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함을 받아들일 때 우리의 삶은 조금 더 완전해진다

《낭만적인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

by 미아취향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20대의 나, 그때는 그다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왠지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넘기면서 읽었다.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의 내가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마음속 깊이 와 닿고 있었다! 구. 구. 절. 절.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고 살고 있는 지금! 이때 읽으면 정말로 좋을 책이었던 것이다.

정말로 결혼해서 아기 낳고 살고 있는 주변 언니나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고 두고두고 오랫동안 두고 읽을 책이기도 하다.


20190417_211926.jpg


내가 이상한가?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는 남편에 대한 불만, 스스로에게 생긴 불만, 슬픔, 힘듦, 행복함 이 모든 감정을 이 책에선 명료하게 설명하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별 거 아니라고 다들 그렇게 산다고 하며 마음을 다독이며 지나갔었던 사소했던 감정이 사실 참 힘들었다.


속에 삼키고 숨기기도 어려웠는데 작가는 별거 아닌 게 아니라고, 위로해주고 있다.




우리는 인류의 영광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회사를 설립하고, 경이로울 정도로 얇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에 있을 뿐 아니라, (설령 수십억 인구 사이에 널리 분포된 능력이라 하더라도) 생후 몇 달 된 아기에게 요구르트를 떠먹이고, 사라진 양말을 찾고, 변기를 청소하고, 떼쓰는 아이를 달래고, 식탁에 굳어 있는 기름때를 닦아내는 능력에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듯하다.
(중략)
라비와 커스틴이 그들 자신을 소설 속의 인물로 경험할 수 있다면-저자가 조금의 재능이 있다면-절대 무가치하지 않은 자신들의 곤경을 보며 짧지만 유익한 연민을 경험할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잠자리에 든 늦은 저녁, 분명 기운 빠지지만 알고 보면 대단하고 의미 있는 다림질이라는 주제가 나올 때 발생하는 긴장을 어느 정도는 해소하게 될 것이다. (p.195~196)



남녀가 만나 관계가 시작되면서 낭만적인 만남들이 이어진다. 그러면서 우리의 이 관계가 오랫동안 유지되었음 하기에 결혼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고 결혼하며 함께 살고 있는 이 사람은 나에게 완벽하지 않다. 나의 힘들과 고통을 이해한다고 해서 완벽하게 공감하지는 못한다. 그저 이 사람이 내가 말하지 못한 부분까지 다 알아주었음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친구나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이해해 줄 거라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남편에게 기대와 욕심을 부려본다.




연인이 ‘완벽하다’는 선언은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징표에 불과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우리를 상당히 실망시켰을 때 그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을 알기 시작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p.278)


그는 이제 거의 어떤 것도 완벽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처럼 완벽히 평범한 인생을 사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중략)
불안에 굴복하지 않을 용기, 좌절하여 남들을 다치게 하지 않을 용기, 세상이 부주의하게 입힌 상처를 감지하더라도 너무 분노하지 않을 용기, 미치지 않고 어떻게든 적당히 인내하며 결혼 생활의 어려움들을 극복할 용기, 이것은 진정한 용기이고, 그 무엇보다 더욱 영웅적인 행위다. (p.293)





이 책을 읽으며 확실하게 안 것이 있다.

‘불완전함을 받아들일 때 우리의 삶은 조금 더 완전해진다’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남편이나 나나,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그렇기에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충족해주지 못할 것이고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 백번이고 천 번이고 싸우고 바라고 요구하고 다시 또 내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그때부터 난 이 남자를 조금 더 알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이제 해야 할 일은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서로 다른 취향과 이해를 맞춰나가는 것이다.

정말로 너무나 좋은 책이다.

혼자 생각만 하고 끝나버린 일과 이해관계를 작가가 잘 풀어주어서 속 시원하고,

참 고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그들의 삶을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