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코텀즈와 짜장면 스토리 - 一分钱一分货。

by 누두교주

국제 무역 관련 강의를 할 때 가장 집중도가 높은 부분이 가격과 관련된 내용이다. 특히 패션 디자이너들은 원가에 마진을 더하는 가격에만 익숙해 있을 뿐 다른 부분은 이해도가 매우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가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가격과 수량의 문제이다. 많이 사면 당연히 가격이 싸지고 조금 사면 가격이 비싸 질 수밖에 없다. 같은 물건이라도 도매가격과 소매가격, 시장과 편의점의 가격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이다.


두 번째는 원가+마진 외에 다른 요소이다. 인터넷에서 간단한 주문을 해도 물건값 + 배송비로 가격이 책정되면 배송비를 누가 내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국제 무역의 경우 배송비(운송비)도 배도 보내는 경우와 비행기로 보내는 경우 당연히 가격이 다르다. 파는 사람이 공장에서 부두(또는 공항)까지의 운송비를 누가 낼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 또 운송 도중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료도 누가 낼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파는 사람 나라의 세금과 수입, 통관할 때 발생하는 관세 및 부가세를 누가 낼 것인지도 정확히 해야 뒤탈이 없다. (1)


가격 조건을 정확히 따지지 않고 자기 계산만 하다가 바보가 된 경험을 소개한다.




북경법인의 경영이 안정되고 1호점 신광천지 백화점 매장 개장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회사 차량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업무의 특성을 고려 차종은 GM의 뷰익 승합차를 선택했다. 관리부서가 보고한 차량 가격은 대략 30만 위안 전후였다.


그런데 그때 백화점 판매담당 경리인 리리(李莉)가 자기는 27만 위안에 살 수 있다고 자랑스럽게 보고 하는 것 아닌가? 그 이유는 자기는 원래 북경 호구(2)이며 따라서 북경의 사정을 잘 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하는 리리의 콧구멍은 자랑스러움에 커져있었고 주변에 서있던 재무, 인사 담당 직원은 들(그들은 하남성 호구였다)은 급작스레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당연히 차량 구매업무는 리리가 맡도록 했다.


리리는 일사천리로 차량 구매 업무를 진행했으며 며칠 후 북경 남쪽 대흥구(大兴区)에서 인수하기로 했다. 나는 요구하는 날짜에 맞춰 계약금(订金), 중도금(中期款)을 주었으며 차가 나오는 날은 리리 경리의 인솔 하에 새로 채용한 기사와 인사담당 직원이 차량 인수를 위해 아침 일찍 회사를 출발했다.


리리 경리는 차량을 꼼꼼히 확인한 후 서비스 항목까지 집요하게 챙겼다. 서비스 항목은 내부 시트 교환, 유리창 선팅, 특수 광택, 세차, 차량관리 용품 등등 한국보다 다양하고 종류도 많았다. 리리 경리는 자세히 나에게 전화해 보고하고 마침내 잔금(尾款)송금을 요청했다. 나는 출납직원에게 송금을 지시하며 두 가지 생각을 했다. 리리가 북경 사람이라는 이유로 싸게 차를 살 수 있다는 점과 중국의 지역적 차이는 알겠는데 그것이 어떻게 차량 가격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문제는 며칠 후 발생했다. 인수받은 차량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세금계산서(发票)가 필요한데 판매업자가 세금계산서 발행을 거부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차량 가격이 부가가치세(增值税)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라는 것이다. 당시 중국의 부가가치세는 18% 이므로 차량 가격은 27만 위안이 아니고 318,600위안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이어진 차량 판매업자와 리리의 대화는 20년 동안 몰랐던 중국 국내 거래의 속살을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리리 : 차량 가격을 부가세 빼고 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차량 판매업자 : 그건 내 맘이다. 미리 안 물어본 것이 네 맘이듯이!

리리 : 그럼 결국 싼 게 아니지 않은가?

차량 판매업자 : 뷰익 승합차 가격이 30만 원 전후인 것은 상식이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안다. 어떻게 부가세 포함 27만이 될 수 있는가?

리리 : 그럼 차량을 반품하겠다.

차량 판매업자 : 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제공한 물품을 반납하고 가공한 (선팅, 광택 등) 상태를 원상 복귀함과 동시에 운행 거리가 없어야 한다.

리리 : 물품 반납을 가능하지만 이미 가공한 것을 어떻게 원상 복구하나? 그리고 차를 대흥구에서 조양구로 가져왔고 또 가져다주려면 100km 이상 운행하지 않을 수는 없다.

차량 판매업자 : 그렇다면 반품받을 수 없다.

리리 : 세금을 더하면 너희 가격이 2만 위안 가까이 비싸다.

차량 판매업자 : 너희가 요구한 물품과 서비스 내용을 빼고 나면 나도 남는 게 없다. 그렇게 꼼꼼히 따지고 챙길 땐 언제고 이제와 딴소리하는가? 돈을 늦게 입금시키면 이자 손해 보는 거 까지 청구하겠다.

리리는 이런 식의 대화를 며칠을 이어가다 끝내는 두 손 들고 나에게 울면서 보고해왔다. 물론 나는 별수 없이 짜장면 스토리(3)에 빠져 다시 한번 눈퉁이 맞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우 리리는 사기의 피해자가 아닌 부당한 욕심을 부리다 골탕을 먹은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이 중국이다. 가격을 싸게 사려는 것도 적당한 선이 있는 것인데 과도하게 자기 이익만 챙기려 했으니 반대의 경우도 잘못은 아니라는 발상이다. 나의 이익 부분이 아닌 남의 이익을 탐했다면 남이 내 이익을 탐한다는 생각에도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하게 말해 사기의 피해자는 피해자가 아니라 본인도 사기 치려다 실패한 패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사진 설명 : 노래 부르는 사람은 리리(李莉) 경리이고 장소는 심양에 있는 능라도라는 북한 식당이다. 동북지역의 위탁관리를 희망하는 량 총경리(梁總)의 초청으로 갔었다. 이때는 2013년으로 차량 구매 사건을 겪은 지 2년 후이다. 리리 경리의 표정을 보면 충격에서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1) 이러한 무역조건을 명확히 정리한 것을 '인코텀즈(INCOTERMS)'라 한다. 해외에 판매할 계획이 있거나 수입할 생각이 있다면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국제거래의 약속이다.


(2) 중국은 나라 안에 내부 식민지를 갖춘 나라이다. 도시와 농촌을 구분하고 도시도 크기와 중요도에 따라 등급이 있다. 중국 인민의 신분증에는 그들의 출신을 기재하고(호구(户口)라고 한다) 관리한다. 따라서 지역별로 최저임금이나 빈곤구제 기준이 모두 다르다. 발 달린 사람이 농촌에서 도시로 갈 수는 있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과거에는 식량배급 등에서 제외됐었고 지금도 학교, 병원, 기업 등 사회 모든 부분에서 외국인 취급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외지인에 대한 강제송환 제도까지 있어 단속한 사람을 때려 사망케 하는 일이 21세기에도 발생했다.


(4) 짜장면 스토리 : 앞바퀴가 구르면 뒷바퀴가 안 구르고 뒷바퀴가 구르면 앞바퀴가 안 구른다. 대화 상대가 이미 결론 내놓고 우기는 경우로 상대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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