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다 보면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평범한 풍경이나 사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다.
‘줌인’이 주는 매력도 마찬가지다.
멀리서 보기엔 별다른 감흥이 없는데
줌인해서 당겨보면 그 부분만의 아름다움이 포착된다.
며칠 전 산책을 하다가 사진에 담아본
이 일몰 장면이 그랬다.
맨눈으로 보면 지는 해가 멀리 있는 데다
가로등과 가로수 같은 장애물(?)이 많아
일몰의 멋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줌인해서 해 근처만을 좁혀 보니
멋진 일몰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났다.
사람들끼리의 관계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스킨십이 없이 거리감이 있을 땐
서로 무관심하거나 상대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거리를 좁히고 다가가 대화를 하는 등 스킨십을 해보면
상대를 이해하게 되면서 친근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최근에 이런 경험을 하고 있다.
잘 몰랐던 분들과 대화하면서
상대의 생각도 이해하게 되고
조금씩 벽이 낮아져 가는 걸 느끼고 있다.
나태주의 ‘풀꽃’이 떠올랐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전에는 좀 멀리서 봐야 ‘망원경의 시선’을 갖게 되고
상대를 한두수 접어주는 마음이 생긴다고 생각을 했다.
요즘의 경험을 통해 생각해보니
상대와 스킨십이 없거나 적은 경우는
이 ‘망원경 시선’도 잘 생기지 않는다.
거리감을 좁히고 서로를 알아가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가까워지면서 ‘망원경의 시선’을 갖게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