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근동 마을활력소 : 동네에서 시작해 지역 연계까지

도시작가 with 공동체공간

by 앤스페이스 NSPACE

동네에서 시작해 지역연계 프로그램까지 연결하는

사근동 마을활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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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용답역 근처 청계천의 모습 (우)사근동 삼거리

서울시 중랑구에 위치한 사근동은 청계천과 중랑천 합수부를 끼고 한양대를 품고 있는 동네입니다. 2호선, 5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이 환승 가능한 왕십리역이 가까워 교통이 좋고, 청계천 산책로는 양쪽으로 각각 내부순환로와 신설동행 2호선이 공중으로 지나기 때문에 산책을 나가면 지루할 틈이 없는 동네이지요. 올해 2월, 사근동에 “사근담쟁이 마을활력소"라는 마을 공간이 생겼습니다.

사근동 제 4 경로당.png 사근동 제 4 경로당

사근삼거리에서 사근동길 방향으로 조금만 들어오면 사근동 경로당이 있습니다.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는듯한 벽 앞으로 누구나 쉽게 출입할 수 있는 경사로가 있는 건물이에요. 건물 근처를 기웃거리다가 “여기가 마을 활력소인가요?”라고 물으면 “저 뒤로 돌아서 오라"고 알려주실 거예요. 사실 경로당과 마을활력소는 긴 구조를 가진 한 채의 건물입니다. 사이좋게 한쪽씩 나누어 사용하면서 다른 출입구를 사용하고 있어요. 경로당에서 마을활력소까지 이어지는 문이 있긴 하지만 서로의 공간을 따로 또 같이 유지하기 위해 각기 다른 방향의 출입문을 사용하는 모습이 질서가 있어 보였습니다.

사근동마을활력소_마을활력소_김하나_ 외부2.jpg 사근동 마을활력소의 모습. 고즈넉한 공원을 마당처럼 두고 있다.

마을활력소는 말 그대로 ‘마을에 활력이 되는 공간’입니다. 개인이 모여 소모임을 형성해 동네에 친근한 이웃을 두고, 주민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상호교류를 할 수 있되, 공공의 것도 아니고 오롯이 민간의 것도 아닌 공간이죠. 잘 몰랐던 이웃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가깝게 지내며 새로운 활동이나 실험을 해볼 수 있는 장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해볼 수 있고, 동시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능력들이 마을에서 축적되는 소중한 곳이기도 하지요.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모이니 동네의 문제점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할 수도 있을테고, 주민들의 힘으로 공동의 문제를 개선해볼 수도 있겠죠. 특별히 사근동 마을활력소는 서울형 도시재생인 희망지 사업의 거점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어요. 올해 4월 사근동이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되어 향후 5년간 더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당일 마을활력소에서 활동하고 계신 강소영, 박정숙 선생님을 만나고 왔는데, 마침 시간이 맞아 구청의 도시재생과 주무관님과 시청의 공동체공간 조성팀에 계신 행정관께서 함께 자리해주셨어요. 민간과 행정이 함께 고민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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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근담쟁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강소영) 사근담쟁이라는 이름은 제가 지은 거예요. 공간이 생기고 이름을 정할 때 후보가 11개나 나왔어요. 그래서 주민들과 같이 정했는데 제가 정한 이름이 되었네요. 이파리 하나는 담을 넘을 수 없는데, 담쟁이처럼 여러 잎사귀가 덩굴을 이루면 담을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홀로 있으면 약하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모여서 하나가 되면 담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사근동도 담쟁이처럼 힘을 모아서 담을 넘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지었어요.


Q.두 분은 어떤 계기로 여기에서 활동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박정숙)저는 여기 아파트 살면서 대표님과 <문고>라는 단체에서 회원으로 만났고, 강소영 활동가와 정말 친하게 지냈어요. 딸 아이가 한양대병원에서 일하고 있기도 한데, 저는 사근동에 산지 비교적 얼마 되지 않았고 이쪽은 완전히 원주민이에요.

(강소영) 저는 희망지 시작할 때 활동가님이 도와달라고 하셔서 프로그램 진행하는 일에 참여했다가 그만 나오려고 했는데 못 빠져 나왔어요.(웃음) 그러다가 열심히 하다보니 도시재생까지 잘 되어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요. 저는 태어날 때부터 사근동에 살았어요. 여기서 자랐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서 세 아이를 다 키웠어요. 여기서 54년을 살았네요. 동네에 여관이나 술집같은 유흥업소가 없어서 아이들 키우기 좋고, 사근동 사람들이 정이 많아요. 근처에 명문대인 한양대와 한양여대도 있어서 대학생들이 있으니 연계할 수 있는 여지도 많아요.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수님들도 계시고요. 지역 내에 인재들이 참 많죠.


Q.공간이 있기 전에도 주민들끼리 친하게 지냈던 동네겠어요.

지금 저희가 하는 것처럼 동아리 성격의 모임은 아니었고 부녀회, 학부모회, 주민센터 혁신회, 도서관 모임같은 직능단체가 있었어요. 동네 이웃끼리는 학교 동창이나 선후배 관계도 있고 교회에서 만나기도 하고요. 또 사근동이 아주 옛날부터 이 씨 집성촌이기도 해요. 아무래도 위치가 뒤쪽이라, 사실 얼마 전까지도 주민들이 사근담쟁이가 무얼 하는 곳인지, 활력소가 무엇인지도 잘 몰랐어요. 공간이 생기고 잘 꾸며놓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부터는 주민들이 많이 오고 계시고 여기에서 기존의 모임들을 이으려고 하고 있어요.


Q.사근동 마을에는 어떤 분들이 주로 오시나요?

주민단체 회원분들이 많이 오세요. 나눔이웃 회원들, 새마을, 주민단체, 단체장님도 오세요. 지금 주민 단체 메신저에 44명, 밴드가 76명 가입이 되어 있어요. 일하는 분들은 회원과 임원진 9-10명이 있고요. 그런 분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이야기가 잘 통해요.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할 수 있게 일주일에 한번씩 날짜를 정해놓고 회의를 계속 하고 있어요. 이 전에는 공간이 없어서 정기적인 활동이 어려웠는데 활력소 공간이 생긴 뒤로 체계를 잡아가고 있어요.


Q.두 분이 잘 어울리시는 게 보기 좋아요.

(박정숙)이쪽이 영향력이 있는 분이에요. 제가 여러가지 배우고 있어요.

(강소영) 제가 배우는 걸 좋아해서 이런 활동이 재밌더라고요. 저희 둘은 문고 팀에서 만났는데, 거기에서도 이런 활동이 조금씩 있었어요. 사실 제가 아이디어 뱅크인데요. 재료비도 아끼고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계신 선생님을 섭외해오는 저만의 비법이 있어요. 예를 들면, 도자기 프로그램을 만원에 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걸 제가 해냈거든요. 지금은 목공을 하고 있고요.


Q.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신가요?

(강소영)지금까지 해온 것으로는 도자기 만들기, 손뜨개 수업, 커피 수업 3번, 도자기 만들기 4주 프로그램을 했고 이번에는 목공 수업까지 넣었어요. 또 사근초등학교와 연계되어서 초등학교 어머니들을 모집하고 있어요. 매듭으로 팔찌 만들기를 해보고 싶어서 기획하고 있고요.

(박정숙)영어나 인문학같은 공부도 할 수 있어요. 또 독서실이 없어서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공부하러 카페에 가잖아요. 저녁에는 이 공간을 독서실로도 활용해보고 싶은데 아직은 어려움이 있어요. 저녁에도 열면 좋겠는데 저희가 아직은 그렇게까지 운영하는 것이 힘들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여러 방식으로 활용하면 이 공간이 활성화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이 앞에 마당도 있고, 공간을 조금 꾸며주면 활용도가 참 높아요. 특별히 한양대학교와 긴밀하게 연계를 하고 싶어요. 한양대가 도자기가 유명하고, IT분야 공대도 유명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민들과도 연결해보고 싶어요. 방학 프로그램도 연계해보고 싶고요.


Q.인문학강의는 현재 진행중이신가요?

아직은 조금 어려워요. 지금 단계를 모여서 좀 노는 단계죠. 뭘 하자고 할 때 너무 무거운 주제는 어렵다고 해요. 지금은 일단은 그냥 모이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무얼 하려면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처음부터 단단하게 해야 잘 뭉쳐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인문학 강의 좋지만 졸립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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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근동마을활력소_마을활력소_김하나_ 내부3.jpg 사근동 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과 도자기. 고운 색깔이 주민들의 심성처럼 빛난다.

Q.사근동 마을활력소가 어떤 공간이 되면 좋겠는지 바라고 계신가요?

(강소영)이곳이 젊은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또 엄마들이 이 공간을 젊은 공간으로 인식하면 좋겠어요. 분위기를 젊게 바꾸어보려고 초등학교 아이들 키우는 어머니들이 많이 오시라고 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연령대가 정말 다양해졌어요. 전에는 젊은 분들이 잘 오시지 않았거든요. 공간을 밝게 만들고 좋아하실만한 프로그램을 만드니 젊은 분들도 오시더라고요. 주민센터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공간에서 진행해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또 바로 앞 길이 한양대로 가는 길목이라 사근동 마을활력소가 학생들과 주민들이 만나는 통로가 되면 좋겠어요. 바로 옆에는 경로당이 있어서 어르신들을 바로 모셔올 수 있기도 해요. 여기 화장실 옆 문만 열면 경로당과 이어져 있거든요. 어르신들도 오며가며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 저희도 대접하고 있어요.

(박정숙)저는 주민들이 오며가며 쉬어가는 쉼터가 됐으면 좋겠어요. 토요일은 초등학교 동아리 모임이 공간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미리 예약을 하면 이 공간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거든요. 일단은 공간을 알리고 싶어서 미약하지만 이것저것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다들 이 공간을 몰랐는데 이제는 커피 한잔 마시러도 오셔요. 지역 주민들도 다양하게 오세요. 40대도 오시고 어머니들도 오시고 어르신들도 오셔서 차 한잔 드시고 가세요. 경로당에도 저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같이 해보시려고 기다리는 분들이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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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월에 공간 운영을 시작하셨으면 이제 반 년이 지났는데,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 궁금해요.

프로그램을 최대한 많은 분들이 오도록 운영하고 싶은데 여건이 어려운 때가 종종 있어요. 운영비 문제로 수강생을 15명 뽑아야 하면 못 들어온 분들이 아쉬워하죠. 왜 자기들끼리만 하느냐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죠. 저희는 두 번 참여하신 분들은 나중에 오도록 하려고 하는데 그런 부분도 아쉽죠. 자주 오고 만나야 친해질 수 있고, 그래야 동네에 다양한 일들도 가능한 거니까요. 지원이 풍족하게 있으면 그런 부분을 보살필 수 있을 거예요. 9월에 희망지 사업이 끝나면 활성화 계획을 수립할 때까지 빈 시간이 있어요. 운영비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어떻게 꾸려나갈까,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죠. 이런 것들이 있다가 없으면 아쉬움이 더 큰 법이잖아요. 지금은 사업으로 공간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여태 무료로 강연을 열다가 참여비를 받게 되면 반발이 생길 거예요. 저희 말고 다른 주민 모임을 오랫동안 해오신 운영자 분들이 마을 가꾸기 예산을 받기도 했어요. 저희는 올해에 마을잔치를 열려고 하고 있고, 중간에 환경개선 사업도 있어서 타이트하게 일정이 짜여져 있어요. 지금처럼 프로그램을 돌리기는 어렵겠지만 굉장히 열망하고 있기는 해요. 꽃꽂이도 배우면 좋을텐데 비용이 참 많이 들거든요. 사실 이런저런 활동을 계획하고 있어서 사업이 끝난 후에 공동체가 단절될 거라는 걱정은 안 해요. 희망지 사업이 끝나고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이 시작되면 당분간은 이곳을 거점공간으로 활용하려고 해요. 다른 케어 공간이 들어오면 또 저희의 역할이 있겠지요.


Q.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는데, 당장 지원이 끊기면 상황이 여러모로 어려워지겠네요.

이제는 회비를 조금씩 걷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많이 어렵죠. 프로그램 참여 말고 같이 동네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고 하면 다들 어려워 하시더라고요. 저희도 활동하다보면 지치는 일은 분명히 있어요. 저희는 봉사자들인데, 외부에서는 자꾸 돈을 받는다고 알고 있어요. 우리가 열심히 할 수록 사람들이 ‘왜 저렇게 열심하지'라고 물어여. 저희는 마을을 위한 봉사 마음으로 하는 거라,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잘 해봐야지’ 생각했다가도 좌절하는 날들이 있어요. 어딜 가나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갈등이 생기는데, 문제가 생기면 안 하고 싶은 생각도 가끔 들어요. 그런 데에서 오는 마음의 상처들이 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는 생각해요. 저는 그냥 봉사한다는 정신으로 하고 있어요.


Q.그럼 부침이 너무 심할 것 같아요.

우리끼리는 그만 하자는 이야기도 가끔 해요. 사람들이 알아주기만 해도 괜찮을텐데 그런 부분조차 없으니까 완전히 맨땅에 헤딩이죠.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서로 붙잡고 다시 하게 돼요. 우리가 다 소모되어버리면 다른 것도 못 하잖아요. 내가 구의원이라도 나갈 생각이면 도움이 되겠지만, 그럴 일이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래도 주민분들 오셔서 재밌는 거 배우고 좋아하는 모습 보면 참 좋아요. 그게 보수라고 생각해요. 같이 커피한잔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는 것도 재미가 있고요.


Q.앞으로도 이 동네에 계속 살아가실텐데, 이 공동체가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 생각하시는 것이 있나요?

사업은 시작과 끝이 있지만 주민은 남으니까, 앞으로 더 화합이 되면 좋겠어요. 다들 정이 많은 분들이라서요. 저희가 또 한 유머 해서, 잘 될 것 같아요. 끈끈한 정을 가지고 무엇이든 해나가면 좋겠어요. 같이 밥을 먹으면 한 식구가 되듯이 마을 사람들도 친하게 지내게 되겠죠. 지금보다 한 열 배로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좋은 공간을 만들었으니까 주민들이 하나되는 장소가 되면 좋겠어요. 거점공간이 되어서 도시재생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좋겠어요.


로컬공간기록 프로젝트 도시작가 시즌2, 정현미 작가

본 글은 서울시공동체공간 X NSPACE with 도시작가 프로젝트로 쓰였습니다.



사근동 마을활력소

서울 중랑구 사근동길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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