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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승규 Apr 04. 2016

시애틀의 기억 #01

- 나에게 여행이란

나의 여행은 확실한 컨셉이 있다.

어떤 유명한 명소를 가고싶다기보다

그곳에 '사람'들을 느끼고 싶다.

그곳의 '삶'을 느끼고 싶다.


처음가보는 그곳의 유명한 명소와 관광지,

식당 등을 둘러보면서 느낄 수 있는 것들보다

사람들의 삶 하나하나가 더 의미있지않을까


그래서 처음으로 가본 미국여행에서

여러 지역들을 돌아다니진 않았지만,

어쩌면 못한것일지도 모르지만 

워싱턴주라는 곳에서 70일간 진득하게 살아보며 그곳의 사람들을 느끼고

진짜 삶을 공유할 수 있었던 시간이 너무나

값진 경험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


보통의 여행후기들이 각 지역별로

혹은 날짜별로 챕터를 나누어 쓰는것 같은데

나의 여행기는 크게 보면 한 지역이고

날짜로 나누기에도 70일은 너무 길기에

재밌는 에피소드별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친해지길바래'라고 쓰고    '살아오길바래'라 읽는다.


미국에 사시는 고모의 초대로 시작된 미국여행

그곳에서 나는 고모댁에서 지내고 있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날

고모가 부르셨다.

"승규. 다음주 4박5일로 교회캠프를 다녀오렴"

뜬금없이 캠프를 다녀오라고 하신다.

그것도 중.고등부 캠프(수련회)를 말이다.


그간 몇번 교회를 따라갔기에 몇몇 친구들의 얼굴을 아는 정도뿐

잘 알지도 못하고 친하지도 않고 더욱이

내 영어실력이 유창한 편도 아닌데..

말도 잘 안통하는 수십명의 무리속에서 4박5일을 지내다와야 하는 상황인것이다.


적응력과 친화력에 자신이 있었지만

이건 좀 난이도가 높은게 아닌가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나는

단번에 'OK 가겠다' 라고 말했다.


자신이 있기에 가겠다고 한게 아니다.

뭔가 가끔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지않나?


운동경기의 종목에서는 기록을

학문적인 시험이라면은 점수를


좀 생소하지만 그곳에서 나는 나의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적응력,친화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나는 어디로 가야하오


그러나 실상은 친화력 미션 정도가 아니었다.

이건 마치 생존 미션!


매 끼니마다 장문의 영어성경 구절을 암기해야

식권을 나눠준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나에게 성경구절은 굉장히 낯선 무엇이었다.

그 짧은 시간마다 한글로 외우라고해도 힘들텐데

영어로 외우라고?

심지어 정해진 팀원 중 한명이라도 암기가 안되있으면 팀 전체가 금식을 해야된다고?


이곳에 금식수련을 온 게 아니기에 무조건 외워서 식권을 얻고 싶었고 가뜩이나 아직 날 경계하는

이 친구들이 나 때문에 식사시간을 갖지못하면 더 다가가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에 목숨걸고 외웠다.


'짜여진 각 프로그램들 사이사이에 틈틈히 외우자!'

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캠프에 도착해서 식사공지를 듣고, 숙소에 짐을 풀고 조별로 프로그램을 위한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프로그램들을 진행해가면서 틈틈히

'밥'(=생존)을 위한 성경암기 계획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늘에서 날라다니다 내려와서

영어문장을 외우라고?

그건 무리다.

아니 그것보다 왜 미국은 교회수련회에서

번지점프를 시키는거야!!

WARNING..




다음편에서 남은 캠프이야기

'만년설'의 마운틴 레이니어(Mt. Rainier)

에피소드를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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