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의 새로운 시도
늦은 귀가에 꼭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브런치에 들어왔습니다.
오늘 아주 특별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저를 아시는 분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 곁에서 북돋아주고 격려해 주고 이야기를 들어주셨던 지인분들을 모시는 자리였습니다. 총 16분을 모셨는데, 사전에 초청장을 돌렸었죠. 다행히도 초청장을 드린 분들은 100% 참여를 해주셔서 제가 무척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우리는 참 많은 모임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예전에 제가 굉장히 의미 있게 읽었던 책중에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모임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모임이 우리 삶에 주는 의미, 그리고 모임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우리의 일상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상하이에 살면서 교민분들과의 교류, 또는 중국분들과의 여러 모임을 하면서 모임이 어떠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조금씩 하기 시작한 거 같네요. 어쩌면 우리는 모임을 통해서 사회에 참여하고 동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만큼이나 모임은 우리의 삶 속에서 작거나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죠.
오늘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은 제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었습니다.
1여 년의 시간 동안 제가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특별히 맘고생을 좀 많이 했던 시기였는데요, 이 시기에 제게 위안이 되고 격려를 해주신 분들을 모신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서로 아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혀 모르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오로지 저란 사람을 잘 아시는 분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 모인 거죠.
하지만, 전 나름대로 이 분들이 같이 계셔도 어색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역시나 제 믿음 이상의 분위기였습니다.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도 이런 모임은 참 생소하고 멋지다는 이야기들을 해주셨습니다.
이런 말씀들을 듣다 보니 나름 저의 목적성에는 다다르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생소한 모임, 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모임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그 메시지는 공감하고 느낄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몇 분은 이런 모임을 자신도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살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제 나름대로의 생각은 '나는 나와 가까운 곳에서 관계 맺는 이들의 교집합이다.'라는 정의를 내리고 싶습니다. 타인을 통해서 나를 규정하는 관계론적인 사고라고 볼 수 있겠죠. 정말 그렇지 않을까요?
나는 결국 나와 이 세상에서 이 시기에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서 서로 소통하는 이들의 교집합이란 생각입니다. 저의 이 생각이 오늘 모임에서도 잘 드러났고, 만족하는 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처음 만남이라 서로 어색할 수 있지만, 또 저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연결되고 나중에는 공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결혼할 때 지인분들을 모시고 이벤트를 하곤 참 오랜 시간 동안 이벤트라는 걸 해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와이프와 행정상의 결별을 하면서 어쩌면 결혼할 때처럼 지인분들을 모시고 과거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작을 해보는 것이 의미 있다는 생각을 했고, 오늘 실행을 해봤습니다.
역시나 하길 잘한 거 같고요.
상하이라는 타지에서 비슷한 환경에서의 삶이 더욱 깊은 연대를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말로 오늘 참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2026년 새로운 한 해는 더욱더 끈끈한 관계를 잇고 싶습니다.
나름 성공적인 모임을 마치면서,
이 느낌을 남기고자 몇 글자 써봅니다.
2026년 모두들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