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도플레이스 라고 하는 곳에서 하는 퇴근 개더링에 다녀왔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고민들을 얘기해 보고 다양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는데요. 개더링에서 서로의 고민들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중에 제일 많이 나왔던 고민 중 하나는 이직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이직은 다양한 현재 상황에 따라서 생각이 날 수 있기에, 제가 생각하는 게 정답은 아닐 수도 있고, 워낙 다양한 상황이 발생을 하기에 저도 제 생각을 말하기가 살짝 조심스러운 건 사실입니다만. 그래도 제 경험과 기준에서의 생각이라는 거 참고해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저는 현재까지 이직을 두 번을 해서 지금이 세 번째 직장인데요. 제가 종사하고 있는 업계 특성상 세 번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회사를 다니면서도 이직을 시도 안 해본 건 아니었지만. 최근엔 이직에 대한 생각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아니 아예 없어졌다고 해도 무방할 거 같아요.
그럼 지금 회사에서 모든 게 만족스럽냐? 그건 또 아니라고 바로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렇지만 그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못 견딜 정도는 아니거든요.
이직은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하죠. 물론 두 개를 다 가질 수 있는 회사도 물론 있겠지만, 그건 아주 극 소수의 사람만 경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세상에 모든 게 만족스러운 회사가 있을까요? 저는 그 기회비용에서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 얻는 것들이 훨씬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거라고 설명해 드릴 수는 없지만. 내가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면 지금보다 더 만족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생각을 해서 내린 결정이죠.
제 주변 지인들이 이직에 대한 고민을 물어올 때 저는 다시 물어봅니다.
지금 뭐가 제일 문젠데? 이직하면 완벽하게 해결이 될 거 같아?
이직을 고민하는 이유는 다양한 게 있을 수 있습니다. 연봉, 성장, 사람, 환경, 복지 등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데요. 현재 회사에서 어떤 것들이 아쉬워서 이직을 하려고 하는지, 새로운 회사에 가게 되면 그 문제들이 해결이 될 수 있는 것인가를 잘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직을 했는데 똑같은 문제로 다시 고생하면 그만큼 고통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연차와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서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달라지니까 모든 건 사바 사라고 생각합니다만.
대표적으로 제 주변에선 연봉과, 성장이 주된 이직 사유 중에 하나였습니다.
만약에 연봉이 문제라고 생각되면 목표한 연봉이 어느 정도인지, 내가 이직을 통해서 연봉상승을 하면 노력대비 만족할 수 있는 것인가? 를 고민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연차가 쌓이면 쌓일수록 연봉상승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이것도 케바케지만) 그럼 그 돈을 받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노력 (이력서 작성, 면접준비 등)들과 연봉상승으로 인한 내 인생의 변화를 두고 잘 비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봉이 낮은 사람은 물론 어떻게든 이직을 해서 연봉을 올리는 게 중요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연봉 상승이 내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바꿀만한 건 아니라는 걸 고민하게 될 때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처한 상황과 목표에 맞춰서 잘 선택하고, 이직을 위한 노력보다 그 에너지를 부업이나 N잡을 얻기 위한 노력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염두해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성장은 대부분의 사람이 같은 일을 어느 정도 반복하게 되면 느껴지는 욕구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졌다라고 하죠. 회사에서 하던 일이 재미가 없고, 업무에서도 도파민을 느꼈으면 하는 그런 욕심이 생겨납니다. (제 직종에 한정되는 걸 지도...) 저도 물론 그런 고민을 해서 이직한 경우도 있고, 현재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이런 고민을 들을 때마다.
"당장 이직을 하게 되면 고민이 해결된 것처럼 보이겠지, 그렇지만 언젠가 다시 같은 고민들이 반복될 거야. 그렇다고 그때마다 이직을 또 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해. 그럼 내가 진짜로 어떤 걸 원하는지, 무슨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잘 생각해 보는 게 우선인 거 같아. 현재 위치에서도 충분히 내가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회사와 누군가가 채워주길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도 잘 생각해 보면 좋을 거 같아."라는 T스러운 답변을 해주고는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정말 내가 어떤 걸 할 때 행복하고 성장하는 느낌이 드는지는 스스로 말고는 아무도 모르기에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위 두 상황 말고 여러 가지 상황으로 고통받아서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참고 인내하고 버텨라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고요.
'도망쳐서 도착한 곳엔 낙원이란 건 있을 수 없다'라는 말처럼 당장의 고통을 떨쳐내기 위한 이직이 아니라 내 인생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지, 내가 직장 생활하면서 얻고 싶은 건 뭔지를 잘 생각하고 이직을 결정해야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도 수월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섣부르게 이직했다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더 힘들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인생에서 그래도 이직은 한 번쯤 해보는 건 너무 추천드립니다. 저는 첫 회사 다닐 때만 해도 밖에 있는 다른 회사도 다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직해 보니 너무나도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느꼈거든요. 물론 잘 다니고 있는 회사를 굳이 이직을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좀 더 시야를 넓히는 여행의 방식 중 하나가 이직이라고 생각도 하거든요.
이직을 고민하고, 준비하시고, 앞두고 있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