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황하는개발자 Oct 06. 2024

인생에서 가장 잘 산 물건

나만의 차를 산 것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물건을 사고 버리게 됩니다.

그중에서 비싸게 주고 샀지만 금방 팔아버린 게 있고, 싸게 샀지만 여전히 쓰는 것들이 있습니다.

시기에 따라서 가격과 상관없이 그 물건의 가치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제가 샀던 물건 중에서 제일 잘 산 물건을 꼽으라면 단연 차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작년에 차를 샀는데, 차가 있어서 평소보다 더 많은 활동들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차는 되게 오래전부터 사고 싶었어요. 엄청 성능이 좋거나 비싼 차를 사고 싶었다기 보단 그냥 적당히 굴러가는 내 차! 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었죠. 하지만 그 예전부터 차보다는 집이 우선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차는 항상 나중에 사는 걸로 미뤄졌고, 차가 꼭 필요한 상황들이 많지 않았기에 그냥 마음속으로만 차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데이트할 때는 쏘카를 빌리면 됐고, 출퇴근은 지하철로도 충분했기 때문이죠.


그러다가 우리 사주의 후폭풍을 겪으면서 마음이 초연해졌다라고나 할까요. 어차피 돈을 모아봤자 집을 당장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깟 차 하나 산다고 집을 못 사겠나 싶더라고요. 뭐 대출도 몇억이 있는데 거기에 몇천 더 넣는다고 크게 달라질게 없....


그렇지만 진짜로 차가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은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운전하는 건 좋아하지만, 회사도 집 바로 앞쪽에 있고, 여자친구도 없고, 자금상황도 물론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그래서 차를 계약하고도 취소를 두, 세 번 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결국 적당한 소형 SUV를 구입했습니다. 생에 첫 차가 생긴 것이죠.

차를 사고 나서 제일 좋은 점은 언제 어디든 가고 싶은 순간에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 쏘카를 빌릴 때는 빌릴 수 있는 차가 있는지 없는지, 반납 시간은 몇 시까지인지 계속 생각했어야 해서. 뭔가 편하게 쓰는 건 어려웠던 거 같아요. (예전엔 쏘카 말고 다른 공유차 서비스를 이용하다 연장이 안되어서 빠르게 반납을 했던 경험도 있고)


그리고 활동 반경이 훨씬 더 넓어졌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산을 타러 가거나 달리기를 하러 갈 때 예전 같았으면 너무 먼 곳은 잘 안 가게 되고 그랬는데 지금은 큰 고민거리 없이 이동을 해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맘껏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날씨의 제약도 덜 받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비나 눈이 오면 되도록이면 집에 있는 걸 택했는데 요즘은 날씨와 상관없이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차를 사고 나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생각해 보면, 차가 없었다면 못했을 거 같은 것들이 많았거든요.

아침에 출근 전에 승마를 하러 갔다 오거나, 백패킹을 좀 멀리 가본다거나, 야외 골프연습장을 간다거나 하는 것들이 요. 앞으로도 차가 있어서 더 다양한 경험과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 주변에서 차를 살지 말지 고민해 본다면 중고차라도 사보라고 추천을 하고 싶어요. 물론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성향 이어야 하고, 금전적인 부담 같은 게 덜 한 상황에서 말이죠ㅎㅎ


이다음엔 집을 사게 되어서 두 번째로 잘 산 물건으로 부동산을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스스로 고립에 빠지게 두지 마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