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나무 : 주민에게 열린 공간을 넘어 참여의 장으로

도시작가 with 공동체공간

by 앤스페이스 NSPACE

주민에게 열린 공간을 넘어 참여의 장으로

마을활력소 행복나무


우리네 인생이 이름 따라간다는 말을 믿는 것처럼 공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름만 봐도 그곳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해지는 곳이 분명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을 활력소라는 단어는 누가 지었을까?’를 생각하며 혼자 속으로 박수를 쳤다. 마을 활력소라는 공간에 딱 어울리는 단어 같아서.

행복나무는 관악구에서 마을 활력소로서 존재하고 있다. 맨 처음 방문했을 때의 첫인상은 정말로 마을에 활력을 충전하는 모습이었다. 길모퉁이에서 활기찬 초록빛을 뿌리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달까. ‘마을 활력소’ 라는 장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을에 활력을 줄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런데 행복나무를 한 바퀴 돌고 나서, 이 공간은 관악구와 삼성동의 활력을 무조건 책임져줄 것이라는 믿음이 피어났다. 새롭게 문을 연 이곳 행복나무에 당신을 초대한다.


길모퉁이에서 활기찬 초록빛을 뿌리며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었달까.
행복나무_행복나무전경_이태림.jpg 행복나무의 첫인상


당신의 나눔이 마을의 활력이 됩니다.

마을에 수십 년을 넘게 자란 큰 나무가 있으면 그곳은 만남의 광장이 된다. 누군가와 만날 때도 나무를 약속장소로 잡고, 동네 어르신들은 그 아래 평상에 앉아 가만히 부채질하기도 한다. 그런 느낌으로 행복나무는 동네 한가운데 우뚝 자리하고 있었다. 행복나무의 외관을 찍으려 저 멀리 떨어져 사진을 찰칵찰칵 찍는 중이었다. 사람이 끊임없이 나가고 들어오는 모습에 행복나무가 마치 호흡하고 있는 것 같았다.


행복나무_플리마켓간판_이태림.jpg 플리마켓 손글씨 간판
행복나무_플리마켓이미지_이태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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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마켓의 핸드메이드 가방과 수제 베이커리

실제로도 1층엔 플리마켓이 열린 날이라, 사람들이 서로 인사하고 맺어지면서 함께 호흡하는 중이었다. 그 속에 나도 스며들어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쿠키를 파는 테이블, 직접 만든 가방을 늘어놓은 테이블, 엽서나 스티커까지. 이 모두는 관악구 주민들로, 단순히 만든 물건을 팔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가진 재능을 선보이며 자신의 세상을 넓히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니 행복나무는 동네 주민들이 집에서 나와 소통할 수 있도록 무대를 제공하는 공간인 것이다. 시험 삼아 한 번 해본 플리마켓의 반응이 너무 좋아 이제는 매달 진행하고 있다.


여기, 계속 문이 닫혀있던데

마을 활력소 모델 자체가 주민 자치로 이루어지다 보니 좋은 방향으로만 잘 흘러가기는 어렵다. 행복나무 역시 재작년부터 1년 반가량 문을 잠시 닫았었다. 그 이유는 언제나 그렇듯 운영에 있어 이해관계나 가치관이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행복나무의 원래 취지는 주민들의 자체적인 운영으로 주민들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자체적인 운영’에서 알 수 있듯이 공간이 자체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수익 구조를 창출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 부분에서 먼저 무엇을 추구하느냐가 서로 달라 잠시 문을 닫고 정돈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초 새롭게 문을 연 행복나무. 이곳에 방문해주시는 주민분들은 꼭 한 번씩 묻는다. ‘여기, 문이 계속 닫혀있던데.’ 그렇게 행복나무의 타임라인에는 문을 닫기 이전과 이후, 두 줄 정도의 나이테가 그어진 셈이다.


행복나무는 주민들의 자체적인 운영으로 주민들의 공간이 되고자 했다.

행복나무_카페내부2_이태림.jpg
행복나무_카페내부_이태림.jpg
(좌) 새롭게 문을 연 카페의 모습, (우) 카페 내부의 활기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 뒤에는 수익성을 전혀 추구하지 않는 상태로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발을 넓혀가고 있다. 플리마켓을 열지 않는 때에는 카페를 운영한다. 카페의 모든 음료 가격은 천 원. 이것 역시 모두 마을 기금으로 포함되어 다시 마을에 쓰이게 된다.

공간 자체가 널찍한 것은 그만큼 많은 주민이 쉬다 갔으면하는 바람이다. “버스정류장 바로 있거든요. 편하게 들어오셔서 쉬었다가 버스 타러 가시고. 문턱이 높아서 굳이 아는 사람이 있어야 들어오고 그런 공간이 아니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는 운영위원님의 말이 곧 행복나무라는 공간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행복나무 이용 방법

행복나무 이용 안내문

행복나무의 1층은 오픈된 공간의 카페. 카페 한쪽에는 큼직한 스크린에 영상이 띄워져 있어 그걸 보면서 종일 멍때리기도 좋다. 그 옆 작은 문으로 올라가면 1층과는 다른, 깔끔한 분위기의 2층이 펼쳐지는데 칸칸이 테이블이 있는 방이 있어 동아리 모임을 할 수 있다. 또한 2층에 책을 비치해 두어 아이들이 아무 때나 올라와 책을 펼칠 수 있도록 더욱 문을 활짝 열 계획이다.

이런 행복나무를 더 잘 이용하는 방법은 ‘참여하는 것’이다. 간혹 몇몇 주민들은 마을활력소를 ‘서울시로부터 고용된 사람들이 만드는 공간’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때의 문제점은 공간을 내 집처럼 이 아닌 남의 집처럼 다루게 된다는 것. 그럴 때마다 공간을 관리하는 공간 지기는 이야기한다. ‘행복나무는 주민들의 봉사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고, 다음번에 오실 때는 함께 활동하면 좋겠어요.’


단순히 길에 놓인 카페를 이용한다는 것에서 한 발짝 나아가
우리의 공간이라고 인식하는 일이 마을 활력소에 필요하지 않을까.


단순히 길에 놓인 카페를 이용한다는 것에서 한 발짝 나아가 우리의 공간이라고 인식하는 일이 마을 활력소에 필요하지 않을까. 굳이 시간을 내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만이 ‘참여’는 아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더라도 깨끗하게, 나갈 때 다음 사람을 위해 자리를 하는 일. 이런 작은 일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행복나무는 오래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로컬공간기록 프로젝트 도시작가 시즌2, 이태림 작가

본 글은 서울시공동체공간 X NSPACE with 도시작가 프로젝트로 쓰였습니다.



행복나무

서울 관악구 신림로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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