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학 #8
외교력은 국가 행위자가 가지는 국제관계 안에서의 영향력(international influence)을 의미한다. 국제사회에서 의제를 설정하는 힘, 갈등 속에서 상대방을 지배하는 힘 등이 외교력에 해당한다. 외교력은 군사력과 경제력, 연성권력(Soft Power)에 의해 뒷받침되는데, 이 세 가지 힘을 외교역량이라고 부른다.
먼저 외교역량 중 군사력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기능한다.
1. 군사력을 극한까지 사용하여 상대방의 의지를 강제한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가 확실한 방법이다.
2. 군사력의 사용을 불사하겠다고 협박한다.
묵시적인 경고 또는 군사훈련을 통해 군사력의 실체를 일부 드러내 보임으로써 위협하는 효과를 거둔다.
3. 군사력을 선별적으로 사용해 제3국에 이득을 준다.
주일미군의 존재가 한국의 안보에 가져다주는 이익을 예로 들 수 있다.
다음으로 외교역량 중 경제력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기능한다.
1. 유, 무상의 원조를 수원국에 제공한다.
2. 시장으로의 접근과 투자를 활성화하고, 금융 시장에서 신용을 제공하며, 기술을 이전한다.
3. 경제제재를 제시한다.
경제제재는 제시하는 국가가 경제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뜻을 명확하게 드러낼 때에 신빙성을 얻는다. 또한 양자 제재의 경우 서로 간의 경제교류가 매우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 의미가 없을 수 있으며 다자 제재의 경우 제재 대상이 고립을 선택하는 경우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만한 방법을 찾기 어렵다. 제재 대상이 독재국가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일 경우 제재의 효과가 그 국가의 정부에 미치는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미칠 가능성이 높아져 윤리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외교역량 중 연성권력(Soft Power)은 매력이라고도 부르는데, 상대방의 자발적인 복종을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힘이다. 외교는 명분과 도덕적 담론을 들고 펼치는 싸움이다. 따라서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명분과 담론의 핵심을 파고들어야 하는데, 이때 연성권력이 큰 도움을 준다. 국가의 연성권력(=매력)이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가치와 관련이 있어 제3국이 이에 반기를 들기 어려운 경우나 충분히 매력적이어서 가치의 확산을 막기 어려운 경우 협상은 연성권력을 가진 국가에게 유리하게 흘러간다. 연성권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들은 기존의 국제레짐에 적응하는 소극적인 방법을 선택하거나, 자국의 연성권력을 키워 그것을 국제레짐에 반영하고자 노력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