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소월마을 : 꿈꾸는 소월마을, 함께 걷기 좋은 동네

도시작가 with 공동체공간

by 앤스페이스 NSPACE

꿈꾸는 소월마을 : 함께 걷기 좋은 동네

남산소월마을



후암동에 들어서면 시곗바늘이 멈추는 것 같다.

언덕을 타고 오르는 계단, 그 사이로 좁다란 골목이 있고, 그 속엔 낡았지만 다양한 모양의 집들이 숨어있다. 어딘지 떠나온 옛 동네가 생각나는 골목 냄새를 맡자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향수마저 깃든다.

고개 돌리는 발걸음마다 이야기가 숨어 있는듯한 곳에 어우러져서 살길 꿈꾸는 공유주택 <남산 소월마을>이 스며있다.


후암동에 들어서면 시곗바늘이 멈추는 것 같다.


남산소월마을_외부전경_정현미.jpg 후암동 골목과 소월마을 전경

무계획이 계획이다.


<남산 소월마을>은 남산 기슭, 비정형적인 주택들이 군집을 이룬 곳에 자리 잡았다.

주변을 둘러싼 주택가에는 지어진 연도부터 그 안에 사는 사람들까지 한 문장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함이 있다. 높은 자리의 계획이나 지시가 없어도 필요하다면 살 곳을 만들 수 있다.

후암동의 골목은 그렇게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졌다.

남산소월마을_테라스_정현미.jpg 라운지에서 바라보는 후암동

“뷰가 좋아서 자리 잡게 됐어요”


소월마을도 그랬다.

걷다 보니 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아 여기에 자리 잡았다는 조창희 대표의 설명은 후암동의 개발과 닮았다.

어렸을 적 마을과 동네에 대한 추억과 동경을 간직한다는 조대표는 아파트와 신도시로 뒤범벅된 현대도시에 “마을”을 되돌리고 싶었다. 동네 형, 누나, 동생들과 어울렸던 어린 시절 뒷골목, 후암동에는 그 시절 분위기가 남아있고 2016년부터 소월마을도 그 골목에 깃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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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소월마을_외부입구_정현미.jpg 소월마을 입구, 정면의 테라스는 거주자들과 주변 이웃의 완충지대다.

골목, 길목, 건널목에 위치한 완충지대


소월마을 입주민은 주로 2030 청년들이다.

그 나이대 친구들의 첫 집은 보통 선택지가 몇 없다. 원룸 아니면 고시원 같은 형태가 보편적이다. 갓 사회에 나왔는데 오히려 사회와 단절된 모양새다. 그리고 갇혀서 닫혀서 고립된다. 조창희 대표는 “외로움”이 그들이 처음 만날 가장 큰 난관이라 말한다. 세상에 갓 나온 2030 에 “친구” 같은 주거지가 되고 싶었다. 소월마을이 꿈꾸는 함께 사는 삶은 그렇게 시작했다. 한 예로 2016년 마을의 시작과 함께했던 한 친구가 그랬다. 이 친구는 최근 마을을 떠났는데, 대학 생활을 거쳐 인턴이 되고 직장인이 될 때까지 소월마을은 담담히 쉼터로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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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소월마을_부엌_정현미.jpg
남산소월마을_거실_정현미.jpg
내부구조, 깔끔한 외관에 아기자기한 생활의 흔적이 묻어있다.

건물을 통으로 사용하는 “마을”은 층마다 호실이 분류되어 있고 주방이나 책장이 있는 거실처럼 함께 나누는 공간이 군데군데 있다. 함께 쓰는 공간을 정돈하고 가꾸며 입주자들은 서로가 함께 살아가는 걸 느끼며 생각한다.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조 대표 뿐 아니라, <소월마을>을 운영하고 이끄는 <함께 꿈꾸는 마을> 팀원 모두 주거문화에 관심이 많다.

이들은 주거를 소비로 생각하는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사는 것과 짓는 것은 다르다. 이들은 단순히 집을 제공하는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근사한 겉모습만큼 그 이면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을 갖고, 삶의 공간을 가꿀 수 있는지를 우선 본다. 그리고 이들의 주거에 대한 시선이 입주자들에게 귀감이 되길 바란다. 입주자들 대부분이 인생 새내기이기 때문이다.


한 편, 입주자들의 목소리에 민감하다. 원하는 걸 빨리 파악해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공유 주택과 그 안의 네트워킹이 주목받던 초창기에는 팀원들 주도로 다양한 네트워킹 활동과 소셜 살롱 등이 자주 열렸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더는 공유주택은 특별한 주거 양식이 아니고, 참여자들은 빈번한 피상적인 모임에 피로를 느낀다. 상황과 필요에 맞춰서 입주자가 “편안한 참여자”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조율 하는 게 운영진의 역할이라 조대표는 말한다.

적당한 거리감 그러면서 적당한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캐주얼한 관계, 소월마을이 추구하는 있는 주거 환경이다.


적당한 거리감 그러면서 적당한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캐주얼한 관계,
소월마을이 추구하는 있는 주거 환경이다.


남산소월마을_남산타워풍경_정현미.jpg 남산타워가 바로보이는 남산소월마을 뷰

감성과 우연이 가능한 우리 동네


소월 마을의 귀갓길은 감수성을 자극한다.

후암동의 언덕을 오르면 조경수와 주택이 어우러진 골목이 보이고, 해방촌 기슭으로는 남산타워와 공원이 있다. 언덕 아래 군집을 이루는 주택단지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고, 사이사이 펼쳐지는 골목계단엔 레트로 감성이 묻어있다.

옥탑방 라운지에 앉아서 동네를 보며 남산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자면, 감수성이 샘 솟는다.

세입자 중에 예술계열도 많았다며, 조대표는 <남산 소월마을>의 라운지 공간을 자랑했다.

할머니 댁 다락방과 친구 집 옥탑방 어드메 있는 것 같은 안락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남산타워와 서울시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뷰도 있다. 후암동에 물들기 좋은 경치다.


남산소월마을_라운지풍경_정현미.jpg
남산소월마을_라운지_정현미.jpg
그간 지나간 사람 수 만큼, 쌓아온 기억들만큼,
이제는 운영진도 마을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30년 전 처음 이곳에 보금자리를 만들었던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소월마을이 위치한 건물 건축 년 도는 90년대 초반이다. 2016년에 리모델링으로 청년들이 자리 잡았다. 그간 지나간 사람 수 만큼, 쌓아온 기억들만큼, 이제는 운영진도 마을도 단순히 젊다기보다 안정감이 느껴진다.

소월마을의 다음이 궁금해진다.


로컬공간기록 프로젝트 도시작가 시즌2, 정현미 작가

본 글은 서울시공동체공간 X NSPACE with 도시작가 프로젝트로 쓰였습니다.



남산소월마을 01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http://maeul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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