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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아 <청파소나타>

by 엔틸드

난 개인적으로 3집 잘 만드는 뮤지션이 좋다.

더불어 1집은 약간 빈티지하고, 2집은 실험적이고, 3집이 이 둘을 잘 섞었다면 금상첨화.


정밀아의 <청파소나타>는 3집이다. 1집 <그리움도 병>에서는 '겨울끝'과 '방랑'을 좋아했었고 2집 <은하수>에서는 나태주 시인의 '꽃'을 가사로 차용한 동명의 곡이 인기를 끌었는데, 3집은 그간의 작업물을 완성하는 한걸음 더 나아간 음반이라고 생각된다.


기타의 생김새가 총기류와 닮았다면, 이 앨범은 그런 기타의 형상을 잘 이용해 듣는 이로 하여금 이게 싸우는 소리인지 어루만지는 소리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것 같다.


정밀아의 기존 앨범과 비슷하게 어렵지 않은 멜로디와 페이지를 넘기는 듯한 가사의 행진이지만, 이전보다 풍성해진 사운드스케이프가 인상적이고, 좀 더 농밀해진 보컬의 역량이 돋보인다.


왜 이 앨범이 2020년 한국대중음악상을 받았는지 알 것 같다.


자세한 감상은 직접 앨범을 들으면서 느껴보시길!

개인적으로 자신만의 공간에서 시간을 마련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끊지 말고 정청(정독?)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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