리고 난 후 ‘오늘도 해냈다’는 성취감이 내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마라톤 완주라는 목표 달성은 아직 멀지만, 매번의 달리기가 작은 성취로 쌓이며 언젠가는 그 결승선을 넘을 것이라 확신한다.


달리기는 나의 삶에서 무기력한 순간을 이겨내는 힘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달릴 것이다. 마라톤 완주는 그저 표면적인 목표일 뿐, 진정한 이유는 인생에서 마주할 많은 어려움과 무기력함을 이겨낼 힘을 기르기 위해서다.
달리기를 통해 나는 천천히, 그러나 반드시, 내가 원하는 곳에 도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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