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위의 작은 마을
어느 중국 작은 마을의 다리활용방법
다리는 '건너는 공간'입니다.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해서 건너가는... 이동을 위한 행위가 이뤄지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이를 전혀 다르게 활용하는 예들이 있어 모아봤습니다.
한번 저와 함께 둘러보시죠.
중국 涪陵의 '다리 위 마을'중국 중경에서 약 60킬로미터 떨어진 涪陵 fuling이라는 지역에는 다리 위에 있는 독특한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涪陵桥上红酒小镇' 푸링지역의 다리 위의 와인 마을이라고 하는데, 지역사람들은 '涪陵洋人街' 서양인거리라고도 부른다네요.
실제 사람이 거주하지는 않고, 상업용 공간으로 관광지로 활용을 하는 모양입니다.
다리 위에 위태롭게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엄연한 3A급의 상업 관광지(중국은 관광지에 등급을 매기고 있음, 가장 높은 등급이 5A)입니다. 400미터 길이의 다리에 서양식과 중국식 건축물들이 혼란스럽게 얽혀 있지만, 나름 독특한 느낌과 함께 '다리 위의 마을'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관광객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열차가 지나다니던 다리였고, 철거대상인 다리를 이렇게 활용하고 있다는데, 안전상의 문제만 없다면 정말 괜찮은 마케팅이란 생각이 듭니다. 화제성을 만든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죠.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중국인들만 오고, 입장료도 따로 없다고 합니다.
점차 이곳이 어느 정도 유명세를 가지면서, 주변의 볼거리와 놀거리를 위한 공간들이 확장되고 있음을 다양한 이미지들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모습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참고할 자료링크를 걸어놓습니다.
(총 8분짜리 영상으로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꼼꼼히 보시기를...)
다리 위에 상업공간을 지어서 관광지로 개발하니, 참 독특하고 기발하다...라는 생각에 멈춰서는 안 됩니다.
자세히 보니, 조금은 지저분하고 딱히 보러 갈 맘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곳이 중경이라는 도시에서 한참이 떨어진 곳으로, 대도시의 관점에서 보면 아직 개발이 안된 낙후된 농촌지역이라는 관점에서 생각을 해야 합니다. 고도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내면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지역 간의 편차도 심하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모으고 발전을 해야 하기에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내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행정구역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키피이 아 참고)
성급 행정구 / 省级行政区(1급 행정구, 33개) - 직할시, 성, 자치구, 특별행정구
지급행정구 / 地级行政区(2급 행정구, 334개) - 부성급성시(副省级城市), 지급 시, 자치주, 지구, 맹
현급행정구 / 县级行政区(3급 행정구, 2852개) - 현급시, 현, 자치현, 시할구(市辖区), 기, 자치기, 민족구, 특구
향급행정구 / 乡级行政区(4급 행정구, 40466개) - 진, 향, 민족향, 현할구(县辖区), 가도, 소목, 민족소목, 虚拟镇
촌급행정구 村级行政区(5급 행정구, 704,386개) - 촌민위원회(촌민소조, 촌, 嘎查), 사구거위원회(사구社区, 거민구居民区)
땅이 넓다 보니 행정구도 정말 많긴 하네요. 보통 향급행정구 이상에서 개발 사업들이 진행되곤 합니다. 촌급단위에서 제가 참여한 일은 아직 없습니다.
중국의 이런 '대담한 시도'를
중국만의 또 '중국 했네...'라는 관점으로만 볼까요?
실은 오래전에 서양에서도 다리 공간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던 시도는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베키오 다리 (Ponte Vecchio)' @위키피디아이탈리아 피렌체에는 동서로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이 있는데 이곳에는 '베키오 다리'가 있습니다. 로마시대 때 목재다리로 시작해서 한번 유실되었다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이 다리의 건물들도 역시 다양한 용도의 시장으로 기능을 하다가 현재는 귀금속 상점으로 대체되었다고 합니다.
다리가 건물을 품고 있는 사례로 그 외에도 이탈리아 '풀트니 교(영문:Pulteney Bridge)'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다리 위에 상가를 품고 있는 건물은 몇 개 없다고 하니 한 번쯤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네요.
이번엔 다시 중국의 과거로 가보겠습니다.
이런 서양의 건물 외에도 동양의 다리도 건축물을 품고 있는 형상들이 있죠.
바로 중국의 '风雨桥 fengyuqiao'라는 다리입니다.
중국 전통 다리인 '风雨桥 풍우교'주로 중국 구이저우 성 쪽의 소수민족 거주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다리형태입니다. 소수민족인 '侗族동족'의 전통건축양식이기도 합니다.
중국 소수민족 동족의 풍우교의 구조와 완공모습앞서 설명한 다리 위의 작은 마을을 만든 모습이 일반 분들에게는 황당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실제 중국에서도 비웃는 댓글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마냥 얼토당토 하진 않는다는 생각에 자료를 더 올려봅니다.
다리 하나의 공사비는 대지에서 일반 빌딩을 올리는 것보다 훨씬 많이 드는데, 그러한 구조물에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현재의 여러 요인들에 비춰 매력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물론 안전과 효용성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야겠지만요.)
실제 건축계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건축가 뱅상 칼보의 The 5 Farmig Bridges
농업을 자족 기능으로 갖춘 다리 위 신도시의 개념.
해방된 이라크의 재건 사업의 설계경기에서 3등 당선작. 이 프로젝트에서는 5개의 3D프린터로 하루 30채가량의 집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함.
PONT9 by Malka Architecture
프랑스 건축가 스테판 말카의 유목민 소도시의 개념프로젝트.
교량에 주거 및 사무실공간을 포함한 개념으로 점차 줄어든 토지를 활용하기 위한 개념을 제시.
이 외에도 수많은 다리와 관련된 건축적 상상과 함께, 이를 실제로 짓는 건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다음은 중국에서 실제로 지어진 교량형태의 지역 미술관 프로젝트입니다. 초기 콘셉트부터 앞에서 설명한 중국의 풍우교의 개념을 적용한 건물로 실제 다리의 기능과 미술관의 기능을 결합한 독특한 형태를 갖고 있죠.
중국 지서우 아트 뮤지엄관련자료는 아래 사이트 링크자료를 더 보시길 바랍니다.
중국에는 정말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것들이 현대적이지도 깔끔하고 세련되진 않더라도, 그 형태적 시도들은 배울 점들이 많이 있죠. 더불어 많은 건축가들이 시도하는 개념들도 과거의 누군가가 언젠가 고민했던 내용들과 다르지 않을 수도 있죠.
'창의력'은 새로운 시도라기보다는 '생각의 연결'입니다.
철거를 위한 다리공간을 관광지로 개발한 건축가 또는 디벨로퍼의 아이디어엔 아마도 이런 다양한 생각들이 담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한 가지 더!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중국의 예시 하나를 더 넣어봅니다.
成都九眼桥和安顺廊桥청두에 있는 九眼桥和安顺廊桥이라는 중식당입니다.
약 100여 미터의 거리에 다리폭은 23미터입니다. 전체 2377제곱미터의 면적을 갖는 다리 위의 식당.
청두에 들리게 되시면 한번 들려보심이 어떨지요?
(참고: 청도와 청두를 헷갈리시는 분들이 좀 있는데, 청도는 맥주로 유명한 青岛, 청두는 쓰촨 성의 成都입니다. 판다의 고향이죠. ^^)
진짜 글 마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