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시니어 그 사이 어딘가....
최근 동기와 점심을 같이먹고 커피한잔을 하면서 했던 얘기들중 아직도 내 생각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말이 있었다.
우리 물 경력인거 같아
라는 말을 하며 동기와 나는 서로 공감을 너무 많이 했다. 나는 현재 8년차가 넘어가는 개발자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회사에 다니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물 경력이라고 말을 했을까.
물 경력을 판단하는 방식중에 하나는 업무가 난이도가 낮거나, 비슷한 일을 반복하는 경우 물 경력을 쌓고 있다라고 말할수 있는데 우리는 후자의 상황이다 라는 얘기를 했다. 동기와 함께 입사 했을당시와 지금이랑 실력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일것이다. 우리가 이 회사에 입사했을때는 주니어의 티를 갓 벗어나는 중이었고 그 당시에는 연차대비해서 충분히 잘하지 못해도 '성장가능성'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일 수 있었고 그래서 이 회사에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회사에서 3년이 넘어가는 기간동안 재직하면서 지금은 우리의 연차를 봤을때 '성장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쓸수 없는 연차가 되어버렸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연차는 쌓였고, 당연하게 잘 해야하는 연차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나름 회사에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서 충분히 업무를 잘하는 동료로 인정도 받고 있고, 주니어와 시니어 사이에서의 역할도 잘 해오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 회사에서 지내왔던 경험을 가지고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일거고, 이 회사를 떠난다면 이 회사에 한정된 경험들은 크게 도움이 안될거라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실력을 다듬는 일을 소홀하게 했을 수 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고, 실력을 다듬는건 퇴근후의 영역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쉬운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업무를 통해 개인이 성장하는것이 베스트인데. 과연 내가 원하는 성장의 방향과 업무를 통해 배우는 경험이 일치하는 케이스가 얼마나 될까 라고 생각을 해본다. 앞서 말한것처럼 업무난이도가 낮거나, 비슷한 일을 반복하게 되는 케이스는 우리의 선택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본인이 업무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상황은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은 당연하게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물 경력은 내 스스로가 게으르거나 의지가 부족해서 발생한 결과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불평불만을 들어줄 채용 담당자는 없을것이다. 따라서 지금 상황이 물경력이 쌓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본인이 적극적으로 행동해 업무를 변경하거나 이직을 하는 방법 말고는 답이 없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물경력을 벗어나기위해서 본인의 의지가 중요할거 같다고 얘기했을때 동기도 적극 동의를 해줬다.
그러면서도 동기와 함께 했던 점심시간이 끝날때쯤 우리가 마지막으로 나눈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이 회사 평생다닐꺼면 물 경력도 괜찮지 않나?
여기서 쌓인 경력은, 이 회사 한정해서 물 경력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