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작가 with 공동체공간
어린이를 위한 공간을 꿈꾸다 어른이도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다
화곡초등학교 하교길, 초등학생 여러 명이 한 건물을 향해 뛰어간다. 아이들이 뛰어들어간 건물을 자세히 보면 귀여운 글꼴의 간판 하나가 있다. 그리고 그곳엔 ‘공간 짬’이라는 문구가 써있다. 이곳은 화곡동 마을주민들의 아지트 ‘짬’이다.
짬은 2007년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아이스레(아이스럽게, 자연스럽게)라는 모임을 만들며 시작했다. 매주 한번씩 모임을 진행하며 산에 가 놀고, 엄마들끼리 책모임을 했다. 그러다 아이들이 크면서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하여 짬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짬의 정체성과 운영방향은 세 가지이다. 첫째, 독박육아가 아닌 마을아이들을 함께 키우며 가치있는 것을 가르치기. 둘째, 엄마 이전에 한 사람으로 행복하게 잘 살기. 셋째, 아이들을 만나는 마을 어른들도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기. 이 세가지를 방향으로 설정해보니 짬은 어느새 마을 허브로써 역할을 해나가게 되었다.
해당 마을공간의 시작은 한살림 소속 소모임이었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엄마들의 모임이었는데 모임을 주기적으로 진행하려다 보니 ‘공간’이 필요해졌고, 대부분이 화곡동에 사는 주민들이었기에 기왕 만드는 것 아이들뿐만 아니라 마을주민 모두를 위한 공간을 만들자 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안전한’ 실내 놀이터
짬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짬의 인테리어였다. 짬의 인테리어는 어린이집처럼 아기자기하다. 어린이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수백 권의 책들과 아이들을 위한 놀이도구들은 아이들이 방과후 뛰어들어오는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짬에서는 특히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하는데 이곳에서 친구들은 훈장님에게 공부를 배우기도 하고 성교육을 듣기도 한다. 아이들에겐 놀이공간이고 부모들에겐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라 짬은 화곡동의 오후를 책임지고 있다.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수백 권의 책과
아이들을 위한 놀이도구들은
아이들이 방과후 뛰어들어오는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어른이들도 놀이터가 필요해!
짬에서는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어른이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기 때문이다. 짬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프로그램은 집단상담 프로그램 ‘그대가 여신입니다.’인데 부모들은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힘들었던 일, 걱정되는 일들을 털어놓고 공감하며 치유된다. 짬은 아이와 부모 모두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또, 짬은 비폭력 대화, 타로, 꿈투사 즉흥공간연극, 글쓰기 등 자기이해와 연결을 담은 질 높은 프로그램을 열기 위해 노력한다. 초반 2~3년 홍보를 해도 주민들이 모이지 않아 울기도 많이 울고 힘들었지만 꾸준히 하니 짬의 팬도 생겨 점진적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짬은 아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
두 집 살림 하는 기분이에요
물론 공간을 운영하는데 여러움은 아직도 많다. 공간을 운영한다는 것은 본인의 가정 외에 큰 살림 하나를 더 운영하는 것인데, 두 살림을 운영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해지고 이로 인해 비난을 받기에 마음이 편치 않을 때도 있다. 또, 나라의 지원사업을 신청하여 선정이 되더라도 지원금에 따라 요청사항이 많은데 비해 운영진들 대부분이 주부라 이러한 정부사업 관련 전문성이 없다보니 보고서를 작성하고 정부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 또한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에어컨이 필요하면 마을 잔치를 열어 기부금을 모으고,
짬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열리면 모두가 홍보대사를 자처한다.
운영진들은 모두 무보수로 마을을 위해 활동하는 주민들이다. 에어컨이 필요하면 마을 잔치를 열어 기부금을 모으고, 짬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열리면 모두가 홍보대사를 자처한다.
만일 서울시에서 공간사업을 더 확장하고자 한다면 이들에게 공간운영의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주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해주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싶다.
로컬공간기록 프로젝트 도시작가 시즌2, 김인아 작가
본 글은 서울시공동체공간 X NSPACE with 도시작가 프로젝트로 쓰였습니다.
짬
서울 강서구 초록마을로 45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