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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글이 안 써지는 요즘

마음공부를 해볼까?

by 생각쏟기

브런치엔 작가의 서랍이란 게 있는데, 쓰기 시작하던 문장이나 마무리 못한 글들이 이곳에 쌓여있습니다.

점차 마무리 못 짓는 글들이 더해지는데 서랍을 열어보면 횡설수설하는 문장들만 보여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요즘 개인적인 신변의 변화로 인해서 마음잡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뭐 그렇다고 생명이나 수명에 영향을 주는 일은 아니라 애써 쿨하게 넘기려고 노력 중입니다.


우리의 정신작용에는 마음생각이 있다고 합니다.

이 둘은 어떻게 다를까요? 막상 다르다고 전제를 깔아놓으니 더 어려워집니다. 구분을 안해봤으니깐요.

근데 불교에서는 느낌과 감정적인 것을 마음이라고 하고, 이성적이고 사유적인 것을 생각이라고 합니다. AI가 나오면서 인간의 의식이니 마음이니 하는 논쟁들이 벌어지곤 하는데, 별생각 없이 살던 우리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듯싶습니다.


오랜만에 조깅을 조금 하고 흘리는 땀을 식힐 겸 앉아서 명상 비슷한 것을 하면서 떠올려봤습니다.

마음과 생각은 뭐가 다를까?


마음은 몸의 감각기관에서 작용하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외부의 어떤 접촉에 의해서 몸의 감각기관이 작용되는 거죠. 그래서 즉흥적이고 이를 느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은 생각해서 아픈 게 아니라 그냥 바로 느껴지는 거죠. '좋고, 싫고'하는 감정들은 바로 마음입니다. 그러하기에 마음은 무의식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생각으로 아무리 좋다고 하려고 해도 싫은 건 싫은 게 되는 거죠.


그에 반해서 생각은 머리에서 이뤄지는 정신작용 입니다.

무엇을 떠올리면서 맥락을 이어서 생각의 생각을 낳습니다. 거기에 잘못 몰입되면 우울증이 오기도 합니다. 너무 깊은 생각의 고리들로 인해서 비효율적이고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거죠. 하지만, 생각의 기술을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생각은 어느 정도의 학습이 필요할 듯싶네요.


어쩌면 '철학'이라는 학문이 이런 생각의 기술을 알려주는 학문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생각의 고수들의 생각방법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스승을 잘 만날 수 있다면 불교의 '화두'같은 문답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도 합니다.


마음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더군요.

마음을 통제하지 못하면, 그것이 즉각 일어나기에 바로 행동으로 옮겨지고 사고가 터집니다. 그래서 '마음공부'가 필요합니다. 수행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에 일어나는 현상들을 알아차리라는 이야기죠. 처음엔 어렵지만 노력하면 된다고 합니다.


근데, 전 이게 안되어서 지금 이런 상황에 닥쳤나 봅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이 말들을 다시금 곱씹으면서 스스로를 다스리는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글을 쓰려해도 잘 안 써지는 것은,

한참을 긁적이다가 마무리를 못 짓는 것은,

아직 제 마음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여기까진 알겠는데, 마음을 잡기위해서 무언가를 행하는 것이 참 어렵죠.

"3살 먹은 아이도 알지만, 80 먹은 노인도 행하긴 어렵다."라고 합니다.

유튜브엔 세상의 모든 답들이 다 있는 거 같은데,

행하여 습득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만 쳐다보면서 뭐라도 될 거 같은 착각은 얼른 버리는 것이 맞을 듯싶습니다.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게 머리 좋은 사람들이 훨씬 유리한 거 아닐까? '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바로 생각 즉 사고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마음을 제어하고 나의 반응들을 순간순간 알아차리고 그런 속에서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나 봅니다. 아마도 머리로만 이해할 수 없는 몸으로 느껴야 하는 거겠죠.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이 나라 정치판에서 똑똑하다고 설치던 사람들의 한심한 작태들이 이해가 갑니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평등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투자공부를 열심히 해도 결국 자기 성격에 매몰되어 실패하듯이, 무엇을 하든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해하는 것이 먼저인 듯싶습니다.


글이 잘 안 써지는 요즘.

두서없이 떠오르는 생각들을 담아보면서 다시 엔진을 돌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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