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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쏟기 Sep 12. 2023

상하이 민물털게 드셔보셨나요?

상하이 따자시에 제대로 먹는 법

상하이 따자시에 上海大闸蟹 (shanghai da jia xie)
: 상하이와 주변의 민물에서 나는 털게를 말함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는 가을철이 오면서 생각나는 음식 중에 민물털게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민물게를 먹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여기는 강을 비롯한 호수가 많아서 민물 생선들을 자주 접하게 되죠. 


오늘은 상하이 털게에 대해 포스팅을 해봅니다.

따자시에, 보통 이렇게 줄에 묶여서 나옴

털게는 집게발에 털이 달려있어서 부르는 말이고, 암놈(母螃蟹)과 수놈(公螃蟹)을 먹는 시기가 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암놈은 9월부터, 수놈은 10월 정도에 먹어야 제 맛을 본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외국인들이나 어떤 분들은 먹는 번거로움과 식탁에서 입으로 발라먹는 게 깔끔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그런지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한 번 제대로 맛을 본 사람들은 자주 즐기게 됩니다.


일반적인 요리법은 시장에서 털게를 사 와서 (제철 때에는 소매점 곳곳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흐르는 물에 묶인 채로 깨끗이 씻은 후, 찜통에 넣고 25~30분가량을 쪄서 중국의 醋(cu추, 중국음식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초, 간장같이 생긴 식초)에 찍어서 먹습니다. 


보통 암놈과 수놈을 세트로 팔고 드실 때도 그렇게 두 마리를 드시는 게 일반적이지만, 많이 드시는 분들은 뭐.... 단백질이 매우 높아서 적당량을 드시는 게 좋습니다. 곁들이는 술로는 중국의 황주黄酒가 잘 어울리죠.  

잘 꾸며진 식당에서는 꽤 든실한 놈 한 마리당 200~400위안 또는 더 비싸기도 하기에 식당에서 먹기엔 좀 부담스럽습니다. 한 마리당 3~6만원 정도라면 굉장히 비싼가격이죠. 이에 비해서 시장가는 훨씬 저렴하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정말 물가가 많이 오른 거 같네요. 방금 검색을 해보니 마리당 대략 35위안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크기와 산지에 따라 그리고 시기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털게는 많은 지역에서 나오긴 하지만 상해 인근의 소주지역 阳澄湖(양청후 yangchenghu, 호수 이름) 털게를 최고로 쳐줍니다. 매년 제철이 되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지역이죠. 이 지역의 게가 유명하다 보니 다른 곳에서 나온 게를 여기 호수에 잠시 넣어놨다가 여기서 나온 거라고 우기며 파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전 아직까지 맛의 차이를 그렇게 느끼지는 못해서 그리 따지지 않고 주는 데로 먹고 있습니다.  


어쨌든 전 다년간 많이 시식을 해본 터라, 털게를 먹을 때 먹는 방법이라든가 식용을 금하는 부위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언급을 해보겠습니다. 중국에 계시는 많은 한국분들도 중국의 문화를 몸으로 직접 체득하기가 쉽지 않아서 깊숙한 중국의 이야기들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은데, 털게의 시식 부분도 그중의 하나인 것 같아 좀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민물털게 해부도, 각 부위와 명칭


털게 시식 시 주의사항

1. 게는 바로 쪄서 먹고,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

다 먹지 못하면 나머지는 깨끗하고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야 하며, 먹을 때는 반드시 냄비에 다시 넣고 완전히 익혀야 합니다. 절대로 죽은 게는 요리 안 하는 게 좋은데요, 이유는 단백질이 매우 높아서 쉽게 상한다고 하네요. 

2. 먹지 말아야 할 부분은 제대로 제거한다.

게를 먹을 때는 뚜껑을 연 후 4가지 제거에 주의해야 하는데, 게의 위를 제거하는 것, 즉 게의 뚜껑 안에 있는 삼각형의 작은 뼈 주머니를 먼저 먹고 작은 숟가락을 사용하여 가운데 있는 게의 위를 떠내고 겉에 싸인 게알을 가볍게 빨아들인다.

중간에 있는 삼각뿔 모양의 게의 위를 빨지 않도록 주의하고, 안에 있는 모래는 버려야 하며, 게의 뚜껑을 다 먹고 나면 먼저 가위로 여분의 게 발과 입을 잘라내고, 숟가락 손잡이를 사용하여 게의 가운데를 골라내면 게의 심장 부분은 버려야 합니다. 게의 위부터 배꼽까지 이어지는 검은 실인 게 내장과, 게의 복부에서 눈썹처럼 자라는 부드러운 두 줄의 게 아가미는 제거해야 합니다. (아래이미지 참고)

3. 찻물과 함께 먹지 마라

게를 먹을 때와 게를 먹은 후 1시간 동안은 차를 마시지 않는다. 끓은 물은 위산을 희석시키기 때문에 차는 게의 특정 성분을 응고시켜 소화 흡수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4.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적게 먹어라

게살은 성질이 차며 비장과 위장이 허한 사람은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5. 게를 먹은 후에는 차를 마시지 마라.

차는 게살의 특정 성분을 응고시켜 소화 흡수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게를 먹을 때와 게를 먹은 후 1시간 이내에 차를 마시지 마십시오.

(출처: 중국 포털사이트 번역)

민물털게 식용 시 먹지 말아야 할 부분

민물털게를 먹을 때 특히나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윗 이미지의 마지막 부분인 게 심장蟹心이라고 불리는 부분입니다.

육각형 모양의 심장


위에 검은 부분으로 덮여 있는 건데 보통 손으로 양쪽을 두 동강을 내면 안에 6 각형 모양의 얇은 덩어리가 나옵니다. 중국 한의학에서는 이 부분은 찬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먹지 않은 것이 좋다고 하네요.   

암놈과 수놈의 구분법사진설명:민물 털게 암수 구분, 왼쪽이 암게, 오른쪽이 수게)

털게는 앞서 말한 대로 암놈과 수놈이 다른데 게를 뒤집어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암놈은 배가 둥글게 생겼고, 수놈은 약간 세모식으로 뾰쪽하게 모양이 형성되어 있죠. 뭐.... 인간의 그것을 연상하면 바로 구분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서 뚜껑을 열어보면 암놈은 빨간 알이 들어차 있고, 수놈은 하얀 끈적한듯한 고체덩어리(정소)가 보입니다. 모두 다 식용이 되는 거고 전 개인적으로는 암놈의 알이 더 맛있더군요.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털게를 전문적으로 묶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참 대단하더군요. 살아있는 게를 단번에 저렇게 묶어서 포장(?)을 하니깐요.


근데... 왜 묶을까요?

전에 묶음이 풀려서 탈출(?) 한 한 마리를 따로 찾아서 보관했다가 특별히 한 마리만 요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유심히 변화를 살펴봤는데... 인간이 좀 잔인한 감이 있기도 하다는... 뭐 그런 느낌을 조금 받았습니다.

그때 발견한 것은, 점차 자신의 육체가 뜨거워지자 바로 자기 다리를 떨어뜨려버리더군요. 게는 특성상 어떤 위기가 있을 때 다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그런 습성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이탈을 막고자 하는 이유도 있고, 또 한 가지는 움직이지 못하게 해서 격렬한 운동(?)을 통해 살이 빠지지 않게 하려는 그런 이유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때요... 잔인하죠?


살아있는 생물을 바로 찜통에 넣어서 요리를 한다는 것이... 이 때문에 서양에서는 산채 요리를 못하게 하는 그런 법안도 있다고 하더군요. 글쎄요... 우리의 생태계가 그렇게 생겨먹었는데, 무엇을 위해 그런 조치까지 취해야 하는지, 전 아직 이해 못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갑각류는 아스타산틴이라는 색소로 인해 열을 받았을 때 붉은색으로 변한답니다.

적정한 20~30분 정도 충분히 익혀 드시길 바랍니다. 


민물털게 요리과정


중국 타오바오에 가면 털게를 먹기 위한 전문 도구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가 안 좋거나 아이들한테 먹일 때 좀 수월하게 해체를 하기 위함이죠. 


솔직히 게 하나 먹는 게 쉽지 않습니다. 구조를 좀 알아야 살을 어떻게 발라 먹는지 알 수 있죠. 딱딱한 껍질 잘 못 깨물었다가 이가 나갈 수도 있고요. 참 쉽지 않은 음식입니다. 그러함에도 그 별미에 사람들은 매년 그렇게 찾아대니 상해 쪽으로 오시는 분들이라면 가을 별미인 이 민물털게를 꼭 한번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누가 이렇게 해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중국에는 대신 옆에 앉아서 해체를 해주는 알바도 있다고 하네요.ㅎㅎㅎ)


해체된 민물털게와 공구: 타오바오에서 약 100위안대에 판매 중



아래는 2018년도의 기사이지만 보충 설명들이 있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 올려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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