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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비즈니스 모임 AI발표

AI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

by 생각쏟기

지난주에 한중일 비즈니스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한 달 전에 한국인발표자 자격으로 인공지능과 관련한 발표를 부탁받았었죠.

차일피일 미루다 막상 발표하기 며칠 전에야 발표자료를 정리했습니다. 미리미리 준비한다고 마음을 잡는데 항상 이런 식이네요.


모임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의 발표자들이 한 분씩 나오셔서 15분 정도의 짧은 발표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엔 인공지능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했는데, 모임에 참석하면서 최근 중국에서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모임에 오신 분들은 대부분 중국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많은 분들이 일본에서 유학을 했던 분들이더군요. 그리고 일본분들이 꽤 많이 계셨고, 순수 한국인들을 몇 분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아무리 작은 모임이라도 한국을 대표해야 하고 적어도 너무 형편없는 내용이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서 많은 내용을 이야기 하진 못해 준비과정부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중국어로 발표를 하는지라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모처럼 발표 대사까지도 준비했었죠. 일본 분처럼 통역을 쓰면 좋겠지만 오히려 그게 더 시간을 잡아먹기에 부족하지만 직접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는 준비한 중국어 대사들이 잘 생각이 안나더군요.

그래서 그냥 청중들을 쳐다보면서 생각나는 대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론 오히려 그게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때그때 제 발표에 고개를 끄덕이며 리액션을 해주시는 분들이 보였습니다. 그런 모습들이 발표에 흥을 돋게 해 주더군요. 앞서 발표한 중국분은 국방대학원 교수출신이시라던데, 조금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셨고. 뒤이어 발표한 일본 분은 조금 규모가 있는 IT디자인 회사로서 본인 회사의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회사 광고성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제가 발표한 'AI와 공간마케팅'이란 주제가 흥미를 더 끌었던 거 같네요.



필립 코틀러가 최근 '마케팅 6.0'이란 개념으로 책을 내었습니다.

AI의 적용을 넘어서는 피지털 Phygital (Physical+Digital)이란 개념으로 감성기반의 몰입경험을 전달하는 마케팅의 필요성을 역설했죠. 궁극적으로는 메타버스라 불리는 공간의 확장과 이를 연결하는 기술적 환경을 통해 고객에게 맞춤형 몰입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이런 개념들을 연동시켜서 두 개의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하나는 '공간이 확장되는 시대', 그리고 또 하나는 '인식의 확장'이라는 내용이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AI는 공간의 개념과 이를 설계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고객들은 이러한 가치변화 속에서 새로운 인식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변화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연구하고 대응해야만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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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보다도 모임을 통해서 중국인들의 최근 DeepSeek의 관심이 폭발적이란 체감을 했습니다.

저도 이에 대해 몇 마디 하긴 했는데요, 제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몇 년 전에 나온 ChatGPT가 중국 내에서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중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우회통로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기에 사용하는 인원은 한시적이었고 이런저런 잡다한 인공지능 앱들이 난무하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DeepSeek가 나오면서 ChatGPT에 대응할만한 툴을 손에 쥐게 된 거죠.


지금 중국의 SNS에는 DeepSeek의 활용법에 대한 수많은 내용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 많은 인구가 이제 재미있는 툴을 하나 발견했으니 난리도 아니겠죠.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이걸 그냥 그렇구나 하고 쳐다볼 문제만은 아닌 듯싶습니다.


과거 중국이 개혁개방을 하면서 서방이 이뤘던 수많은 기술과 발전을 단기간에 이끌어 냈죠.

그 과정 속에서 참으로 기발한 방식으로의 접근을 보기도 했습니다. 전 이를 일종의 해킹(hacking)이라고 표현하려고 합니다, 가끔 영상들을 보면 도구의 원래 용도 외에 다른 용도를 발견해서 사용하는 것을 해킹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인들에 의한 DeepSeek의 해킹이 이뤄졌을 때 과연 어떤 현상들이 벌어질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의외로 이런 부분에서의 중국인들의 역량이 매우 높다는 판단을 하거든요.


이제 인공지능은 그 원리가 어떻고 역사가 어떻고 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시기는 지난 듯싶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 일상과 비즈니스에 어떻게 플러그인 하는가가 중요한 문제겠죠. 결국 어떤 활용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는가가 지금 이 시기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앳된 중국학생이 영어교과서를 DeepSeek를 활용해 100배 이상의 학습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아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는 감탄이 나오더군요. 그것이 초보적이든 전문적이든 수많은 이들이 활용을 하고 자기만의 이용방법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제 이런 환경들을 통해서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서게 되겠죠.


과거 그랬듯이 모든 툴들은 사용자의 편리를 향해 진화되었습니다.

코딩을 몰라도 앱의 사용방법이 익숙지 못해도 점차 편리한 이용방식으로 바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중요한 개념은 '어디에, 무엇을 위해, 왜 사용할 것인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이 필요한 시기죠.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점차 소스가 늘어나고 있으니깐요.


인공지능의 기능이 무엇인지,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고 자기 영역에서의 해킹을 시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색다른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거죠. 인공지능을 두려워하고 거리를 두게 되면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자신의 일상에서부터 인간관계 또는 비즈니스등 많은 부분에서 접하고 이용을 해봐야 합니다.


DeepSeek가 가져오는 변화는 바로 이런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 올해가 중국인들에게는 AI의 원년이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발표 마지막에 했는데요, 많은 현장의 중국 청중들이 공감을 해주셨습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지?

고민이 늦어지면 안 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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