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 옆, 사이드 테이블에 책이 몇 권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책과 다 읽은 책들이 있다. 다 읽은 책은 기록을 해야 하기에 옆에 두고 있다. 사실 기록이라고 해 봐야 별 거 없다. 내가 인덱스 붙인 문장들을 컴퓨터로 기록하고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낀 점을 짧게나마 쓰고 있을 뿐이다. 그야말로 ‘한 줄이라도 쓰자’라는 생각으로 기록한다. 기록이 아니면 이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조차도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할 책 두 권이 내 옆에 있다. 한 권은 인덱스를 너무 많이 붙여서 발췌를 무척이나 많이 해야 하고, 다른 한 권은 그렇지가 않았다. 붙여놓은 인덱스라곤 단 두 개뿐이었다. 이 책의 정체성이 모호하고, 샀더라면 분명히 후회할 만한 책이었다. 거기에다가 가장 중요한 것, 재미와 공감이 부족해서 나와 책이 연결되지가 않았다. 분명 나쁜 책은 아닐 것이다. 다만 나와 맞지 않기 때문에, 내 마음에 와 닿지 않기 때문에 홀대받고 있을 뿐이다.
책을 읽은 것 중에 좋은 깨달음만 남는 것이 아니다.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고 ‘책을 사지 않고 빌려 읽었음’을 ‘잘했다’라고 적어 둔 것도 기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