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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보 Jun 06. 2019

임시직 양산하는 테크기업 & 긱 경제

Gig Economy


'긱 경제(Gig Economy)'. 한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기보다 프리랜서로서 여러 직장을 상대에서 일하는 새로운 고용 형태의 경제를 말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한 직장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자를 상시 고용할 필요 없이 필요할 때만 채용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고 얘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고용이 불안하고 임금과 복지 혜택이 낮은 임시직 근로자들을 양산하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가디언(Guardian)지에 실린 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의 글과 뉴욕타임즈의 구글 고용 행태에 대한 보도 내용을 소개한다.(괄호는 필자 코멘트)



<로버트 라이시 장관 기고문>



최근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우버 기사 중 절반은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 데 40%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의료보험 적용을 받고 있으며, 저소득층에 제공되는 식품 구입용 푸드 스탬프(food stamp)에 의존하고 있다.(우버는 기사 모집 공고를 낼 때 상당히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했지만 현실은 전혀 다른 것이다)



미국 전역에서 계약직, 파트타임, 임시직, 프리랜서 등 이른바 '긱 근로(gig-work)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근로자의 4분의 1 정도가 긱 근로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임금 정체 뿐만 아니라 소득의 불확실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기업의 수요가 줄거나 개인적으로 아프거나 다치면 이들의 소득은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긱 근로'는 85년 동안 유지돼온 미국의 근로자 보호 시스템을 지워가고 있다. 이들은 최저 임금, 고용보험, 상해보험, 가족 휴가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긱 근로자에 들어가는 비용이 정규직보다 30% 정도가 낮아 기업들은 긱 근로자 채용을 늘리고 있다.



긱 근로자들에게는 다른 형태의 사회 복지 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그들은 고용보험보다 소득보험이 필요하다. 월 소득이 최근 5년간 평균 소득 밑으로 떨어지면 차액의 절반을 1년 동안 자동적으로 보전받는 것과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 최저 생계수준을 보장해주기 위해 기본 소득과 보편적 의료보험도 필요하다.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9/jun/02/gig-economy-us-trump-uber-california-robert-reich

<정규직 수를 넘어선 구글의 그림자 노동력: NYT 보도>


지난 3월 현재 구글이 전 세계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임시직 및 계약직 근로자(이하 '계약직')는 12만 1천 명으로 정규직 근로자 10만 2천 명을 넘어섰다. 구글의 계약직 근로자들은 정규직 근로자들 옆에서 일하지만, 소득도 적고 복지도 다르고 유급 휴가도 없다.



이같은 고용 관행은 실리콘 밸리에서 일반적이다. 대부분 테크 기업 근로자의 40~40%가 이같은 계약직 근로자이다. 이들 기업은 정규직 대신 계약직을 채용함으로써 일자리 한 개 당 연간 평균 10만 달러의 비용을 절약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구글에서 계약직 근로자들은 휴일 파티나 미팅에 참여할 수 없고, 내부 일자리 포스팅을 볼 수도 없다. 보안 경고에 대한 이메일도 그들에겐 공유되지 않는다. 



구글은 2014년에 음성 인식 기술 개선하기 위해 'Pygmalion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임시직 근로자들을 채용했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언어학 박사 학위 소지자였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근로자는 250명까지 늘어났는데 대부분이 계약직이었다. 



계약직 근로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구글은 이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계약직 근로자들은 관리하는 기관들에게 이들 근로자에게 포괄적 의료보험과 시간당 15달러의 최저 임금을 지급하도록 요구했다. 한편으론, 구글은 계약직 근로자들이 구글이 소유한 다른 빌딩에서 일하도록 옮기고 있다.


https://www.nytimes.com/2019/05/28/technology/google-temp-workers.html


'긱 경제'의 확산이 어떤 문제점을 가져오고 있는지를 위 두 개의 글이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고용 불안 뿐만 아니라 소득 불안을 가져오고, 저임금과 저복지 등으로 운영되는 긱 경제는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 긱 경제가 가져오는 문제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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