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의 변화와 여러 상념들
세상은 늘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빠르다는 관점이 주관적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상황이나 지구촌으로 보나 이 말에는 쉽게 부정하진 못할 듯싶습니다.
며칠 전의 그러니깐 2025년 작년, 제게 많은 화두가 되었던 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무상 고 무아'라는 개념이었습니다. '무상'이란 즉 고정된 것은 없다는 큰 가르침이죠.
영원한 것이 없듯이, 우리는 끝없는 변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어 세상에 돌진하고 싶어 지지만, 나이가 들어 세상에 익숙하게 되면 어느샌가 시간이 멈춰주길 바라기도 합니다. 없는 사람은 변화를 바라고, 있는 사람은 변화를 거부하죠. 그렇게 자신의 마음이 변하고 달라지지만, 그걸 깨닫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제저녁에 재외동포청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방문에 맞춰서 개최한 행사더군요. 많은 분들이 혹시나 대통령께서 참여하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어제가 북경일정을 마치고 상하이로 오는 날이었거든요. 대통령이 참여하진 않았지만, 재외동포청장님께서 끝까지 행사를 같이 하셨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표면적으론 밝아지고 있습니다.
사스와 사드 그리고 코로나까지 큰 사건들을 겪으면서 한중관계는 물결치듯 휩쓸려 표류했습니다. 그 사이에 중국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그때마다 숨죽이면서 사태를 지켜보곤 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겪었었기에 최근 중일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들은 심경을 복잡하게 합니다. 각종 행사의 일방적인 취소, 중일 항공편의 대대적인 축소... 일본인들은 당분간 중국생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겠네요. 표면으로 명확히 드러나진 않지만, 생활상의 온도에서 느껴지는 불안함과 불편함이 있을 것입니다. 반사이익을 얻을 거라고 좋아할 수는 있지만, 우리도 겪었었기에 마냥 좋아할 수는 없죠.
남의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참 쉽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눈치를 보고 살아가야 하는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으니깐요.
그러하기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이곳에 삶의 터전을 잡고 있는 교민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행보라고 보게 됩니다. 행사에 참여한 많은 분들이 그러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더군요.
하지만 중국에 오랜 시간을 살아보니, 이런 변화들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계는 좋았다 나빴다 하는 흐름을 계속 탔기 때문이죠. 이러하기에 변화를 타고 자신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처세술도 필요하겠지만,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처세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세상에 맞혀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끝없이 배움과 도전으로 변화를 일으켜야 발전하니깐요.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교육받았고 삶 속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의 자아가 구성되었다면 그 변화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세상의 변화를 포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주체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철학적 사고가 필요한 모양입니다.
생각의 힘이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해지는 요즘입니다.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인공지능과 로봇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이 시기에 자칫 잘못하면 요동치는 물결에 휩쓸려 표류할 수 있으니깐요. 방향을 잡고 목표를 분명히 해야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는 시대입니다.
같은 현상을 봐도 판단은 제각각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판단하기 때문이죠. 대부분 어떤 판단이 운이 좋아 맞아떨어지면 그것이 정석이라고 여기며 다음번에도 그렇게 판단하죠. 하지만, 그런 반복되는 판단이 매번 맞아떨어지는 시대가 아닙니다. 과거의 지식들이 전면 재편이 되기도 하죠.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이런 말들이 등장합니다.
특히나 마케팅을 공부하다 보면 많이 느끼게 되죠. 그래서 트렌드의 현상을 공부하기보단, 그 내면의 근본적인 이유들에 대해 더 깊은 통찰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우리의 지식체계도 어쩌면 당면한 큰 변화 속에서의 짧은 메모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인류의 긴 역사도 그 스펙트럼을 넓혀보면 짧은 순간에 불과할 수 있다는 '빅 히스토리'의 개념들이 나오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이 영원한 정답이 될 수 없다는 시야를 얻는 시대입니다.
그렇게나 세상은 빠르고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가 명백한 국제법위반임에도 많은 국가들이 침묵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로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이 나라에 느닷없는 계엄령 선포를 아직까지도 지지하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마음에 안 든다고 공연 중에 불을 끄고 다른 나라 가수를 끌어내리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상식이라 여겼던 많은 개념들이 변화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무엇이 정의이고 상식이고, 옳다는 개념까지 잃게 된다면 더욱 혼란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다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옳다는 개념에 대한 깊은 개인적 사색이 없다면 판단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주체성의 상실이죠.
그래서 다시 철학의 시대에 살게 되지 않았나 개인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최근 바둑계에서는 신진서 9단이 압도적으로 제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의 별명이 '신공지능'이라 불린답니다.
가장 인공지능에 가까운 바둑을 둔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죠.
2016년 3월에 있었던 이세돌의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바둑계는 큰 변혁이 일어났습니다. 어쩌면 인공지능의 가장 앞선 영역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분야에서의 현재 현황은 상위랭커와 하위랭커사이의 격차가 과거에 비해 많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이유는 상위랭커가 하위랭커보다 인공지능을 더 이해하고 더 잘 활용하는 결과라고 하네요. 신진서 9단은 인공지능과의 학습을 통해서 더욱 다양한 기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는,
비단 바둑계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죠.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끼칠 영향을 어쩌면 바둑계에서 먼저 접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알파고가 우리에게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알린 것처럼요.
개인적으로는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침공, 안성기 배우님의 사망, 한중관계의 새로운 시작 등의 주변에 끊임없이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중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어제 행사에서 발표자께서 하신 중국시구가 뇌리에 남아 이 말을 끝으로 어수선한 글 정리하겠습니다.
: 봄이 오는 것은 강가의 오리가 가장 먼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