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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공장 Mar 27. 2020

100분 토론 관전평 - 재난기본소득

보편적 복지 vs. 선별적 복지






보수의 서민 코스프레?


취약 계층이나 피해가 큰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 지원을 집중하자는 보수당이 왠지 서민의 편인 척한다. 이에 더는 속지 말자. 이건 아주 오래된,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보수의 사기다! 서민 편을 들어야 할 거 같은 진보 진영은 부자들에게도 다 기본소득이든 복지든 똑같이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뭔가 바뀐 거 같다.

선별 복지의 문제는 선별의 비용과 시간 소요의 문제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고소득자에게 복지를 똑같이 제공하지 않으면, 안 그래도 노블레스 오블리제 개념이 없는 무책임한 헬 조선 고소득자나 대기업 오너들은 어떻게든 세금을 적게 내거나 아예 내지 않으려 한다는 데 있다. 이번에도 경총 회장이 재난기본소득은 효과가 없고 법인세나 깎아달라고 하지 않나?




우리가 진정 살고 싶은 사회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


선별 복지가 보편 복지보다 세금이 적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치자. 문제는 이렇게 선별 복지를 시행하면, 증세의 필요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왜 증세해야 하나고? 증세를 하지 않으면 OECD 국가 중에 꼴등인 복지 지출의 확대를 포기해야 한다. GDP에서 우리 복지 지출은 OECD 국가 평균의 딱 반 정도다. 11% 내외다. 이러면 교육, 의료, 주거, 연금 등과 같이 시민이 최소한으로 보장받아할 사회권을 우리는 충분히 누릴 수 없게 된다. 사회권을 충분히 보장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개인은 여러 가지 실패와 재난으로 한 번 실패하거나 무너지면, 재기가 불가능하게 된다.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가 분명 이런 사회는 아닐 거다.




보수당의 선별 복지라는 “상투적인” 사기?


보수당이 줄기차게 선별 복지를 주장하면서 서민인척 하는 건 세금 부담이 큰 고소득자와 대기업을 위한 “전통적인” 속임수다. 복지를 확대하려면 증세는 필수다. 세금은 돈이 많이 있는 곳에서 더 걷어야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이치다. 그래서 헬 조선 기득권층(슈퍼 리치; 1조 원 이상의 자산가나 고소득 개인)은 복지와 기본 소득 같은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를 혐오한다. 이런 복지니 기본 소득이니 하면 결국 “있는 자들”이  세금을 더 내야 하고, 그래서 그 있는 자들은 보수당 의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 복지 필요 없어, 세금만 더 늘지 않게 해 줘!”라고, 그러면 보수당 의원 나부랭이들은 시민 앞에서 슈퍼 리치들의 말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우리 앞에선 서민이나 힘든 자영업자에게 세금을 몰아주자고 하면서 서민 코스프레한다. 그러면 서민도 그 속임수에 넘어가고, 세금을 악착 같이 뜯기는 중산층 이상의 월급 생활자나 고소득 개인도 세금 느는 거 싫어서 선별 복지에 찬성한다. 하지만, 복지가 늘어나면 사실상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많아야 소득 상위 10% 내외 일거다.




복지가 도대체 뭐야?


보편 복지는 시민의 삶에 필수적인 공적 서비스 즉, 교육, 의료, 주거, 연금과 사회 인프라 서비스를 세금으로 공동 구매하는 거다. 그러니 시민 대부분은 낸 세금보다 더 많은 공적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논리적으로는 시민의 압도적 다수가 보편 복지를 찬성해야 하는 데 안타깝게도 그렇지가 못한 지 어언 20년이다.




복지의 후한 수혜자가 될 다수 시민이 복지를 거부하는 제 발등 찍기는 왜 반복해서 일어날까?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보편적 복지 중에 하나인 무상 급식 주장이 1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다수 시민에게 받아들여진 것은 시민이 가진 지식이나 의식이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다수 시민의 지식 정체로 인한 오판이 본인 스스로를 손해 보게 하거나, 상당히 많은 취약 계층들에게 충분한 복지를 제공하는 것을 막는 안타까운 상황을 발생하게 만들었던 이유다.

그러니 증세에 바탕을 둔 보편 복지는 경제적으로 약자와 시민 일반을 돕는 즉, 인생에서 한 번 미끄러지거나 무너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정책이다. 복지의 후한 수혜자가 될 다수 시민이 선별 복지라는 보수당의 서민 코스프레에 더는 안 속았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을 분들은 복지에 대한 내 판단과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 브런치 공간은 내가 가진 지식과 그 지식에 기초한 판단을 표현하는 사적 공간이다. 나와 다른 견해를 표현하고 싶은 분들께서는 본인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표현하시길 권한다. 생각공장은 댓글로 토론하는 것을 원치 않음을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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