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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보 May 18. 2019

"급격한 성장둔화 가능성이 중국의 가장 큰 위기"

'하버드대학 중국 특강' 서평

미국과 중국의 격돌. 중국의 부상을 미국이 강력하게 견제하면서 두 나라 사이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형식은 무역마찰이지만 내용은 세계 1위 자리를 둘러싼 패권 다툼이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중국의 추격세의 기를 꺾어놓으려 하고 있고, 이를 아는 중국은 저항하고 있다. 앞으로 상당 기간 미국과 중국 간의 힘겨루기는 계속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소음이 이어질 것이다.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는 중국 경제는 앞으로 어떤 진로를 향해 갈 것인가. 중국 경제가 결국은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 과정이 그렇게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의 판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아무런 문제 없이 성장만을 구가하는 국가는 없다. 성장의 과정에서는 다양한 피로증후군들이 나타나고 이게 위기로 나타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위기 국면에서 구조 개혁을 잘하는 나라는 다시 성장궤도에 들어서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반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향후 세계 경제의 판세를 가를 중요한 축 중의 하나인 중국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많은 책이 있지만 자세한 팩트를 근거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는 책들은 많지 않다. 이번에 읽게 된 ‘하버드대학 중국 특강’은 이런 점에서 합격점이다. 하버드대학 중국연구소가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펴낸 책으로 하버드대학의 석학들이 36가지 주제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을 바라보는 ‘종합세트’식의 의견이 담겨 있다. 분야별로 주용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정치

반부패 운동은 시진핑의 정적을 제거해 그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전임자들과 달리 시진핑은 집단지도체제를 수용하지 않고 강력한 1인 지도체제를 구축했다. 중앙군사위 주석과 국가 주석이라는 공식 직함에 만족하지 않고 군과 경 그리고 국가 안보 부문을 아우르는 주요 기관(국가안전위원회, 중국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까지 장악했다.      



중국은 진나라에서 청나라까지 49개 왕조에 걸쳐 282명의 황제가 있었다. 왕조의 평균 존속 기간은 70년이다. 왕조 몰락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엘리트의 반란이다. 자연스럽게 권좌에서 물러난 황제는 절반밖에 안된다.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후계자를 미리 지정한 황제가 더 오래 살았다. 이 책에 이 글이 실린 이유는 후계 승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관계

중국이 지금보다 더 협력적이고 통합적인 접근법을 취하지 않는다면 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차지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중국의 군사력이 막강하긴 하지만 앞으로 15년 이상은 장기전의 경우 미군의 우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중국의 부상 속에서 미국은 한국, 필리핀, 베트남과 안보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데 실패했다.    


 

▲경제

그동안 중국의 고속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요인은 일곱 가지이다. 첫째 자원할당 방식의 변화다. 중앙 정부 주도의 하향식 자원할당 방식에서 시장에 기반을 둔 할당 방식으로 바뀌었다. 둘째,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와 협력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셋째,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중국 교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넷째, 생산인구의 비율이 높아져 경제 성장이 촉진되는 ‘인구배당 효과’가 있었다. 다섯째,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여섯째, 저축률과 투자율이 단 몇 년 만에 총생산량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마지막 성장 요인은 교육이다. 앞으로 이들 일곱 가지 요소가 경제 성장을 계속 이끌고 갈 수 있을까? 교육을 제외한 나머지 여섯 개 변수에 대한 답은 긍정적이지 않다. 중국의 시장경제 전환은 거의 마무리됐고, 국제무역이 중국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해외 거주 중국인들의 역할을 축소될 것이다. 또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정점을 찍으면서 인구배당 효과는 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만약 중국이 혁신을 이뤄낼 수 없다면 향후 10년간의 경제성장률은 목표치 6.5%에 크게 미치지 못할 수 있다. 그 이후 10년간은 5%를 밑돌 수 있다.     



중국의 부채 팽창과 그림자 금융은 문제이긴 하지만 금융붕괴와 극심한 경기침체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의 부채 대부분이 국유 은행을 비롯한 정부 관련 금융기관이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성장 둔화 가능성이 더 문제다. 총요소생산성과 자본수익률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어, 성장률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역사와 문화

마오쩌둥은 공자를 공산주의 유토피아 건설이라는 자신의 꿈에 가장 적대적인 인물로 인식했다. 그런데 오늘날 중국 정권은 공자를 서구 신자유주의에 대한 새로운 대항마로 인식한다. 예컨대 중국 정부는 중국어와 중국 문화 전파를 위해 세계 곳곳에 ‘공자학원’이라는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정치, 국제관계, 경제, 환경, 사회, 역사와 문화 등 6개의 파트를 두고 모두 36개의 세부 주제로 중국을 진단하고 있다. 36명의 하버드 석학이 다양하고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좀 더 깊고 넓게 알기위해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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