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의 메인 컨트롤러를 잡은 친구는 누구일까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은 뒤로 가기 눌러주세요 (스토리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년 이후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인사이드아웃 2였습니다.
이미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주인공 라일리의 마음을 여러 명의 캐릭터들이 대변하고,
그 캐릭터들의 상태나 행동들이 라일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식으로 영화는 전개가 되는데요.
2편에는 1편에 등장했던 감정들에다가 추가적으로 불안, 따분, 당황, 부럽 4가지의 감정 캐릭터들이 더 추가가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불안이 캐릭터에 많은 감정이입을 했는데요. 라일리에게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생긴 새로운 감정들이 라일리의 다양한 감정과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가는 그런 과정 속에서
불안이 가 메인 컨트롤러를 잡으면서 시작된 라일리의 감정의 변화와 걱정들이 지금의 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일리가 고등학교에 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는 행동과 생각들. 다양한 부정적인 상황들을 준비하는 모습. 나중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폭주하게 되는 모습. 그런 것들이 과거의 저의 모습, 현재의 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케이스들을 계속 생각하고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생각하는 모습에서도 너무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어요.
장동선 박사님의 영상을 보고 늦게 알아차린 게 있었는데. 아빠의 감정은 분노가, 엄마의 감정은 슬픔이, 라일리의 감정은 기쁨 이가 메인 컨트롤러를 잡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영화 볼 때는 생강 하지도 못했어요)
저의 메인 컨트롤러는 아직도 불안이 가 잡고 있는 거 같다고 느꼈습니다. 몇 년 전 심한 스트레스로 심리 상담을 잠깐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불안이 가 폭주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불안이 가 폭주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라일리를 안정시킨 건 모든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마음을 안정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마음에도 불안 이를 다른 감정들이 조금씩 도와주면서 폭주하지 않게 잘 도와주고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영화 속에서는 라일리의 컨트롤러는 결국 기쁨 이가 다시 잡았지만. 저의 컨트롤러는 불안이 가 계속 잡고 있을 거고 최근에도 폭주를 할 거 같은 느낌이 가끔씩 듭니다.
연애도 결혼도, 세계 경제로 인한 재테크 등등 제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에서 점점 불안해지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렇지만 스스로가 불안이 가 폭주하고 있는구나 다른 감정을 통해서 잘 컨트롤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조절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히려 저는 불안이 가 제 마음의 컨트롤러를 잡고 있어서 제가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불안하니까 뭐라도 하게 되더라고요ㅎㅎ
인사이드아웃 1보다 임팩트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오히려 2가 저에게는 감정이입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준 영화 같았습니다. OTT로 나오면 다시 한번 보고 싶네요. 그때까지 불안이 가 잘 컨트롤할 수 있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