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US : 신림에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 더하기

도시작가 with 공동체공간

by 앤스페이스 NSPACE

신림 고시원에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이 더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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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공공연한 비밀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내가 공대생, 그 중에서도 건축공학과를 나왔다는 점이다.

비밀로 하고 싶지는 않지만, ‘리틀 포레스트’의 이미지에 가까운 내 모습에서 인텔리한 공대생이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나도 내게 ‘건축학도’라는 프레임을 씌어본 적은 없다.

그러나 쉐어어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감동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되는 걸 보면 내게도 건축학도의 피가 슬금슬금 흐르고 있었다는 걸 새삼 느낀다.


오늘의 인터뷰는 선랩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설계팀, 커뮤니티 공간 운영관리팀을 맡고 있는 양우경님과 함께했다.

쉐어어스_서림길 회의실_장범수.jpg

Q :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선랩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설계팀, 커뮤니티 공간 운영관리팀을 맡고 있는 양우경입니다. 쉐어어스 1-4호점의 공간에서 어떻게 하면 프로그램들을 재밌고 효율적으로 진행하면 좋을지를 기획하고 있어요.


Q : 쉐어어스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요?

쉐어어스는 선랩 건축사사무소의 공간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쉐어어스는 현재 1~4호점이 운영되고 있는데, 신림동 일대의 고시원을 리모델링해 사회주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시원은 자본주의에서 기형적으로 나온 안타까운 주거형태에요. 대부분 노후화되었고, 열악한 환경입니다. 신림동의 고시원을 건축가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조금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이 지역에 자리잡게 되었어요. 마침 사시가 폐지되면서 동네 고시원에 공실도 많은 상태였고요. 활력을 잃었던 거죠.

한 때 고시원 화재사건으로 인해 고시원의 열악한 환경이 매스컴의 조명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고시원에 대한 법들도 개정되고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낙후된 고시원들을 전부 부시고 다시 짓기는 어려운데 어떻게 하면 다시 활력을 넣을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근방에 사는 청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했어요. 이것이 건축가의 사회적역할인 것 같아요. 우리가 생각하는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 속에서 나온 결과가 쉐어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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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하는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 속에서 나온 결과가 쉐어어스입니다


Q :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하는 일과 학창시절 배워왔던 건축설계 일이 상이해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A : 건축 설계를 할 때도 건축물 안의 사람이 어떻게 살아갈지, 행동할지를 같이 기획합니다. 오히려 그 부분을 기획한 후 실행까지 옮겨볼 수 있다는 점이 있어 더 재미있죠. 물론, 원하는 만큼 진행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앞으로 수정하고 보완해나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Q : 커뮤니티 모임 행사가 월 1회 정도 개최되는 것 같아요. 더 자주 열려야 한다고 보시나요?

A : 그렇습니다. 입주자 모임만 하더라도 월 1회는 하고 싶은데, 못한 달이 많았어요. 모임이 공실이나 재계약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사업적으로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모임을 통해 커뮤니티를 잘 구축하고, 쉐어어스에 대해 잘 알려줘야 해요. 여기가 싫다고 나가서 다른 곳 갔다가 후회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기거주 하시는 분들은 그걸 알기 때문에 3년동안 사는 거죠.


Q : 다른 사회주택이나 쉐어하우스와 차이가 나는 점은 무엇이 있나요?

A : 사회주택이나 쉐어하우스에는 커뮤니티 공간 구성이 필수적입니다. 대부분의 다른 사업자들은 입주자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입주자들끼리 활성화를 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요. 그나마 잘 되는 곳은 부엌정도입니다. 그래서 결국 입주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된 곳이 별 의미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요. 쉐어어스는 커뮤니티 공간을 조금 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열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1호점과 같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작은 공간들, 2호점의 루프탑, 3호점의 목공소, 4호점 지하의 나만의 취미활동공간들이에요. 이 모든 게 신림동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시설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 관한 꿈이 있어요. 마당이 있는 집이나, 나만의 서재가 있는 집 등 원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걸 현재 이루긴 어렵지만, 지역에서 각각의 요소들을 공유하면 내 방은 작더라도 같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결국, 동네를 하나의 집처럼 만드는 거에요. 이게 다른 공간과의 차이점인 듯 합니다.

또한 저희는 설계사무소다 보니 시설관리나 운영부분에서 바로 직접적인 대처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실제로 다른 주택의 운영자분들은 이 대처가 어려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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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동네를 하나의 집처럼 만드는 거예요.


Q : 아무래도 처음엔 지역주민들의 참여도가 저조했을 듯 한데,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인식되기 위해 무엇을 했나요?

A : 지역청년들, 지역주민들과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 지역은 2G 폰 쓰는 사람도 많아요. 그래서 오프라인 포스터도 붙이고 학원 같은 곳도 가보고 그러죠. 비교적 폐쇄적인 지역이라 홍보의 한계가 있기는 합니다.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 등에 홍보를 하면 거기서 프로그램을 보고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에요. 지속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4호점 아래에 생기는 카페 겸 활용공간이 큰 도움이 되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Q : 지속성을 띠려면 아무래도 자체운영만으로는 어려울 것 같은데.

A : 맞아요. 프로그램 사업은 아직 진행단계이고, 지금까지는 일회성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지속성을 띠기 위해 강사님들이(호스트님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3호점을 스튜디오처럼 꾸미기도 한 겁니다. 호스트들을 발굴하고 초기지원 자금을 지원해주며 홍보도 도와주고 싶어요. 그 대신 공간에 와서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주고, 공간 운영 수익금을 조금씩 나누는 개념으로 가고 싶습니다. 커뮤니티 공간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선 이런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Q : 지점마다의 특색이 있는데, 특색별로 입주자들의 차이가 있나?

A : 2,3,4호점은 사회주택인데, 사회주택은 한 번에 묶어 입주자를 모집합니다. 모집선발 후, 유닛을 고르는 방식이죠. 현장방문 방식으로 전체 호점을 다 돌고, 경쟁이 생길시 계약순으로 유닛을 배정하고 있습니다. 쉐어어스 계약서가 다른 곳에서 사회주택 하시는 분들에게 많이 참고가 되긴 합니다.

4호점은 7월달에 오픈 했고, 현재(인터뷰당시) 절반정도 계약된 상태입니다. 아직 지하의 복합공간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어수선한 탓인지 계약이 많이 되지 않은 상태긴 해요.


쉐어어스_키친_장범수.JPG 4호점 4유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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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입주자를 모집하는 시즌이었다. 입주자 모집시,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나 컴앤스테이와 같은 쉐어하우스 관련 플랫폼을 이용하나 다른 루트의 필요성을 느끼시는 듯 했다. 가성비 면에서 정말 훌륭한데, 아직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해 공실이 있는듯하다. 신림 근처의 방을 구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Q : 4호점 기본건축계획 시 지역 열린공간 조성으로 했다는 말이 있던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A : 1층과 지하를 연결하는 슬라브도 다 뚫었고, 건물 앞쪽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대로쪽에 계단도 새로 만들면서 지역 주민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했어요. 이곳 뿐만 아니라 다른 호점들도 계획할 때부터 지역 열린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논의들을 합니다.


Q : 지역주민들과 꼭 함께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나요?

A : 우리가 이 지역에 온 이유가 이 동네를 조금 더 활성화 시키고, 슬럼화를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이 동네에서 우리의 역할을 잘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쉐어어스_지하복합문화공간_장범수.jpg 마무리 공사중인 4호점 지하복합문화공간)

Q : 5호점을 충무로에 낸다고 들었습니다. 이 곳은 1-4호점과 다르게 모집/관리/운영만 쉐어어스에서 한다고 하던데, 그게 더 많은 사회주택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인가요?

A : 그렇습니다. 하나의 새로운 시도라고 보고 있어요. 우리가 쌓아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그걸 잘 공유하면 더 다양한 사회주택 확장방법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마침 5호점을 담당하는 곳도 설계사무소여서 설계를 한 후, 쉐어어스에게 위탁업무를 주는 개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Q : 일종의 컨설팅인가요?

A : 그렇죠. 벽 공사를 다 한 상태에서 스위치를 다는 위치 같은 것도 섬세하게 잡아주어야 해요.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공유주택 컨설팅을 종종 해요. 집 주인 분들에 컨설팅을 부탁하면 저희는 많은 비용을 받지 않고 해줍니다. 그럼 집 주인 분들이 그대로 하시고, 효과가 좋아서 또 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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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하우를 잘 공유하면 더 다양한 사회주택 확장방법이 생길 수 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터뷰를 곱씹어 보며, 역시 본인의 일에 의미를 품고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조금 더 좋게 만들어가는구나 싶었다. 쉐어하우스는 근 몇 년 사이에 투자용도로 우후죽순 생겨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행을 타고 있다. 전대 계약을 맺으며 소자본으로도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에 의해 수많은 수익률 계산법이 왔다갔다한다. 그 속에 사람은 없다. 적당한 수준에 적당히 살다 갈 집을 만들 뿐이다.

삶을 조금 영리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나를 위한 일이 남을 위한 일이 되도록 만들어 간다. 이를 어디선가는 ‘현명한 이기심’이라고 하기도 한다. 우리가 현명한 이기심을 발휘하며 접점을 만들어내려고 조금 더 애를 쓸 때, 내가 하는 일들에 조금 더 의미를 품을 때 정말 좋은 기획이 나온다. 그리고 좋은 기획은 세상을 조금 더 풍요롭고 재미있게 만든다. 건축가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는 쉐어어스를 응원한다. 그래야 나도 더 풍요롭고 재미있게 살 수 있을 테니.


로컬공간기록 프로젝트 도시작가 시즌2, 장범수 작가

본 글은 서울시공동체공간 X NSPACE with 도시작가 프로젝트로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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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서림길 117 1~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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