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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h들 Feb 11. 2023

[누드 프로젝트-1] 인체 자체의 심미성

예술 모델 그의 첫 이야기

 드디어 첫 프로젝트 당일. 그녀는 떨리는 마음으로 작업실 문을 열었다. 양 끝에 세워놓은 보라색과 분홍색 네온 조명을 켜자 첩첩이 겹쳐있는 광목천 사이로 빛이 새어 나왔다.

그가 들고 온 미인 가면이 배경과 꽤나 어울릴 것 같다. 그는 준비해 온 음악을 틀어놓은 채 가운으로 갈아입고 작업 시작을 기다렸다. Boss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유난히도 저음이 쿵쿵 울렸다. 산미가 아쉬운 커피를 마시며 10분 정도 대화를 나눈 후 우리는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lsh 그]

예전에는 사진작가들과 작업을 많이 했다. 그러나 그들과 나는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달랐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모델의 심미성보다는 인체가 조형적으로 비치거나 작가본인의 기술이 드러나는 위주의 방식을 우선했다.

그러나 나는 인체 자체로서만의 예술을 시작하는 프로토타입의 예술가이고 인체를 자신의 작업을 위한 일개 방편으로만 생각하는 이들과는 길이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그런 작업들은 소원해졌고 내 스스로, 내 사람들과 직접 작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중에 가장 최선인 사람을 만났다. 개선해야 할 부분보다는 '개선' 자체가 같은 관념의 사람끼리 발전해나가기위한 하나의 과정으로서 작용한다는 생각이 드니 현재로서는 일말의 불편함이 없다.



<lsh 그들의 이야기-2>


lsh 그는 모델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문학을 하려고 했다. 요즘도 종종 에세이와 시를 쓰는데 예전에 쓴 것까지 합하면 양이 꽤 많다. 그의 글재주가 묻히는 게 아까워 그녀가 하나씩 집어올려 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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