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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아책방 Oct 26. 2020

공부, 대체 그게 뭔데?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지음 

공부하는 사람은 자포자기 않는다.’ (p.4)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된 문장이다. 내가 여태 생각했던 공부의 프레임을 다시 만들어 세상을 보여주게 하는 말이었다. 책의 문장들을 하나씩 읽고 있으면 공부를 하면 어렵고 힘든 일이 찾아와도 포기 없이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만 같다. 정말 공부가 세상을 향한 길이자, 어려운 상대를 저지할 수 있는 방패막이 되어주었던 걸까? 계속 힘든 공부를 하고 있는 것도 금방 지루해진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그에 따른 허무함과 기대하던 보상이 없어지기에 다음 공부로 이어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포기하기도 한다.    


   

공부를 통해 무지했던 과거의 나로부터 도망치는 재미를 기대한다.’ (p.82) 

이 책은 공부에 대해 끈덕지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공부에 대한 기대부터 효과까지, 또 해야 하는 이유까지 속속들이 밝혀주고 있다. 작년에 운전면허증 갱신하라는 알람이 와서 ‘아 갱신을 하면 계속 더 운전을 할 수 있겠구나’ 했던 날이 떠올랐다. 갱신이란 단어가 나에겐 ‘이어지는 다음’이란 느낌을 강하게 전달해 온다. 작가는 공부를 하면 보다 나아진 나, ‘자기갱신’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정말로 자포자기가 아닌 다음 공부를 향해 갈 수 있다는 느낌이 번뜩 들었다. 과거에 내가 했던 공부보다는 지금 책을 읽으며 얻은 지식으로 다음 책을 읽게 하는 원동력이 작가가 말하는 진짜 공부와 가까울 수 있겠다.       



공부에 대한 아주 큰 범위의 대하는 태도의 틀부터 시작해서 그 안의 작고 작은 방법과 심화의 괄호 속까지 들여다보게 한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말을 쓰는 서평쓰기부터 비판하며 토론하는 것까지, 마지막엔 공부를 마치고난 후, 휴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채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대체 이 책을 쓴 작가는 어떤 사람이기에 공부에 대해 속속들이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까. 저자 김영민은 글 쓰는 작가이자 교수다. 이곳에서 공부를 하다가 하버드에서 유학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미국생활을 끝내고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며 명쾌하고도 찰진 칼럼과 책을 쓰고 있다.      



입시, 취업, 고시로 지친 상태에서 ‘이제 다시는 안할래!’라고 다짐에도 언젠가는, 어쩌면 곧 마주하게 되는 것도 공부다. 이 책을 읽으며 공부에 대한 나의 시선이 새롭게 정의되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들과 책의 지식을 나누는 것, 이 자체가 나에겐 공부였고 내가 가장 원한 공부였다. 호기심을 무한정 충족시켜주고 더 많은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게 해주기도 하며, 내 지식의 가지가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고 바르게 뻗어갈 수 있게 가지치기 또한 해주는 것 또한 공부였다. 공부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고 어려운 것만도 아니었다.      



자금 나는 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자기갱신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아이 재우고 틈틈이 읽고 쓰고 책에서 배운 것을 몸에 체화 시키려 하는 것을 계속 이어가려 한다. 피곤하고 졸려도 나만의 공부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는 더 단단해지는 중이다.      



살 빼는 것은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만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숙제 같이 느껴지기에, ‘평생 다이어트’라고 하지만 어쩌면 다이어트 습관을 가리키는 말이지 않을까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평생 공부’, ‘공부습관’ 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다. 지치지 않고 오래, 공부의 여정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선 나만의 뚜렷한 개념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런 분들에게 김영민의 <공부란 무엇인가>, 이 책을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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