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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승규 Apr 18. 2016

참새와 상어 이야기

- 믿음의 짝꿍 -

「똑똑하지만 여린 참새
강인하지만 바다밖에 모르던 상어의 이야기」


(상어) 바다에서만 살았어 내가 보고 알아왔던 모든 친구들도 다 바다밖에 몰라.

근데 여기서 나는 너무 강해 재미가 없어

난 재밌는게 좋으니 해안가로 올라가 볼래.


그래서 어느 날 (사실 속은 여리지만) 무서운 상어친구가 해안가로 올라와봤어요.

그리고 편히 햇살을 받으며 쉬고 있었죠.


때마침 또 이곳저곳 기웃거리기 좋아하는 참새는 겁이 없는지 상어에게 다가갔어요.


(참새) 하이파이브하자 상어야.


(상어) 뭐지????

이 쪼그만 게 내가 무섭지 않나


(상어) 참새야 난 바다에 수많은 사냥꾼들로 구성된 상어 라인도 있어

이래도 안 무서워? 다들 나를 쳐다보고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알고 있니


(참새) 상어 라인이 있다고? 완전 최고다.

그 친구들은 왜 상어 라인이 된 거야?


(상어) 뭐??


(참새) 왜왜왜???


(상어) 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내가 상어라서 따르는 걸까

아니면 내가 나라서 따르는 걸까

몰라 나도 잘!


(참새) 당연히 너라서 따르는 거 아닐까

나도 상어라서 친구가 되고 싶은 게 아니야.

너라서 친구가 되고 싶은 거야.


(참새) 앞으로 서로 바닷속을 헤엄치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지내더라도

가끔 우리 해안가에서 만나서 재밌게 놀자!


(참새) 그리고 우리가 가진 서로 다른 강점들을

서로에게 전달해주자.

우린 '최고의 짝꿍'이라고 생각해!


(상어) 음.. 그래 좋아.


(참새) 상어야 세상엔 다양한 게 정말 정말 많아!

이 모든 걸 다 알려줄 순 없어.

그리고 너를 현명한 상어로 만들어줄 수도 없어.


(참새) 하지만 현명해지는 방법을 알고자 하는

마음은 갖게 해 줄 수 있어.


(상어) 그 정도면 충분해

(난 뭘 해줄 수 있지...?)

좋아 그럼 난 힘들고 외로워도 진실된 웃음을

잃지 않는 법을 알려줄게.


(참새) 우와 좋아 좋아 배워볼래!!

어떻게 하면 진실되게 웃을 수 있는 건데?

슬프건 슬픈 건데? 그러면 눈물이 나온단 말이야


(상어) 참새야 상처가 나고 아플수록 더 크게 웃어

더 많이 웃어

그럼 진짜로 많이 아프지만은 않더라

그럼 즐거워도 웃고 상처가 나도 웃게 돼


(상어) 진짜야 참새야

내가 이런 각박한 바닷속에서 살아가지만

인상 쓰고 찡그린 모습 본적 있어?


음 그러니까 한마디로


"행복하니까 미소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미소 짓기에 행복한 거야"


알겠지?


(참새) 응!! 알겠어 상어야.


그 이후로 틈만 나면 참새와 상어는 해안가에서

만나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어요.


참새는 상어에게 항상 구체적으로 알려줬어요.


하지만 상어는 그렇지 않았어요.

아니 못했던지도 모르죠.


매번 참새와 함께하는 시간에

그냥 진실되게 바라보며 웃어주었죠.


하지만 참새는 상어의 웃음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았을 거예요.

작지만 누구보다 지혜로운 친구니까요.


그렇게 몇 년이 지나

이제 다시 참새와 상어는

새로운 여행을 해보려고 해요.

더 깊은 곳까지 헤엄치려 하고

더 먼 곳까지 날아보려 해요.


이제는 옆에서 참새를 울리는 녀석들을

혼내 줄 순 없지만 걱정하지 않아요.


참새가 안 울거라고 생각해서

걱정되지 않는 게 아니에요.


울어도 다시 밝게 웃을 수 있을걸 알아서

걱정하지 않아요.


참새는 상어의 강인한 마음을

배워가서 더 넓은 세상을 여행하며

춥고 외롭고 힘들어도 씩씩하게 날 수 있게 되었어요.


상어는 다시금 냉혹한 바다로 향하게 됐지만 이제는 강한 이빨이 아닌

따스함과 현명함으로 바다를 헤쳐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참새야 네가 소중한 이 공간을 선물로 줬으니 나는 이 글을 선물해줄게.


행복하니까 미소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미소 짓기에 행복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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