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골 사랑방 : 도시 속 마을회관이 여기있었네?

도시작가 with 공동체공간

by 앤스페이스 NSPACE

“도시 속 마을회관이 여기있었네?”

토정골 사랑방 마을활력소




외부.jpg 토정골 사라방 마을활력소 외관

은평구는 오랜만에 들렸다. 대학시절, 과외를 하러 두어 번 들렸던 곳이라 기억이 좋다. 오늘 인터뷰를 진행한 곳은 은평구의 마을활력소 토정골 사랑방이다.


토정골 사랑방은 1명의 공간지킴이와 20명의 운영진,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진 곳이다. 토정골 사랑방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은평구의 옛이름이 토정골이었는데, 투표를 통해 이 이름이 모두 좋다하여 지어지게 되었다 한다. 이곳은 모든 것을 운영진이 함께 결정한다. 대표도 공동대표로 운영되고 있고, 대표라 하여 독단적으로 결정을 행사할 수 없다. 이 공간은 모두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내부_대회의실.jpg 토정골 사랑반 운영진 정기회의

도착한 날은 토정골 사랑방의 정기회의 날이었다. 7시부터 진행된 회의는 그 어느 회의보다 진지하고 체계적이었다. 대표만 말하는 방식의 회의가 아닌 운영진 모두가 마을을 위한 의견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자리였다.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회의에 민폐가 될까 조용히 자리를 나와 공간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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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방문한 마을활력소와 마찬가지로 해당 공간에도 게시판이 있었다. 그런데 토정골사랑방에는 게시판이 하나 더 있다. 그건 바로 배우고 싶어요 게시판. 해당 게시판에 배우고 싶은 것을 적으면 배우고자하는 사람들이 마법같이 모인다고 했다. 오카리나. 명상, 심리훈련법 등 정말 다양한 것을 배우고 싶다는 요청들이 써있다. 대표님께 여쭈어보니 해당 게시판에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면 오른쪽 게시판에 일정이 적힌다고 한다. 스마트폰 교육은 중학생 친구가 선생님이 되어 할아버지, 할머니를 가르치고, 보드게임 교육은 일반어른이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했다. 정말 보기 좋은 마을의 공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부_지혜방.jpg

게시판이 걸린 중앙 공간을 다 구경한 후 지혜방이라 써있는 방의 문을 열어봤다. 이곳엔 책과 여러 놀이도구들이 놓여있는데, 부모와 아이 혹은 아이들끼리 노는 공간이라고 한다.


요즘은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이다. 바쁜 부모는 자신들의 일도 바빠 자녀와의 대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 못한다. 자신도 힘들기에. 그래서 그 자리는 디지털 기기가 차지하기 시작한다. 소통의 부재는 갈등을 만들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결국 갈등을 해소해야 할 이유도 없어진다. 부모는 ‘그놈의 스마트폰 그만 좀 봐라’하고 기기탓을 하지만 돌아오는 건 자녀와의 싸움뿐이다.


그러다 보면 자녀는 부모가 자신을 부르는 일은 화내거나 지시할 때뿐이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한다. 그리고 멀리하게 된다. 내 지인중에서도 독립하여 자취하는 분이 있는데 그는 부모님의 전화가 오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무섭다고 한다. 그의 부모님가 자신에게 윽박지를 때만 연락을 한다 느껴서이다. 물론 그의 부모가 안 그런 날도 있었겠지만 때론 무의식이 의식을 집어삼키는 것이 이런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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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표님 말이 토정골 사랑방은 그 문제를 한번에 해결했다고 한다. 그 해결책은 바로 보드게임. 보드게임은 이 모든 갈등을 한번에 해결했다. 보드게임은 함께하는 게임이기에 아이와 부모가 게임을 하며 소통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가 모바일기기에만 빠지지 않게 해준다. 그 덕에 부모는 아이와 소통도 하고 스마트폰 잔소리를 안 할 수 있다.



토정골 사랑방 인터뷰를 하는 날도 신을 벗고 들어가자 엄마와 아이들이 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오순도순 보드게임을 하며 신나게 놀았다. 웃음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토정골에는 스무 개가 넘는 보드게임이 있었다. 아이들이 평일마다 놀러와서 다른 게임을 해도 한달간 다른 게임을 할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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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고 가기 전 한 아이에게 가장 재미있는 보드게임을 추천해달라 했다. 처음 보는 게임이었다. 이후 나 또한 나만의 집이 생기면 보드게임을 많이 구비해놓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컬공간기록 프로젝트 도시작가 시즌2, 작가

본 글은 서울시공동체공간 X NSPACE with 도시작가 프로젝트로 쓰였습니다.



토정골 사랑방 마을활력소

서울 은평구 갈현로7길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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