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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공장 May 12. 2020

김어준과 유시민에게!

헬 조선도 경제적 여유와 권력을 가진 스피커들에게는 선진국이다!  







한국은 선진국은커녕 여전히 지옥이다!

일해야 하는 부모를 둔 유아부터(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를 배워야 하는 영어 유치원생 포함), 국제중이나 사립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초등생, 자사고나 특목고 입시 준비하는 중학생, 대입을 준비하는 일반고 학생(자사고, 특목고 재학생 포함), 취업 준비하는 대학 졸업반의 젊은이들, 취업하고도 박봉에 주말까지 나와 일하는 회사원들, 잘리지 않기 위해 자존심은 집에 남겨 두고 출근하는 중년의 직장인들, 대기업의 골목 상권 진출로 언제 망할지 모르는 자영업자들과 고용 보험도 없는 특수 노동자들, 평생 세금을 낸 시민조차 국가가 제대로 지켜주지 못해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이 빈공층인 사람들이 선진국이 되었다는 한국에 넘쳐 난다. 내가 길지는 않지만 북반구의 여러 나라(캐나다, 독일, 영국)에 체류할 기회가 있었다. 애 어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국민을 이렇게 굴리는 나라는 북반구에 있는 선진국에는 적어도 없다. 한국이 유일하다. 교육과 입시제도, 정치, 언론, 사법, 노동, 연금 제도와 같은 복제 제도를 비롯해 거의 모든 제도가 선진국에 비해 다 후졌다.



코로나 19 방역이 잘 된 이유?


코로나 19 방역을 제대로 해서 선진국이 되었다고 여권의 스피커들이 떠든다. 난 한국이 메르스 경험도 이번 방역에 큰 역할을 했지만, 무엇보다 코로나를 처음부터 진정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왜? 한국의 변화 속도와 평균적인 한국인의 삶의 속도가 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보다 빠른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어떤 긴급한 문제가 닥치면, 그게 공부하는 학생이든, 스포츠 스타든, 평범한 직장인이든 개인의 여러 문제를 제쳐두고 그 급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그 일에만 집중해 해결한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하면서. 하지만 유럽과 캐나다에 사는 백인들은 아무리 급한 일이나 임무가 있어도 자기 개인의 사적인 여러 이슈들을 동시에 해 나가면서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니 코로나 19 방역이 우리와 비교했을 때 대응이 느렸고, 그 대가로 피해가 컸다. 반면에 한국인의 이런 특성 즉, 높은 집중력과 속도로 인해, 코로나 19 방역에 있어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잘 관리할 수 있었던 거다.



코로나 19 방역 성공이 깨닫게 한 한국 사회의 참상


코로나 19 방역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얼나마 한국이 빠른 사회이며, 목이 꺾일 정도의 속도로 변화하는 환경인지를, 그리고 이런 빠름을 요구하는 사회 환경이 얼마나 노동자들과 아이들을 포함한 모든 시민을 지치게 하는 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했다. 보이지도 않는 전국에 수많은 경쟁자를 생각하며, 앞만 보며 달리게 하는 아이들과 학생들, 그리고 같은 종류의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 그리고 노년에도 빈곤에 맞서며 살아내야 하는 노인들이 있는 나라다! 헬 즉, 지옥과 같은 나라임을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가 없다. 이게 국민들도 모른 채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다고 떠드는 우리 사회와 우리의 참상이다.




2020년 봄을 포함해 우리는 늘 재난 상황이었다!


유럽과 캐나다(미국은 제외)는 코로나 19가 닥친 2020년 봄이 재난 상황이지만, 올봄 전까지 한국은 모든 연령대 사람과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재난에 가까운 삶을 쭉 살아왔다. 그래서 코로나 19가 역설적으로 지친 노동자와 학생에게 휴식하는 기회를 준 거 같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다고 떠드는 여권의 스피커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각자도생 하기 위해 투쟁하고, 살아남기 위해 갑질 해야만 하는 지옥임을 깨닫기를 바란다. 여권의 스피커들이 누리는 그 여유와 풍요, 그리고 그 권력을 모든 시민이 누리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는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될 것이다. 한 사회의 개혁과 진보는 “긍정”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부정” 즉, 현재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보는 데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가 선진국이 되었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현 정권에는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를 진정한 선진국이 되게 할 개혁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는 치명적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할 수 있길 바란다.


한국은 여전히 여러 제도와 분야에서 후진적이며, 그래서 그 속에서 많은 이가 아파하고 있다. 안 아프다고 느낀다면, 그건 서서히 끓는 주전자 속에서 자기 몸이 타들어가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개구리 신세이기 때문일 거다. 아니면, 한국 사회라는 우물(동굴) 밖을 본 적이 없는 우물 안 개구리 신세와 같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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